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재열)은 9월26일부터 12월25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오대산 월정사-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를 연다. 월정사 성보박물관(관장 해운스님)과 함께 여는 이번 특별전은 ‘2023년 강원세계산림엑스포’ 개최에 맞춰 오대산에 자리한 월정사 등 사찰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전시회로 마련됐다.
총3부로 마련된 이번 특별전은 오대산의 역사와 문화, 신화와 신앙을 조명한다. 제1부 ‘오대산 신앙의 시작’ 코너에서는 오대산의 불교신앙이 시작된 자장율사의 이야기와 사리신앙에 대해 살펴본다. 특히 오대산 사리신앙을 대표하는 보물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고려시대 찬란하게 빛난 불교문화를 보여주며, 또 다른 성산인 금강산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제2부 ‘부처와 보살, 산에 머물다’에서는 산봉우리에 올라 신앙의 정점을 만나는 공간이다.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 복장에서 나온 적삼은 동자의 모습으로 나타나 조선 세조의 피부병을 치료한 문수보살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월정사와 상원사를 지나 연꽃처럼 펼쳐진 오대산 다섯 봉우리에 이르면 오대산에 머무는 불·보살 오만 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조선시대 불상과 보살상도 만날 수 있다.
제3부 ‘산 너머, 함께 만든 이야기’는 산 너머의 풍경을 조망하는 시간이다. 불교문화 뿐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오대산사고의 흔적을 만나보고, 산 너머로 시선을 옮겨 다른 지역 스님들과 함께 한 불사를 살펴본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사찰을 다시 일으킨 한암스님과 탄허스님의 필적도 만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보 1건, 보물 7건, 국가민속문화재 1건, 강원도 지정문화재 13건 등 총 57건, 108점의 중요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466년(세조 12년) 조성된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과 1661년(현종 2년) 조성된 ‘상원사 목조문수보살좌상’ 안에서 나온 복장물은 이번 전시를 위해 산문 밖으로 나오게 되며, 명주적삼과 무문사적삼, 회장저고리 등은 산문 밖에서 처음으로 전시된다. 아울러 세조와 세조비 정희왕후, 세자를 비롯해 200여 명의 전현직 고위관료가 자신의 이름을 적은 국보 ‘상원사 중창 권선문’ 2점도 함께 선보인다.
오대산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영상과 교육도 펼쳐진다. 16K 초고화질 실감영상카페 ‘지금 여기, 휴(休)’에서는 ‘이야기의 숲, 오대산을 거닐다’를 새롭게 공개하며, 전시실 안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포노멀의 그림을 바탕으로 오대산에 전하는 이야기를 동화책 형식의 영상으로 구현했다. 또한 연계 행사로 ‘작가와 함께 불꽃 속에 피어난 연꽃 민화 그리기’ ‘마음을 담은 사리장엄 모시연꽃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과 ‘절, 산 속에 피어난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인문학 강좌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이번 춘천박물관에서의 특별전 회향에 이어 ‘2024년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2024년 1월10일부터 3월31일까지 월정사 성보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특별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춘천박물관 측은 “강원의 산은 고립의 공간이 아닌 풍부한 가능성의 공간”이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산을 바탕으로 형성된 강원 불교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