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문화재관람료 감면이 5월 4일부터 시행됐습니다. 감면 정책 시행 이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5월 9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최 청장은 지난 1년 성과 중 하나로 국립공원 내 사찰문화재 관람료 감면 비용 지원을 꼽았다. 국회는 지난해 5월 사찰이 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는 대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가결해 사찰 등의 문화재관람료 감면 시 감면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해 관련 예산 421억 원이 책정·승인돼 비로소 ‘사찰 문화재관람료 감면’이라는 숙원이 이뤄지게 됐다.
최 청장은 “불교계 소유 문화유산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전통문화유산 보호 및 국민의 문화유산 향유권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역점 과제로는 △국가유산 체제 전환 △문화유산 분야 규제 혁신 △궁능문화유산 복원 정비 △국가유산 기후변화 대응 계획 수립 △국외소재문화유산 전략적 환수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가칭) 개관 등을 발표했다.
국가유산 체제 전환은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가유산기본법을 비롯해 문화유산법, 무형유산법 등 연계 법률 제·개정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국가유산 체제에 맞는 정책 전환과 법령 일괄 정비, 유산 정보 변경 등이 이뤄진다. 문화재청은 정책 방향과 추진 전략이 담긴 ‘국가유산 미래비전 선포식’을 오는 12월에 개최할 계획이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와 강원도의 숙원사업이었던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의 ‘환지본처’도 본격화된다. 최 청장은 “월정사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이 지난해 10월 국가로 기부채납됐고, 국가지정문화재 소장·관리에 적합하도록 리모델링 중”이라며 “오는 10월 중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으로 부분 개관하며, 2단계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10월 전면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은 국립고궁박물관의 분관 형태로 운영되며, 상설 및 특별전시와 교육프로그램 운영, 유물 보존처리, 관련 연구 등이 진행된다.
최 청장은 “오대산사고본 등 조선왕조 최고 기록유산인 실록·의궤를 현지 보존하고 조사연구·전시·교육을 통해 그 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최 청장은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3년 기준 국외소재 문화유산은 27개국 22만9655점, 환수된 것은 12개국 1만1034점에 이른다.
최 청장은 “소재국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특히 유럽 국가와의 교류 강화 및 신뢰 구축을 통한 조사 연구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소재국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공유하는 ‘K-공유유산’을 적극 발굴해 활용 방안을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화재청은 이날 사찰을 다수 포함한 ‘문화유산 방문 코스’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천년 정신의 길(불국사, 석굴암, 봉정사 등), 백제 고도의 길(마곡사, 미륵사지 등), 왕가의 길(전등사), 관동 풍류의 길(낙산사, 신흥사, 월정사)에서 사찰을 방문할 수 있다. 특히 고유한 역사를 지닌 사찰들을 방문하는 ‘산사의 길’은 마곡사, 법주사, 대흥사, 선암사, 송광사,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해인사로 구성됐다.
신성민 기자 motp79@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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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