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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깨달음이란… 지혜와 자비로 중생 사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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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8-10-27 08:30 조회5,9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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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념 스님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행승으로서 한국불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미래를 조망하는 한편, 한국 사회 전반을 통찰 점검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사진은 공동 저자인 한상권 KBS 아나운서(사진 왼쪽)와 정념 스님이 월정사 경내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
정념 스님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행승으로서 한국불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미래를 조망하는 한편, 한국 사회 전반을 통찰 점검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사진은 공동 저자인 한상권 KBS 아나운서(사진 왼쪽)와 정념 스님이 월정사 경내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국사회와 불교 그 미래를 조망하다/정념 스님/한상권 지음/민족사 펴냄/1만 6500원
한국사회와 불교 그 미래를 조망하다/정념 스님/한상권 지음/민족사 펴냄/1만 6500원

이 책은 이사(理事)를 겸비한 우리 시대의 선승(禪僧) 퇴우 정념 스님(오대산 월정사 주지)과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로 삶을 업그레이드시키는 한상권 KBS 아나운서의 대담집이다.

정념 스님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행승으로서 한국불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미래를 조망하는 한편, 한국 사회 전반을 통찰 점검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책의 공동 저자인 한상권 KBS 아나운서는 인생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종교는 꼭 필요한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이 책의 깊이를 더했다.

정념 스님은 책속에서 인간과 자연, 신과 인간, 보수와 진보, 남과 북, 너와 나를 나누는 이분법적인 가치관으로는 이 세상의 반목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 지구촌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환경문제도 그렇다. 성장제일주의 사회의 무분별한 난개발과 공해 배출, 물질 만능의 대량생산과 소비지향의 삶이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고 생태계를 파괴하여 지구촌에 환경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근본적인 가치관의 변화와 아울러 종교적 동력에 의한 실천을 통해서만 현대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세상 사람들이 불교의 연기적(緣起的) 세계관으로의 인식 전환, 가치관을 재정립하여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면 점차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가와 시민단체의 대국민적 계몽운동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종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념 스님은 법회 때는 물론이고 사석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러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의식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 〈한국사회와 불교 그 미래를 조망하다〉 이다.

정념 스님과 한상권 KBS 아나운서 대담집
한국사회와 불교를 진단하고 그 대안 제시
“자신 욕망 성찰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
마음치유, 탈종교 시대에 불교가 해야할 역할


삶이란 무엇인가? 우린 어떤 삶을 좋은 삶, 행복한 삶이라 여기는 것일까?

정념 스님은 행복을 보장해 줄 것만 같은 출세와 명예, 부를 쫓아다니며 사는 삶은 자기가 없는 삶이라고 말한다. 대신 기쁨과 슬픔, 낙(樂)과 고(苦)가 공존하는 것이 바로 인생이므로, 그런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발견하고 그 일에 신념을 가지고 매진하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허상을 좇느라 매일 노심초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행복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정념 스님은 쓸데없는 걱정과 욕망 추구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자기와 타인을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거창한 활동을 하라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일 한 가지씩이라도 자기가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을 매일 하라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그만큼 가치 있는 멋진 인생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정념 스님은 인생을 이렇게 정의한다. 한 번도 가보지도, 경험해 보지도 못한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은 것이 인생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미지의 세계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정념 스님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진실하고 성실한 태도로 임해야 하고, 모든 것을 환경과 세상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너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이 당연한 말을 실천하기는 무척 어렵다. 대부분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세상에 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과 나를 분리할 수 있을까? 이런 세상을 만드는 데 나 자신의 욕망도 기여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기는 힘들다. 나는 아무 잘못 없고 세상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비난하면 끝나는 문제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타자와 세상을 향하는 분노를 돌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내 탓을 하라는 게 아니라, 내 욕망을 점검하라는 얘기다.

정념 스님은 마음에 상처를 주는 최악의 적은 아집과 고집으로 뭉쳐진 ‘에고(ego, 自我)’라고 말한다. 에고가 강하면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강렬해지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큰 상처를 받는다. 출세욕, 사치, 허영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치관에 사로잡혀 있으면 별 것 아닌 것에도 분노하고 괴로워하게 된다.

이런 에고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명상과 마음 수행이다.

힐링은 상처 난 마음을 회복시키고 정신적 병리 현상을 치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정념 스님은 이렇게 정신을 치유하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힐링 문화를 불교가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 서양에서 수입해 들어오는 명상법을 봐도 실상은 불교의 수행법들에서 차용한 경우가 많다. 한국불교는 이미 1600년 역사의 전통을 갖고 있다. 정념 스님은 이런 유구한 전통을 바탕으로 불교의 수행법을 현대에 맞게,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다양한 수행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념 스님은 특히 참선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선(禪)이 복잡한 삶·마음을 해체시켜 마음을 치유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참선을 통해 정신의 휴식과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내면적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로써 끊임없이 실체 없는 대상에 쫓기는 삶, 스마트폰에 쫓기고, 매스미디어에 쫓기는 삶에 휴식을 주어야 한다.

정념 스님은 이런 문제의식 하에서 오대산에 현대인에게 필요한 휴식 공간,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바로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이다. 스님은 이곳을 명상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증가하는 시대에 맞는 수행마을로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한다.

요컨대 불교가 추구하는 힐링은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통한 힐링이고, 탐진치를 극복한 힐링이며, 고통에서 벗어나 마음의 안락을 지향하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의 힐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가치관의 변화’를 통해 삶의 질적인 변화를 이루고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때 비로소 ‘불교 힐링’이 된다. 정념 스님은 이런 불교 힐링 문화를 한국 사회에 정착시키는 데 선두에 서서 불교의 시대적 역할에 크게 이바지한다.

정념 스님은 앞으로 종교는 사람들의 삶을 위하여 마음을 치유하고 고통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종교 시설을 시민들의 휴식처, 안식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종교인들은 명상을 지도해 주는 스승이자 의사, 상담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역할을 실천하는 것이 오늘날과 같은 ‘탈종교 시대’에 불교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라고 본다.

불교는 ‘마음의 구조’ 등 ‘마음’이라는 문제에 대한 연구가 그 어느 종교보다도 깊고, 오랜 탐구 성과를 갖고 있다. 스님은 마음 수행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회복시켜 주고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 주는 일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교가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정념 스님은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의 말을 인용하여, ‘헌신 없는 종교’는 사회악의 하나라고 규정한다.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면 종교인의 옷을 벗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종교인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종교인들로 인해 종교가 더욱 세속화되고 있고, 그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에서 멀어지도록 한, 즉 탈종교화 현상을 불러온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쓴 목소리를 낸다. 스님은 불교의 신도수가 급격히 하락하는 현실에 대한 처절한 위기의식 속에서 불교가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퇴우 정념 스님은?

정념 스님
정념 스님

1980년 탄허 큰스님 전법 제자인 만화 희찬 스님을 은사로 출가, 수계했다. 조계종 종립 중앙승가대를 졸업한 뒤, 1992년 오대산 상원사 주지를 맡아서 대중교화를 시작했다. 이후 현재까지 제4교구 본사인 오대산 월정사를 이끌면서 한국불교의 위상을 재정립중이다. 참선 수행을 중시하는 스님은 한암 스님의 자취가 서린 상원사 청량선원을 복원하였고, 2008년에는 월정사에 만월선원을 개원했으며, 또 일반인을 위해서 문수선원과 동림선원을 개원하여 오대산을 새로운 ‘선종산문’으로 만들었다. 중앙승가대 총동문회장, 동국대 이사, 불교 TV 이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거나 맡아서 한국불교 발전에 힘쓰고 있다.

 

 

한상권은?

한상권
한상권

동국대 신문방송대학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KBS 한국방송 공사 21기로 입사했다. 제16대 KBS 아나운서협회 회장(2011년 1월~2012년 12월), KBS 아나운서실 아나운서2부장(2014년 8월~2015년 12월),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 연구부장(2017년 8월~2018년 4월) 역임, 2014년 제41회 한국방송대상 아나운서상을 수상했다.

                
김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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