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월정사·법보신문·선학회, ‘출가’세미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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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8-04-24 08:45 조회6,545회 댓글0건본문
▲ 2018년 2월 51기까지 총 2462명의 수료자를 배출한 월정사 출가학교는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출가자 감소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
한암의 출가와 구도적 출가관
어려서부터 유가서 섭렵한뒤
인간 근원문제 의문 품고 출가
후학에 세간사 멀리하라 강조
평생 청정계행 실천했던 선사
일상서도 깨침 가능하다 역설
▲ 이원석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
한암 중원(1876~1951)은 1876년 3월27일(음력) 강원도 화천에서 3남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출가 이전 그는 부친 아래에서 공부하였고, 5세부터 ‘천자문’ 등 유가서를 섭렵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9세 무렵 서당에 나아가 ‘사략(史略)’을 공부하다가 심오한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한암의 의문은 ‘십팔사략’의 첫머리에 나오는 중국 최초의 군주 천황씨 이전에는 누가 있었냐는 것이다. ‘반고씨 이전의 본래 면목’에 대한 한암의 의심은 그 후 10여년 동안 유학의 ‘경사자집’을 널리 공부할 적에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유학의 세계에서는 아무리 깊은 사색을 되풀이하여 파고들어도 그 회의는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학에는 그 길이 막혀있을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의심이 일어났다. 우주와 인간의 근원적 문제의식은 한암이 우연히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그는 대자연의 창조상, 즉 부처님과 보살의 얼굴을 닮은 금강산의 기암절벽을 마주하고 종교적 감흥과 충격을 받아 입산수도할 것을 결심하고는 금강산의 명찰 장안사에서 금월행름 노사를 은사로 출가하였다.
장안사에서 삭발하고 출가하면서 한암은 “첫째로 자기 마음의 진성을 찾아보자[見眞性], 둘째로 부모의 은혜를 갚자[報親恩], 셋째로 극락으로 가자[往極樂]”고 자신에게 맹세하였다. 그 가운데 ‘견진성’은 그 핵심적인 것으로 출가수행의 본질적인 동기이자 목적이고, 후자는 모두 견진성을 통해 수반되는 부수적 내용이자 출가수행의 결과이다. 한암이 9세에 의문을 품었던 ‘반고 이전의 본래 면목’은 이제 ‘견진성’의 불교개념으로 보다 구체화 되었다. 이는 한암이 일생동안 선의 수행에 골몰하였으며 계정혜의 삼학겸수, 선교겸비, 승가오칙을 중시하면서도 참선을 우선 강조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암은 출가한 승려에게도 지속적으로 세속이나 세간사에 연연하지 말고 수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평생 청정승행을 추구한 한암은 승려들을 경계하려는 목적으로 ‘계잠’을 지었는데, 그 ‘선정팔법’ 가운데 5개의 조목이 세속과의 인연을 경계한 것이었다.
1. 항상 절에 머물면서 고요히 앉아 사유할 것, 3. 바깥 세계에 대하여 탐착하지 말 것, 4. 몸과 마음에 모든 영화로움과 호사스러움을 버릴 것, 5. 음식에 대하여 욕심 내지 말 것, 6. 밖으로 반연처를 두지 말 것 등이 다. 여기서 1조는 세속과의 경계를 두라는 소극적 의미이고, 3~6조는 모두 세속과의 인연을 단절하라는 적극적 주문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한암은 출가한 승려에게 참선을 통한 구도의 방법이나 진각과 관련하여 일상에서의 소란함과 고요함, 도시나 산중을 이분하지 말고 초월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는 ‘선문답 10조’의 답에서도 “대저 일상생활 속에서 살피고 살피는 것이 반조가 아니겠는가?”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각자가 열심히 좌선, 간경, 염불 등을 착실하게 실행한다면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실을 일념으로 삼아 실천하면, 천근한 가운데에 시끄러움과 고요함, 세속과 탈속, 진실과 비진실을 초월하여 ‘진각’에 이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란 공부하거나 배우려면 미혹되어 도달하지 못하지만 진실 일념으로 ‘참선’하면 ‘진각’에 이른다는 것이다. 특히 한암은 도시와 산중, 소란함과 고요함을 초월하면서도 전자의 일상생활에서 터득하는 힘이 크다고 주장하였다. 즉 득도의 큰 힘이란 고요한 곳보다 시끄러운 가운데 얻는다는 것이다.
“시끄러운 가운데 힘을 얻는 것이 고요한 가운데서 힘을 얻는 것보다 더 미더우니, 사무를 보는 틈틈이 항상 적정행을 닦아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 시끄러운 가운데 화두공부가 수승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고해는 끝이 없다. 그러므로 이 사바세계에서 마음을 돌이키라.”
이는 바로 행주좌와나 사무를 보는 일상생활에서 참선을 통한 불도의 깨침을 강조한 것이다.
월정사 출가학교의 개요 및 성격
재가자에 개방한 월정사 출가학교
51기까지 2462명 수료 117명 출가
출가자 감소 해결에 실효성 보여
출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위해선
프로그램 표준화·시대 반영 필요해
▲ 해운 스님 원주불교대학장 |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인 월정사는 2004년부터 대중과 함께 하는 살아 숨 쉬는 불교로의 변신을 꾀하고 일반인들에게 산문을 개방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월정사 출가학교는 스님이 되기 위한 예비과정인 행자생활을 한 달간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마음을 다스리고 내면의 삶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2004년 9월 개교하여 2018년 2월 제51기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월정사 출가학교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개교 초기에는 산업화·현대화의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적 공황상태를 느끼는 재가자를 위해서 불교의 출가 기회를 처음으로 개방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불교계 현안 과제인 출가자 감소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스님 생활을 한 달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출가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로 월정사 출가학교가 그 역할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종단에서는 2012년부터 개원, 운영하고 있는 청년출가학교의 틀이 잡히고 경험이 축적되면 모든 교구본사에서 출가학교를 운영하도록 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2018년 2월 제51기까지 진행된 월정사 출가학교 수료자 2462명 중 117명이 출가하여 약 4.75%를 차지하고 있다. 월정사 출가학교 수료 이후 ‘출가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고 응답한 경우가 53.6%, ‘실제 출가할 생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12.1%를 차지하고 있는 점 등을 통해 출가학교 경험이 출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정사 출가학교 경험이 현대인들의 실존적 위기상황과 맞물려 자기성찰을 통해 맑고 건강한 인격체를 형성할 수 있는 불교 수행체험 활동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동시에 실제 출가 수행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실에 기초하여 출가학교 경험을 확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불교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출가자 감소를 해결하는 실천적 대안으로서의 실효성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출가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 몇 가지를 제언해보자면 첫째, 실제 출가 수행생활을 앞두고 점검하는 목적으로 출가학교를 입학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한다면 출가학교의 프로그램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출가학교 수행사찰별로 내용을 달리할 경우 실제 출가 수행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출가학교에서의 대방생활을 통한 단체생활, 절을 하는 방법, 운력, 하심, 묵언, 여러 가지 수행법, 108배, 발우공양 등 스님들의 다양한 생활을 경험해봄으로써 출가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출가학교에서 부처님의 생애, 큰스님들의 과거 행적 등에 대한 강의, 경전 교육을 포함하여 불교 교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재가자는 물론이고 출가자별로 수행능력에 맞는 단계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넷째, 출가학교 프로그램의 내용 구성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여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틀에 얽매인 경전교육 중심에서 벗어나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고 소통을 강화하고 체험 위주의 활동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출가학교가 재가자를 위한 ‘힐링프로그램’으로, 그리고 출가과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출가 예비과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불교에 접근하는 기회와 종교적 차원이 아닌 문화적 차원으로의 변신을 도모할 수 있기에 불교의 저변을 확대해나가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교계는 물론이고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현안 과제인 ‘출가절벽 시대’와 ‘정신적 공황’ 현상을 해결하는 역할을 출가학교가 충분히 담보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2018년 2월 51기까지 총 2462명의 수료자를 배출한 월정사 출가학교는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출가자 감소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법보신문 자료사진
한암의 출가와 구도적 출가관
어려서부터 유가서 섭렵한뒤
인간 근원문제 의문 품고 출가
후학에 세간사 멀리하라 강조
평생 청정계행 실천했던 선사
일상서도 깨침 가능하다 역설
▲ 이원석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한암 중원(1876~1951)은 1876년 3월27일(음력) 강원도 화천에서 3남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출가 이전 그는 부친 아래에서 공부하였고, 5세부터 ‘천자문’ 등 유가서를 섭렵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9세 무렵 서당에 나아가 ‘사략(史略)’을 공부하다가 심오한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한암의 의문은 ‘십팔사략’의 첫머리에 나오는 중국 최초의 군주 천황씨 이전에는 누가 있었냐는 것이다. ‘반고씨 이전의 본래 면목’에 대한 한암의 의심은 그 후 10여년 동안 유학의 ‘경사자집’을 널리 공부할 적에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유학의 세계에서는 아무리 깊은 사색을 되풀이하여 파고들어도 그 회의는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학에는 그 길이 막혀있을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의심이 일어났다. 우주와 인간의 근원적 문제의식은 한암이 우연히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 그는 대자연의 창조상, 즉 부처님과 보살의 얼굴을 닮은 금강산의 기암절벽을 마주하고 종교적 감흥과 충격을 받아 입산수도할 것을 결심하고는 금강산의 명찰 장안사에서 금월행름 노사를 은사로 출가하였다.
장안사에서 삭발하고 출가하면서 한암은 “첫째로 자기 마음의 진성을 찾아보자[見眞性], 둘째로 부모의 은혜를 갚자[報親恩], 셋째로 극락으로 가자[往極樂]”고 자신에게 맹세하였다. 그 가운데 ‘견진성’은 그 핵심적인 것으로 출가수행의 본질적인 동기이자 목적이고, 후자는 모두 견진성을 통해 수반되는 부수적 내용이자 출가수행의 결과이다. 한암이 9세에 의문을 품었던 ‘반고 이전의 본래 면목’은 이제 ‘견진성’의 불교개념으로 보다 구체화 되었다. 이는 한암이 일생동안 선의 수행에 골몰하였으며 계정혜의 삼학겸수, 선교겸비, 승가오칙을 중시하면서도 참선을 우선 강조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암은 출가한 승려에게도 지속적으로 세속이나 세간사에 연연하지 말고 수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평생 청정승행을 추구한 한암은 승려들을 경계하려는 목적으로 ‘계잠’을 지었는데, 그 ‘선정팔법’ 가운데 5개의 조목이 세속과의 인연을 경계한 것이었다.
1. 항상 절에 머물면서 고요히 앉아 사유할 것, 3. 바깥 세계에 대하여 탐착하지 말 것, 4. 몸과 마음에 모든 영화로움과 호사스러움을 버릴 것, 5. 음식에 대하여 욕심 내지 말 것, 6. 밖으로 반연처를 두지 말 것 등이 다. 여기서 1조는 세속과의 경계를 두라는 소극적 의미이고, 3~6조는 모두 세속과의 인연을 단절하라는 적극적 주문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한암은 출가한 승려에게 참선을 통한 구도의 방법이나 진각과 관련하여 일상에서의 소란함과 고요함, 도시나 산중을 이분하지 말고 초월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는 ‘선문답 10조’의 답에서도 “대저 일상생활 속에서 살피고 살피는 것이 반조가 아니겠는가?”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각자가 열심히 좌선, 간경, 염불 등을 착실하게 실행한다면 장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진실을 일념으로 삼아 실천하면, 천근한 가운데에 시끄러움과 고요함, 세속과 탈속, 진실과 비진실을 초월하여 ‘진각’에 이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란 공부하거나 배우려면 미혹되어 도달하지 못하지만 진실 일념으로 ‘참선’하면 ‘진각’에 이른다는 것이다. 특히 한암은 도시와 산중, 소란함과 고요함을 초월하면서도 전자의 일상생활에서 터득하는 힘이 크다고 주장하였다. 즉 득도의 큰 힘이란 고요한 곳보다 시끄러운 가운데 얻는다는 것이다.
“시끄러운 가운데 힘을 얻는 것이 고요한 가운데서 힘을 얻는 것보다 더 미더우니, 사무를 보는 틈틈이 항상 적정행을 닦아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 시끄러운 가운데 화두공부가 수승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고해는 끝이 없다. 그러므로 이 사바세계에서 마음을 돌이키라.”
이는 바로 행주좌와나 사무를 보는 일상생활에서 참선을 통한 불도의 깨침을 강조한 것이다.
월정사 출가학교의 개요 및 성격
재가자에 개방한 월정사 출가학교
51기까지 2462명 수료 117명 출가
출가자 감소 해결에 실효성 보여
출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위해선
프로그램 표준화·시대 반영 필요해
▲ 해운 스님
원주불교대학장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본사인 월정사는 2004년부터 대중과 함께 하는 살아 숨 쉬는 불교로의 변신을 꾀하고 일반인들에게 산문을 개방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월정사 출가학교는 스님이 되기 위한 예비과정인 행자생활을 한 달간 직접 체험해 봄으로써 마음을 다스리고 내면의 삶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2004년 9월 개교하여 2018년 2월 제51기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월정사 출가학교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개교 초기에는 산업화·현대화의 풍요로움 속에서 정신적 공황상태를 느끼는 재가자를 위해서 불교의 출가 기회를 처음으로 개방하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불교계 현안 과제인 출가자 감소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방안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스님 생활을 한 달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출가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로 월정사 출가학교가 그 역할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종단에서는 2012년부터 개원, 운영하고 있는 청년출가학교의 틀이 잡히고 경험이 축적되면 모든 교구본사에서 출가학교를 운영하도록 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2018년 2월 제51기까지 진행된 월정사 출가학교 수료자 2462명 중 117명이 출가하여 약 4.75%를 차지하고 있다. 월정사 출가학교 수료 이후 ‘출가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고 응답한 경우가 53.6%, ‘실제 출가할 생각’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12.1%를 차지하고 있는 점 등을 통해 출가학교 경험이 출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정사 출가학교 경험이 현대인들의 실존적 위기상황과 맞물려 자기성찰을 통해 맑고 건강한 인격체를 형성할 수 있는 불교 수행체험 활동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동시에 실제 출가 수행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실에 기초하여 출가학교 경험을 확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불교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출가자 감소를 해결하는 실천적 대안으로서의 실효성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출가학교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 몇 가지를 제언해보자면 첫째, 실제 출가 수행생활을 앞두고 점검하는 목적으로 출가학교를 입학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한다면 출가학교의 프로그램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출가학교 수행사찰별로 내용을 달리할 경우 실제 출가 수행생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출가학교에서의 대방생활을 통한 단체생활, 절을 하는 방법, 운력, 하심, 묵언, 여러 가지 수행법, 108배, 발우공양 등 스님들의 다양한 생활을 경험해봄으로써 출가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부담감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출가학교에서 부처님의 생애, 큰스님들의 과거 행적 등에 대한 강의, 경전 교육을 포함하여 불교 교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재가자는 물론이고 출가자별로 수행능력에 맞는 단계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넷째, 출가학교 프로그램의 내용 구성을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여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틀에 얽매인 경전교육 중심에서 벗어나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개인의 자유를 인정하고 소통을 강화하고 체험 위주의 활동을 확대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출가학교가 재가자를 위한 ‘힐링프로그램’으로, 그리고 출가과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출가 예비과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불교에 접근하는 기회와 종교적 차원이 아닌 문화적 차원으로의 변신을 도모할 수 있기에 불교의 저변을 확대해나가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불교계는 물론이고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현안 과제인 ‘출가절벽 시대’와 ‘정신적 공황’ 현상을 해결하는 역할을 출가학교가 충분히 담보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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