구름도 쉬어가는 평창...자연이 “살아있네”(아시아투데이)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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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09-11 09:50 조회10,339회 댓글0건본문
구름도 쉬어가는 평창...자연이 “살아있네” | ||||||||||||||||
해발 700m 넘는 곳이 65%...곳곳에 예술 덩어리 | ||||||||||||||||
아시아투데이 양승진 기자 = 강원도 평창은 구름도 쉬어가는 산간마을이다. 정도전은 ‘하늘이 낮아 고개 위가 겨우 석자’라고 표현할 만큼 해발 700m가 넘는 지역이 전체의 65%를 넘는다. 봄.가을이 짧고 겨울이 긴 이곳은 그래서 더 자연친화적인지도 모른다.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만나 물레방아간에서 하룻밤 사랑을 속삭이며 동이를 얻고, 수운판관을 지내던 이원수와 신사임당이 만나 율곡 이이를 잉태했다는 곳이 바로 평창이다. 자연과 예술이 살아있는 곳으로 가보자. /평창=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평창무이예술관 안 보면 후회막심 봉평에 있는 평창무이예술관은 폐교를 복원해 조성한 예술인촌이다. 이효석 문학혼을 연계한 이곳은 창작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평창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예술을 입혀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운동장 한 가득 들어선 조각(오상욱) 작품과 서양화가(정연서), 도예가(권순범), 서예가(이천섭)들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관장인 정연서씨(59)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메밀꽃만을 고집하는 작가로 이름나 있다.
흰색, 녹색,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메밀꽃은 일반 작가들이 싫어하는 색이어서 보통 작품 하나 만드는데 몇 개월은 기본이다. 14년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본 이효석 생가를 그린 140호짜리 그림은 1년6개월이나 걸려 그렸고, 시가로 2000만~3000만원 한다고 귀띔한다. 현재까지 몇 백점에 달하는 메밀꽃을 그린 정씨는 “죽을 때까지 메밀꽃 1000점 이상은 돼야 한다”며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033-335-6700)
◆‘신(神)이 사는 듯...그림 같은 장전계곡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장전계곡은 가는 여름이 아쉬운 사람들에게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물을 선사한다. 가리왕산(1561m)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수가 ‘치유의 숲-얼레지마을’로 이름난 장전리를 거치는 탓에 꼭 꼭 숨어있는 듯하다. 고대 맥국의 전설이 전해지는 이곳은 갈왕의 슬픈 사랑이 굽이쳐 흐르는 계곡마다 열목어의 서러우리만치 맑은 눈동자가 영롱인다. 태고의 원시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최상류 이끼계곡 아래 계곡에 발을 담그면 채 5분도 서 있지 못할 만큼 너무도 차갑다. 59번 국도를 타고 정선방면으로 가다 진부 면소재지를 지나면 ‘아름다운 추억 평창’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장전계곡으로 들어서는 길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이끼계곡까지는 5.3km로 오른쪽으로 끝없이 계곡미를 보여준다. 수량이 많은 탓에 아담한 소(沼)가 층을 이루고 단풍나무 등이 어울려 운치를 돋운다. 임자골야영장을 지나면 장전리 둘레길 표지판 앞으로 민박집이고, 발심사(2.4km)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끼계곡은 발심사 못미처 시작되지만 펜스를 둘러쳐 진입을 막고 있다. 이 일대 계곡도 이끼가 들어차 원시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삼각대를 놓고 오랫동안 노출을 주면 우유빛깔 계곡수들이 실타래처럼 뿜어져 나온다. 우거진 숲과 맑은 옥류, 기암괴석이 한데 어우러져 호젓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최상의 코스다.
◆벌개미취의 천국 한국자생식물원 월정사 들어가는 입구 앞쪽에 위치한 한국자생식물원은 외래종과 원예종이 범람하는 시대에 우리 고유의 꽃과 나무만으로 조성돼 사립식물원 1호로 지정된 곳이다. 잘 꾸며진 여느 식물원과는 달리 들판에 막 피어난 나무와 꽃들이 스스로 자라는 곳이어서 인위적이지 않고 다분히 자연적이다. 자생식물 4500여종 중 2300여 종을 수집해 연구, 증식하면서 한반도 식물유전자원의 보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발 650m에 있어 1년 중 6개월간이나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이곳은 4~10월까지만 꽃을 볼 수 있다. 기후온난화로 설 곳을 잃은 우리 꽃들이 마지막으로 사투를 벌이는 현장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요즘은 금강초롱, 벌개미취, 뻐국나리, 눈개쑥부쟁이, 솔체꽃, 두메부추, 자주꽃방망이, 큰제비고깔 등 150여종의 꽃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계절을 대표하는 꽃은 벌개미취다. 입구에 들어서 구절초군락지, 꽃창포군락지, 분홍바늘꽃군락지를 지나면 오솔길을 따라 산허리가 온통 보랏빛 벌개미취가 떼를 지어 하늘거린다. 식물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걷고 싶은 길로 이름난 이곳은 사람도 꽃이 되는 길이다.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033-332-7069)
◆율곡 이이 잉태지 판관대 등도 둘러 볼만 봉평 효석문화마을 인근에 있는 판관대는 율곡의 잉태설화가 깃든 곳이다. 당시 수운판관을 지내던 율곡의 아버지 이원수가 말미를 얻어 이곳 백옥포리에 거주하고 있던 아내 신사임당을 보러왔다가 그날 밤 율곡을 잉태하는 용꿈을 꾼 자리다. 일부에서는 상서로운 꿈을 꾼 주막집 아주머니가 이원수를 꾀어 하룻밤 같이 보내자고 교태를 부렸지만 신사임당에게 가야 한다고 손을 뿌리쳤다는 설도 전해진다. 사임당은 그해(1536년) 강릉 오죽헌으로 가 12월26일에 율곡을 낳았다. 봉평에 있는 팔석정(八石亭)은 바위 8개에 이름을 써 놓았다 해서 붙여졌다. 조선 전기의 문인이자 4대 서예가 중 한 사람인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재임 시 이곳의 아담하면서도 수려한 경치에 이끌려 팔일경(八日景)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시상을 가다듬은 곳이다. 그가 8개의 바위에 봉래, 방장, 영주 등의 글을 써 ‘팔석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오대산국립공원에 있는 방아다리약수는 한국의 7대 약수 중 하나다. 철분 함량이 높아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있는 방아다리약수는 용평면 속사리에 있는 신약수와 함께 신경통과 안질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도로변에서 전나무 숲길을 따라 가는 오솔길 또한 운치 있어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걸어보면 알싸한 피톤치드 향이 코를 자극한다.
◆여행메모 △가는 길=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서 장평IC로 나오면 봉평문화마을에 가깝다. 오대산국립공원이나 한국자생식물원, 방아다리약수터로 가려면 진부IC가 편하다. 평창 관광안내 대표전화(033-330-2399). △먹을거리= 평창은 메밀의 고향이어서 이를 응용한 음식이 주를 이룬다. 효석문화마을에 있는 물레방아(033-336-9004)는 메밀묵과 김치, 돼지고기를 볶아 먹는 ‘태평추’가 유명하다. 한 판에 2만5000원이다. 봉평 면내에 있는 미가연(033-335-8805)은 메밀싹을 이용해 특허 받은 3종세트인 비빔국수(1만원), 비빔밥(1만원), 육회(2만5000원)를 판다. 두 번 이상 먹으면 팔팔해진다는 이대팔쓴메밀국수(1만원)도 내놓는다.
봉평면 진조리에 있는 평창한우마을(033-334-9777)은 최고의 육질로 차별화된 1등급 각종 부위를 선보여 중국인관광객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이효석문학관 앞에 있는 가벼슬(033-336-0609)은 봉평 특유의 전통식당으로 15년 된 간장과 8년 묵은 된장, 5년 묵은 김치 등으로 만든 묵은지목살전골(2만5000원-3만원), 엄나무백숙(3만5000원), 닭도리탕(3만5000원) 등을 선보인다. △쉴 곳= 휘닉스파크, 인터콘티넨탈 알펜시아 등 관광호텔과 대관령호텔 등 일반호텔,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텔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탑골마을 등 농촌체험마을도 7곳이나 된다. 면온IC에서 가까운 W모텔(033-333-2004)은 호텔급 모텔로 비교적 깨끗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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