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대산국립공원 초입에는 승려들이 마음을 비우기 위해 걸었던 아름다운 옛길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고요함과 여유로움 속에 일상의 지친 마음을 달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데요.
이상현 기자가 오대산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곧게 뻗은 전나무 숲 사이로 오솔길이 수줍게 고개를 내밉니다.
수령 300년이 넘은 전나무 1,000여 그루가 만들어 낸 풍경에서는 웅장함 마저 느껴집니다.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깊이 들이마시면 답답했던 마음도 금세 시원해집니다.
<김수리 / 서울특별시 성북구> "숲에 들어서니까 공기부터가 너무 다르고 날씨도 너무 좋고 푸르른 자연 보니까 눈도 맑아지는 느낌인 것 같아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느릿느릿 걷다 보면 침엽수에 둘러싸인 사찰을 마주하게 됩니다.
천년고찰 월정사에 들려 휴식을 취하며 깊이 간직했던 소원도 조심스럽게 꺼내 봅니다.
휴식도 잠시, 월정사를 빠져나와 조금 더 오르면 방금 전과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전나무 숲이 활기 넘치는 초록빛이었다면 이곳 선재길은 단풍나무가 서서히 옷을 갈아입으면서 은은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선재길은 신라시대부터 승려들이 머리를 식히고 참선하기 위해 걸었던 길입니다.
모두 9km 길이로 한쪽에는 계곡이 끝없이 이어져 고즈넉함을 더합니다.
이달 초 오대산에 첫 단풍이 시작돼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기에 제격입니다.
<박수연 /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국은 제 고향이라서 그런지 곳곳마다 물소리가 들리고 가서 손도 적실 수 있고 그러니까 (좋아요.)"
오대산은 오는 14일을 전후로 단풍이 절정에 달할 전망인데 이때가 되면 가을 산의 아름다움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