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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코칭 도입, 과학 접목… 禪명상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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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8-10-19 08:31 조회5,6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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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걸음마 뗀 한국禪명상 방향은?
사찰의 나무그늘에서 고요히 좌선삼매에 빠져있는 한 가족불자의 모습. 현대인들을 위해 기존 전통선수행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불교명상, 열린 세상으로 나가다

이미 한국에서의 불교명상은 다양하다. ‘명상’ 혹은 ‘불교명상’이라는 이름 하에 각 단체가 각자의 명상법을 전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불교명상은 크게 사마따와 위빠사나와 같은 집중명상과 관찰명상이 주가되는 초기불교계열의 명상, 자비명상 등 대승불교계열의 명상, 화두명상 등 간화선 계열의 명상, MBSR과 MSC 등 서구에서 발달한 명상, 여러 가지를 섞은 통합명상 등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불고 있는 명상 열풍의 진원지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이며, 그 원동력은 다양성에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정신치료와 뇌과학, 그리고 서양심리학과 불교명상의 접목을 꾸준히 해오고, 이를 치료의 일환으로 도입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그 방법의 다양성은 대중들의 선택을 넓히는 효과를 불러왔고, 불교명상의 자연스러운 발달을 촉발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불교명상이 정체성 혼란의 시기를 겪음과 동시에 열린 시장이 형성돼 하나의 혼합으로 나가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명상·수행 헌터, 직접 비교
간화선, 대중과 소통에 한계
불교명상·전통수행 접점 모색
선명상 대사회운동 확산 필요

최근 평창 월정사가 주도해 문을 연 오대산자연명상마을은 ‘열린 플랫폼’을 주창했다. 간화선뿐만 아니라 불교명상, 더 나아가 다양한 명상과 문화체험을 함께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경 봉암사와 전국선원수좌회가 주도해 2020년 완공 예정인 문경세계명상마을 또한 표면적으로는 다양한 명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쟁무대서 전통선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런 상황을 간화선을 정통적 수행방법으로 전하는 조계종에서는 큰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간화선 외 수행이 행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수행법으로 전하고 있는 입장에서 불교명상은 간화선에 대한 도전인 것이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원장 인광 스님은 “일종의 수행 헌터, 명상 헌터들이 있다. 다양한 수행을 해보면서 비교하고, 이를 주변에 전하는 이들”이라며 “최근에는 달라이라마, 틱낫한 스님 등의 법문도 유튜브를 보면 쉽게 접한다. 예전과 달리 다양한 수행법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예전과 달리 스님들 사이에서도 위빠사나를 비롯해 다른 수행법을 하는 이들이 많다. 간화선에 대한 일종의 회의감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광 스님은 “간화선은 스승이 간화를 하는 사람이 근기에 맞게 코칭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대신심, 분심이 나지 않는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딱 맞게 해줘야 한다”며 “사찰에서 스승인 스님과 함께 지내는 스님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지만 스님과 재가자의 사이에서는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명상 장점 받아들여 禪 새롭게 거듭나

성주에서 자비선명상센터를 운영 중인 지운 스님은 “선에서는 사마타 위빠사나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법문을 듣고 바로 깨닫는다. 조사의 응구를 듣고 바로 가는 것이 조사선이고, 조사를 항상 접할 수 없기에 정형화 한 1700공안 중 의심되어진 화두를 드는 것이 간화선”이라며 “간화선 대중화를 위해서는 먼저 조사의 응구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간화선 용어의 현대화와 안내서 등이 필요하다. 그 다음은 이끌어 줄 지도자 양성과 현대화된 코칭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운 스님은 이어 “코칭 시스템은 어록인 <서장>이 있다. 서장을 모본으로 하여 코칭을 체계화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도 “병원에 가면 환자에 맞게 진단을 하듯,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명상법, 수행법이 개발되어야 한다”며 “간화선이 최상승법인 점만 고집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전통수행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일반대중들에게는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징검다리는 자비이고 깨달음은 지혜다. 실천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간화선을 비롯한 전통수행 또한 변화를 시작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의정 스님은 “명상 열기는 위기이자 간화선을 대중들에게 알리기에 또 다른 기회”라며 “간화선대법회 또한 내부적으로는 소규모로 수시로 여는 간화선법회를 논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도권의 선센터에서 대중들이 보다 쉽게 간화선을 접하는 기회가 생길 필요가 있으며, 문경 세계명상마을에서도 간화선의 현대화를 추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정 스님은 “포교원과 불교명상지도사 제도 도입 당시 위빠사나 등 다른 수행법과 함께 지도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간화선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임을 설정했다. 방편이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지도사들이 대중들과 함께 어울리며 지도한다면 대중들의 간화선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정 스님은 이어 “부산의 의학대학교와 협업으로 간화선의 심신안정의 효과를 연구 중에 있다. 사회 ,과학과의 접목 또한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 한국명상지도자협회가 개최한 걷기명상대회. 명상하는 이들이 걷기명상 1보를 할 때마다 1원씩 모여 소외계층에게 전달됐다.

 

불교명상 개인수행에서 끝날 것인가?

이와 함께 불교명상이 현재 개인의 수행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불교명상을 통해 사회에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권선아 스트리트젠 대표는 “서구사회에서 명상은 단순히 개인적 건강, 치료의 차원을 넘어서서 인간문제의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학문, 과학 분야들과 접목해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고, 지속적으로 바람을 불어넣었다”며 “우리 사회에서 불고 있는 명상 바람 속에서 불교명상의 사회참여란 한단계 승화된 모습을 통해 불교가 잃어버린 리더십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세계화와 국제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DMZ세계평화명상대전을 진행한 한국참선지도자협회장 각산 스님은 “한 집단 속에서 1%가 한마음을 낸다면 그 집단의 성향이 바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평화, 평등, 국민행복 등 우리 사회를 위해 명상이 해야 할 일이 바로 1%의 마음을 순화시키고 이들이 우리 사회를 다시 맑게 하는 데 나서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원장 인광 스님은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혼자서 하는 공부, 짜인 시간에 짜인 대로 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모두 한 방향으로, 경쟁으로 치닫는다”며 “자연명상마을은 일종의 방목형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도입하고 있다. 불교명상은 이러한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새로운 각도로 바꾸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T인공지능에 불교명상 앱을 발매한 김병전 무진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뇌과학 등과 접목한 명상은 이제 실질적으로 보다 많은 대중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의 협력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모바일,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불교명상 또한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와의 접목을 지속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월암 스님은 “명상에서 얻는 선정의 행복에서 깨달음이라는 영원한 행복으로 이끄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역할”이라며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핵심으로 국민들이 수행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불교계가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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