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불교신문이 만난 사람] 고광록 제4교구신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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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0-10-27 19:31 조회3,283회 댓글0건본문
“‘젊은 불교’ 위해 인터넷과 동영상 적극 활용 해야죠”
1995년 강릉서 변호사 첫 발
지인 추천으로 찾은 용연사서
불교와 본격적인 인연 맺어
7월11일 4교구신도회장 취임
신도회장답게 불교공부 진력
말사·교구·중앙 신도회 잇는
체계적인 신도조직 정립 노력
“월정사 유무형 자산 활용한
동영상 제작해 포교나설 터”
지난 7월 제4교구신도회장으로 취임한 고광록 법무법인 율곡 대표변호사는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며 불심을 증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일상생활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불교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를 피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급속도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때는 법회 등 각종 모임을 중단하고 심지어 산문까지 폐쇄하기도 했다. 이같은 선제적 조치를 통한 이웃종교와 달리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이바지했다. 아울러 좁은 법당에서 옹기종기 맞대고 앉아 기도하고 법문을 듣는 기존의 신행패턴에서 벗어나 비대면 온라인 법회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유튜브 불교대학 운영, 인증샷을 통한 신행 독려 등 새로운 신행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 7월11일 제4교구신도회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한 고광록 법무법인 율곡 대표변호사는 비대면 온라인포교를 펼쳐 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9월22일 율곡 집무실에서 만난 고광록 회장은 인터뷰 직후 곧바로 강릉원주대 산학협력관으로 이동해 실무회의를 열었다. 일반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동영상을 제작하기 위한 실무회의에 동참하기 위함이었다.
고광록 회장의 취임 일성은 ‘젊은 불교’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면 포교활동이나 조직강화사업 등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위기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이를 위해 고 회장은 ‘인터넷’ ‘동영상’ ‘유튜브’ 등의 방편에 주목했다. 강릉의 대표 축제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를 지난 6월 인터넷을 통해 성공리에 개최하는 것을 지켜본 고 회장은 불교계에서도 이같은 방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강릉단오제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강릉단오제로 전환한 뒤 수많은 행사를 인터넷 생중계하고 신주미 봉정 릴레이, 영산홍 챌린지 등을 통해 쌍방향 소통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월정사도 ‘오대산 문화축전’을 올해는 ‘오대산 문화포럼’으로 전환한 뒤 ‘월정사TV’ 등을 통해 비대면 생중계 했다.
이에 고 회장은 제4교구신도회도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 비대면 포교활동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고 회장은 그 첫걸음으로 불자는 물론 일반인 누구나, 특히 젊은이들이 불교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불교 동영상 제작에 착수했다. 강릉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불교 성향의 동영상 전문가와 작가들과 의기투합함으로써 여느 신도회에서 선보이지 못했던 랩과 난타, 플래시몹 등을 가미한 동영상을 잇따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월정사와 오대산이 간직하고 있는 빼어난 자연 및 수행환경은 물론 월정사와 더불어 오대산이 품고 있는 역사·문화자산을 스토리텔링으로 담아낸 동영상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자장율사가 창건한 오대성지 월정사는 <삼국유사>에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절로 손꼽힐 만큼 다양한 자산을 갖고 있지요. 또한 한암·탄허스님 등 근현대 선지식과 학승을 많이 배출했지요. 주지 정념스님은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직접 진두지휘하시고 계시고 젊은 스님들은 열심히 공부하면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계십니다. 이같은 월정사와 오대산이 간직한 다양한 인적, 물적 자산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중심이 돼 수년째 전국적으로 시행중인 행복바라미 캠페인도 인터넷시대에 맞춰 불자는 물론 지역민과 함께 하는 축제 형식의 캠페인으로 승화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중앙신도회가 코로나19로 행복바라미 캠페인을 취소함으로써 4교구신도회도 부득이하게 행사를 취소했지만 내년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상시적인 캠페인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젊은이들에게 불교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한다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바라미 캠페인도 불자 중심으로만 진행돼서는 안 되지요. 유튜브가 대세인 시대인 만큼 1700년 한국불교가 갖고 있는 유무형 자산을 쉽게 풀어내 전달함으로써 비종교인, 특히 젊은이들이 불교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다함께 불교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다가갈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고 회장은 말사와 교구, 중앙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신도회 조직으로 정립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80여 개 말사를 갖고 있는 4교구에 신도회가 꾸려진 사찰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하지만 현직 변호사로서 바쁜 일정을 쪼개서라도 임기 동안 조금이라도 더 많은 말사 신도회를 구성시켜 나가고 소통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선 사찰 신도들을 규합해 말사신도회를 만들고, 말사신도회가 합쳐져 탄탄한 교구신도회를 구축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교구신도회가 모여 중앙신도회가 돼야 하는 게 당연한데도 그렇지 못한 현실이라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간부만 있고 신도는 없는, 즉 머리만 있고 몸통과 팔다리가 없는 기형적인 신도 조직으로는 아무것도 못하지요.”
고 회장은 집에서 틈나는 대로 조계종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수지 독송하고 있다. 1988년 1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스님이 매일 찾아와 독송했던 금강경의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 했지만 독경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고 회고했다. 독실한 불자인 어머니를 통해 유년시절부터 자연스레 불교와 접한 고 회장은 고시생 시절 여러 절에서 공부하면서 머리를 식힐 때마다 불교경전을 읽으며 불교에 조금씩 다가갔다.
고 회장은 1995년 강릉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지역의 대표적인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로 손꼽히고 있다. 이듬해인 1996년 지역에서 불교 일을 하던 한 지인의 소개로 찾게 된 용연사에서 인보스님(현 영월 금몽암 주지)을 만나면서 불교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됐다. 동진 출가한 인보스님은 늘 그를 편하게 대했고 ‘섬광’이라는 법명도 전하며 불심을 돈독히 쌓도록 이끌었다.
고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경전 구절은 금강경의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 구절이다. 수없이 금강경을 읽었지만 최근에서야 그 뜻을 이해함으로써 지인과의 갈등 문제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각종 모임에서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하다가는 왕따 되기 십상이지만 고 회장은 이같은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불교를 믿으며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건넨다고 밝혔다. 혹시나 불교로 편향될 수 있다는 생각에 성경도 한번씩 읽고 있지만 불교를 접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지고 고민 또한 해결돼 불교 공부에 소홀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강릉지역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제 속마음에서는 은연중에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도 있었더군요. 그러다보니 나는 상대에게 잘 해줬는데 그가 나에게 섭섭하게 대한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힘들었습니다. 4교구신도회장으로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불교경전을 최대한 많이 보려고 노력하다보니깐 뒤늦게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구절의 참된 의미를 알게 됐어요. 이를 통해 그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한 지인과의 문제도 말끔하게 해소됐어요.”
강릉=박인탁 기자
고광록 회장이 불교 동영상 제작을 위해 가진 실무회의 모습.
■ 고광록 회장은
1961년 강릉에서 태어난 고광록 제4교구신도회장은 강릉고를 거쳐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5년 3월부터 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현재 법무법인 율곡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고 회장은 강릉시 사회갈등조정위원장, 강릉시 문화재단 이사, 강릉자원봉사센터 감사, 강릉경찰서 교정협의회 위원, 한국기원 감사 등 강릉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대사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강릉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강릉경찰서 경찰발전위원장, 강릉교도소 교화위원, 강릉시야구협회장 등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같은 활발한 지역활동 공을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해 법무부장관, 행안부장관, 강원도지사, 경찰청장 등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고 회장은 독실한 어머니를 따라 불교와 인연을 맺은 뒤 사찰에서 고시 공부하며 불교경전을 공부하기도 했다. 1996년부터 강릉 용연사를 재적사찰로 신행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7월11일 제4교구신도회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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