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언중언]`상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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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9-02-13 08:40 조회5,543회 댓글0건본문
지난해 국회에서 일명 `벵갈고양이 금지법'이 발의된 데 이어 이번에는 `살찐 고양이 조례'다. 부산시의회가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임원의 과도한 연봉을 방지하기 위해 임금 상한선을 정하는 조례안을 상정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되면 안 되는 탓이다. ▼하지만 동서고금 고양이는 인간의 반려자다. 동물심리학자 W. 엑스타인의 말이다. “태초에 신은 인간을 창조했다. 그런데 그 인간이 너무 나약해 보여 고양이를 선사했다.” 철학자 M. 몽테뉴가 자신의 반려 고양이를 소재로 쓴 `레미몽 세봉에 대한 사과'라는 에세이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내 고양이와 놀 때, 고양이로선 나와 놀고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걸 내가 어떻게 아는가.” 고양이의 관점에서 보는 인간세상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다산(茶山) 정약용이 지역 수령들에게 창고 관리 요령을 권했으니 벽돌을 쓸 것과 고양이 기르기였다. ▼조선시대, 세조가 등창을 치유코자 오대산에 들었다. 상원사를 찾아 법당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고양이가 나타나 세조의 옷자락을 물고 늘어져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법당을 탐색하니 자객이 숨어 있었다. 고양이로 인해 목숨을 부지한 세조는 상원사에 양묘전을 세우고 묘답(猫畓·고양이 논)과 묘전(猫田·고양이 밭)을 내렸다. 상원사 문수전에 오르는 계단 옆에 한 쌍의 `고양이 석상'이 세워진 연원이다. ▼월정사가 상원사 `고양이 석상'의 캐릭터 이름을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상냥'이다. 이 고양이 전설을 스토리텔링화해 두루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상냥해야 한다'고 배웠으니 상원사를 찾는 마음가짐, 발걸음이 그러하리라 믿는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주인공, 그 눈에 비친 인간세상은 결코 상냥하지 않으니 말이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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