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월정사 전나무길, 선재길…눈길 밟으며 만난 순백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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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1-01-29 08:29 조회3,215회 댓글0건본문
1㎞ 남짓 고요한 전나무 숲길
수도승 오가던 비밀스런 선재길
뽀드득거리는 눈길 밟으며
사색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
수도승 오가던 비밀스런 선재길
뽀드득거리는 눈길 밟으며
사색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
겨울 서정 1번지 전나무 숲길
평창 여행의 백미는 역시 오대산이다.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개 봉우리 아래 월정사, 상원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찰을 품고 있는 산이다. 오대산은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전국을 순례하다가 당나라 오대산과 산세가 비슷하다며 붙여준 이름이다. 비로봉에서 평창 쪽으로 내려가는 오대산 지구와 계방산 지구는 부드러운 흙산으로, 산수가 아름답고 문화 유적이 많다.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사찰로 향하는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전나무 숲길을 넘어 당도한 월정사는 생각보다 소박하다. 위압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간결하면서도 담담한 절집이다. 사찰 안에 품은 보물들이 많아서일까. 화강암으로 만든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은 고려시대 최고의 석탑으로 손꼽힌다. 전신이 날씬하게 위로 솟은 모양에, 윗부분의 금동 장식이 기품을 더한다. 탑 앞에 두 손을 모으고 공양하는 자세로 무릎을 꿇은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의 매력적인 미소가 인상적이다.
깨달음 찾아 떠나는 선재길 산책
선재길 끝에 있는 상원사는 월정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신라 신문왕 시절 보천·효명 두 왕자는 불법에 뜻을 품고 오대산으로 들어갔다. 형 보천은 진여원이라는 이름의 암자를 짓고 수도했고, 동생 효명은 북대 자리에 암자를 짓고 수도 정진했다. 두 왕자가 모두 출가하자 신문왕은 사람을 보내 형제에게 왕위를 이어줄 것을 간청했다. 보천은 끝내 거절했고 동생 효명이 왕위를 계승했다. 보천이 기거하던 진여원이 지금의 상원사다. 선재길은 상원사에서 끝나지만, 상원사의 산내 암자인 적멸보궁(보물 제1995호)까지 만나야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은 작은 불당과 사리탑이 전부지만 부처님의 흔적을 느끼고 싶은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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