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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쉼에서 지혜를 찾다. 사색 위한 열린 공간, 오대산 숲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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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9-12-20 12:21 조회5,1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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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당에서 스님과 함께 싱잉볼을 이용해 명상을 하는 모습.

 

 

풍요로운 오대산과 여유로운 남한강 오대천에 별빛, 달빛이 녹아내리고 소나무와 흰 구름은 바람의 빛깔이 되어 흩어진다. 고요하게, 그리고 차분히 홀로 앉아 있으면 내 안의 번뇌가 사라짐을 느낀다.

바쁜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은 항상 잠시나마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을 찾는다. 단순히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것이 아닌 사색과 명상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오대산은 민족의 영산으로 이 일대에는 국내 최고 힐링공간으로 평가 받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Odaesan Meditation Village, 옴뷔)이 있다. 2018년 개원한 이래로 1년이 흐른 지금, 옴뷔는 불교를 넘어 세상을 향해 열린 명상 공간으로 변모해 있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국립공원은 예로부터 맑은 기운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 자장율사부터 한암, 탄허 스님 등 선지식을 비롯한 고승들과 명필을 배출 한 것도 이 이유일 것이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의 전경. 오대산 국립공원 초입에 오대천을 낀 입지로 저절로 맑은 기운을 얻을 수 있다. 개인숙소 시설만 80곳으로 개인별 수행에 최적화 되어 있다.



오대산 맑은 기운 전하는 곳

 

이 국립공원 입구에 위치한 것이 바로 옴뷔다. 옴뷔(OMV)는 오대산(Odaesan), 명상(Meditation), 마을(Village)의 줄임말이다. ‘숲에서 쉬다’, ‘자연을 먹다’, ‘느리게 놀다’라는 세 가지 테마를 통해 우리나라 명상, 힐링 플랫폼을 주창하며 세워졌다.

다른 명상마을과 명상원과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옴뷔는 명상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겪어본 다른 명상마을의 경우 간화선과 위빠사나를 비롯한 불교수행과 현대화된 명상 한가지만을 주된 수행으로 커리큘럼이 짜여 있고, 제반 시설이 맞춰 세워져 있었다. 수용 가능한 수행인원 또한 차이가 있다. 일반의 명상원은 1:1지도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반면 옴뷔의 경우 여러 가지 수행을 자율적으로 하는 플랫폼 역할과 개별 지도가 함께 병행되는 구조로 많은 명상팀이 동시에 각자의 수행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옴뷔는 그야말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명상 수행을 모두 할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옴뷔는 수행 뿐만 아니라 단순한 쉼의 공간으로도 가꿔져 있는 곳이다. 명상에 대한 열기가 높아졌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명상 자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약한 지금, 옴뷔는 그야말로 ‘불교명상’이라는 전선에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최전선으로도 느껴졌다.



각 프로그램 마다 충분한 휴식 제공

옴뷔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매일 아침 7시부터 진행되는 아침명상을 시작으로 명상 프로그램이 오전 10시부터 진행된다. 저녁 7시면 치유요가를 비롯해 치유 프로그램도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주말에는 명상법회도 진행된다. 토요일 4시부터는 경청명상과 일요일 오전에는 걷기명상 및 스님들과 함께하는 명상법회도 열린다. 명상법회 때는 월정사 스님들이 지도법사로 함께 참여함은 물론이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강제성이 없다. 휴식을 통해 개인이 숙소에서 독서를 하거나 가족 단위로 잠시 쉬었다 가도 되는 것이 바로 옴뷔다.

취재를 위해 옴뷔의 한 숙소를 찾았을 때 문을 열고 반긴 것은 한 직장인이었다. 잠시 머리를 쉬고 독서를 하기 위해 옴뷔에 왔다는 그의 말에서 옴뷔가 가진 마음쉼터로서의 면목을 살필 수 있었다.


개인실에는 작은 명상공간이 마련돼 있다. 좌선·독서 등 자유롭게 사용하는 공간이다.

 

 

개인·자율수행이 장점, 플랫폼 기능

 

사실 이러한 옴뷔가 탄생하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있었다. 2014년 첫 착공 이후 5년간의 기간을 거쳐 준비했다. 99,174㎡에 9,917㎡의 건평으로 100실 규모의 거대한 명상마을이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스님들과 불자, 그리고 명상열기가 일기를 바라는 이들의 열정이 녹아 있다.

자연 힐링·자율 수행… 자유 속 마음 쉼 저절로

명상 열린 플랫폼 지향
간화선·위빠사나 등 자율
전문 상담도 함께 진행해
외부 명상 단체 참여 활발
1년간 1만여 명 다녀가

인문학·불교학 접합 터전
웰컴센터는 북카페 활용
채식조리, 건강강좌 개최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 구성
쉬며 사색 갖기 알맞춤

그런 열정의 공간을 과감하게 일반인들의 휴식공간으로 내놓은 월정사의 결정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불사 비용을 감내하며 이런 마음쉼터를 플랫폼 형식으로 내놓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옴뷔 교육국장 선공 스님은 “사실 불교계 내에서는 다양한 수행법을 통한 명상법이 알려져 있는 상태지만, 일반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차 아예 모르는 상황에서 찾아오곤 한다. 이들을 위해 혼자 잠시 떠나서, 혹은 아무것도 모르고 와도 그냥 몸만 와도 되도록 하는 곳이 옴뷔”라고 소개했다.

스님은 “각종 명상과 요가 수업의 경우에도 이른바 초심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심화과정보다는 기초과정을 통해 점점 명상수행의 장점을 느끼고 이들이 생활에서도 명상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침 하에 옴뷔는 개인수행에 맞춰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물론 대규모 인원이 함께 수행하는 동림선원이 메인수행홀로 있지만 모든 숙소마다 작은 명상실을 배정했다. 이런 개인 수행이 되는 숙소가 총 80곳에 달한다. 숙소 내에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일반인들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기에 앞선 직장인의 사례처럼 휴식을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이런 장점 속에서 개원한지 1년 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불교명상단체를 비롯해 수행자들이 이 곳을 주 수행공간, 혹은 대형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삼고 있다. 그 결과는 연간 1만여 명의 내방객, 한달 평균 800여 명의 예약인원으로도 드러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만난 관계자들도 옴뷔의 플랫폼 역할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서은정 한국명상심리연구원 팀장은 11월 말 서광 스님을 지도법사로 하는 명상수행 프로그램을 옴뷔에서 진행했다. 이 명상 프로그램에는 80여 명의 불자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서 팀장은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은 일단 외부에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요. 또 다목적의 명상홀과 함께 개인수행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에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메인명상홀에서 진행되는 다도교육. 명상 수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문교육이 진행된다.

 

 

인문학 요람으로도 발전

 

옴뷔는 불교명상 보급의 최전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인문학 보급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에서는 명상을 통한 힐링 뿐만 아니라 독서와 차 등을 통한 다양한 문화생활도 영위할 수 있다.

먼저 ‘비움채’로 이름 붙여진 ‘웰컴센터’에는 북카페가 있다. 또 태백산맥, 아리랑 등의 저서로 한국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조정래 작가가 명예촌장으로 인문학 지혜를 나누는 ‘조정래 문학관’도 위치한다.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웰컴 센터에 들어서면 하나의 카페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쪽에 꽂힌 <명상, 지혜를 논하다>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순간> 등을 입소와 함께 빌려 읽을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오대산 자연명상마을 맞은편에는 오대산사 박물관마을이 함께 조성돼 있으며 왕조실록의궤박물관, 성보박물관, 한강 시원지체험관 등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문화체험 및 견학도 할 수 있다.

주말마다 재능나눔 특강도 다채롭게 열린다. ‘뇌세포 재활 및 치매 예방’ ‘스트레스 경감을 위한 생활수행’ 등 명상과 다소 거리가 있더라도 삶에 도움이 되는 강연이 이어진다. 문화재 타임랩스, 착한음식 쿠킹클라스, 전통다도체험 등 불교문화재, 사찰음식과 관련된 인문강좌도 이어진다.



새해에는 삶에 잠시 쉼을 주는 것이 어떨까

그 무엇보다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은 자연과 함께 살아 숨쉬는 삶의 방식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식사 장소인 ‘수피다’는 모든 생명에 대한 감사와 건강한 삶을 기도하며 만들어진 채식단을 제공하는 웰빙식당이다. 오대천을 바라보며 조용히 힐링을 할 수 있는 ‘성적당(惺寂堂)’에 앉아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깨끗해 짐을 느낄 수 있다.

옴뷔 원장 인광 스님은 “쉼을 통해 우리의 삶을 뒤돌아 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마음의 알아차림도 마음의 쉼에서 일어나기에 쉼이란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며 “옴뷔에서 자연과 인문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스스로에게 ‘쉼’을 선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해 동안 마음쉼터를 진행하며 진정으로 마음을 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일었던 찰나 옴뷔에서의 경험은 마음의 쉼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다가오는 새해, 어떤 수행이나 명상이란 굴레 조차 벗어던지고 조용히 사색을 통해 마음을 쉴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기를 바라며 옴뷔를 나섰다. <끝>

출처 : 현대불교신문(http://www.hyunbu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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