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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40년 만에 들려오는 탄허스님 육성법문(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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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3-12-05 13:13 조회1,5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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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 출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채 근 40여 년 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탄허스님의 육성 법문을 문자로 되살린 책 ‘탄허 스님의 선학강설’이 불광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책은 사투리와 구어체 등이 그대로 전해져 탄허스님(사진)의 어느 법문보다도 생생한 느낌을 준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채 근 40여 년 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탄허스님의 육성 법문을 문자로 되살린 책 ‘탄허 스님의 선학강설’이 불광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책은 사투리와 구어체 등이 그대로 전해져 탄허스님(사진)의 어느 법문보다도 생생한 느낌을 준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주역 논어 치문 서장 등
‘유불선 정신문화 큰 별’
탄허스님 주옥같은 강설

과거의 학문에서 듣는
삶의 방향과 인생 지혜
명문장으로 탄생하다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탄허스님 강설 · 이승훈 주석ㆍ월정사 후원/불광출판사)
“똘똘 뭉쳐서 한마디 최상봉만 주장하는 게 조사의 경지고, 이 산 전체를 주장하는 게 부처님 경지고 그런 거야.”

‘탄허(呑虛)’. ‘허공을 삼키다’라는 뜻의 법호 두 글자면 통했다. 당대 석학들도 이 법호를 찾아가 가르침을 구했다. 함석헌 선생은 동양사상을 묻고자 아침부터 대원암 일주문을 넘었고, 자타공인 천재 양주동 박사는 <장자>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오대산 월정사로 찾아갔다. 스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성철스님은 보름 동안 방산굴에 머물면서 학인 스님을 가르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국의 근현대사에서는 그 법호가 시대의 선각자로 통했다.

2023년 6월12일(음4.24)은 탄허스님(1913~1983)의 탄신 110주기이자 열반 40주기. 그동안 수많은 학술대회, 추모 다례재 그리고 수십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와 스님의 사상을 되새김질했다. 더러는 미래를 예측하는 예언가적 기질에, 더러는 동양사상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과 인생의 지혜에 주목했다. 그러나 이날 제4교구본사 월정사와 서울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서 봉정한 <탄허 스님의 선학 강설>은 살아생전 생생한 육성 법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 책은 근 40년간 수백 개의 테이프에 채록된 채 세상 빛을 보지 못한 탄허스님의 육성 법문을 되살렸다. 강설 중에 ‘간추린 법문’ 제목의 파일들을 녹취하고 주석을 달아 문자로 복원한 것이다. <주역>은 물론 <논어>, <맹자>, <도덕경> 등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여러 고전과 <치문>, <서장>, <선요>, <도서>의 핵심을 가르는 탄허스님의 강설을 5개의 장으로 나눠 수록했다.

구어와 사투리를 의미가 통하는 범위 안에서 가급적 채록해 탄허스님 말투와 강의의 현장감을 살렸다. 간혹 인용하는 출처 불명의 고전을 찾아 원고에 반영하고, 강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설화, 개념 등 1042개에 달하는 친절한 각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월정사를 비롯한 각 사찰 문도들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

“옛날엔 도학군자(道學君子)가 글 가르치고 돈 받는 법이 없어. 지금은 학교가 사회 교육 제도로 되어 가지고서 선생이 국가의 법으로서 모두 월급을 받게 되었지만, 옛날에 그 사회 교육 제도가 발달되기 전에 자기가 자기 사랑에 앉아서 글을 가르치고 그래서 돈 받는 건 거의 없어. 저 보라고 굶어 죽어도 안 받어. 그러니까 사제 간 의(義)가 그렇게 두텁지. 스승ㆍ제자의 의라는 것이 그렇게 두꺼운 거다. 부모와 임금과 스승과 똑같이 대접하는 거야.”(본문 146쪽)

“선(禪)에 대한 것은 <진심직설(眞心直說)>로부터 <간화결의론(看話決疑論)>, 교리에 대한 것은 <원돈성불론(圓頓成佛論)>에 구체적으로 다 밝혀놨다. 바로 불교개론이다. 그래서 그거 한 권만 읽으면은 불교 개략을 대강 뚫는다. 집(集)으로는 <영가집(永嘉集)>이 불교개론이다. <영가집> 그 하나만 볼 거 같으면은 선문의 종지와 팔만대장경 교리를 거의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거야.”(487~488쪽).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일러줄 명문장과 명료한 가르침이 책 곳곳에서 보석처럼 빛난다.

“탄허스님께서는 많은 가르침을 설하셨지만, 이제 세월이 지나 산일 되고 남은 것이 많지 않다. 또 옛 어른들의 정신인 ‘술이부작(述而不作)’ 관점을 계승하고 계셨기 때문에, 방대한 번역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생각을 적은 글은 많지 않다. 그런데 다행스럽게 가르침을 펴실 때, 일부 녹음된 자료가 있어 이것을 재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옛 어른을 추념하는 온당한 행위인 동시에 가치관이 혼란한 현대에 불교가 시대적 이정표를 제시해 줄 수 있는 필요한 행위라고 판단된다. 스님께서는 가셨지만, 한국불교를 위하는 깊은 헌신은 이제 이 책 속에 오롯이 남아 영원으로 살아있다.”(‘후원의 글’ 중에서).

김선두 선임기자 sdkim25@ibulgyo.com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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