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불기 2565년 신년 특집]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포교 모범사찰 어디 어디 있나?
페이지 정보
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0-12-31 12:05 조회6,738회 댓글0건본문
“부처님 가르침 배우고 스님들 재미난 소식도 접해요”
코로나 장기화로 지친 심신
왕초보 유튜버 스님들이
만드는 온라인 콘텐츠로 힐링
평소 만나기 어려운 스님도
클릭 한 번으로 법문들으며
각자 개인 공간서 신행생활
시대코드 맞는 콘텐츠 개발
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
몸을 다스려 마음까지 치유하는 오대산 수행요가를 선보이고 있는 주지 정념스님.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불자들의 신행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코로나 장기화로 주요 법회 날이나 일요일이면 한자리에 모여 스님과 함께 대규모 법회와 의식을 올리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한 동안 사찰 산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전국 사찰 곳곳에서 신도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신행 활동을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온라인 포교로 발 빠른 대응에 나선 주요 사찰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코로나 사태를 온몸으로 맞이한 해인총림 해인사는 산중 사찰로서의 신비로운 고찰 이미지를 깨고, 불교의 무궁무진한 전통불교문화를 소재로 대중들에게 다가갔다.
지난해 초 영남권 사찰 가운데 처음으로 산문을 폐쇄한 해인총림은 사찰에 오지 못하는 불자들을 위해 유튜브 해인사TV를 개설하고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포교를 시작했다. 스님들 법문과 사찰 주요 행사, 해인사TV에서만 볼 수 있는 대중 스님들의 소소하고 재미난 이야기 등의 풍부한 콘텐츠를 앞세워 지금은 인기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왕초보 유튜버 스님들이 만드는 해인사TV는 개시 10여 일 만에 1000여명이 구독을 신청했으며, 현재 1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최근에도 동지 팥죽에 들어갈 새알심 빚기, 사중의 전 대중 스님과 신도들이 배추 5000포기로 김장을 담그는 모습 등 일반에선 보기 힘든 신선한 내용을 대방출했다.
주옥같은 스님들 법문도 좋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주지 현응스님은 비로자나 광명기도법회에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혜안을 제시했다. “광명기도를 봉행하는 속에서 나와 가족 그리고 사회 전체를 살펴야 한다. 인생살이에서 한계와 장애가 많지만 이런 속에서 지혜와 자비를 펼쳐야 한다. 불자들은 신심과 기도로 잘 극복해 나가고, 자비광명의 지혜에 불을 밝히시라. 남을 배려하고 협력하는 힘을 기르고 마음은 젊게, 복을 베푸는 생활을 실천하길 바란다.” 평소 친견하기 어려운 방장 원각스님과 산중 원로 스님들의 법문도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클릭 한 번이면 접속해 들을 수 있다.
통도사 또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모든 대중 법석을 홈페이지 영상 법회로 대체했다. 통도사는 코로나 사태 초기 확진자가 대거 나온 직후부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법회 지침’을 발표하고 모든 대중 법회를 온라인 영상 법회로 대체했다. 온라인을 통해 기도 접수를 권장하는 한편, 접수한 법회의 불광과 축원, 회향 시식 전 과정을 녹화해 홈페이지에 게시, 각 가정에서 법회에 동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매년 수만의 대중의 운집한 가운데 진행해오던 화엄산림대법회도 코로나 전염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올해 처음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주지 현문스님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불지종가로 사회적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결정하게됐다”며 “통도사 사부대중의 마음을 모아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길 발원하겠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는 월정사도 올 1월 월정사TV를 개국하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채로운 소식을 퍼 날리고 있다. 새벽과 저녁에 ‘불꽃 속에 피는 연꽃’이라는 실시간 명상프로그램을 중계하는 것은 물론 선공스님의 걷기명상, 월정사 산중 배추 운력, 상원사 광명진언 철야법회, 생활 속의 일과 수행 등 다양한 사중 소식과 불교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6월에는 ‘2020 오대산 선재길 명상 축제’를 월정사TV로 실시간 중계하여 비대면 축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콕 박혀 생활하는 집콕족을 위해 주지 정념스님은 ‘집에서 함께 힐링해요’라는 제목으로 요가수련을 선보이기도 했다. 주지 스님을 따라 천천히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지친 마음도 힐링이 된다. 몸을 다스려 마음까지 치유하는 오대산 수행요가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참선에 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정념스님은 9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더욱 편리해진 초연결 문화 속에서 온라인, 온택트, 비대면이 일상에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그동안 유지해온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모든 기성의 영역이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라인 문화를 활용하면서 오프라인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불교와 사찰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온라인으로 수행하고 기도하는 방법을 실행하면서 산사에 직접 와서 재충전하고 정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도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법문을 듣는 전통적인 법회 자체가 위축되는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실시간 법회로 슬기로운 신행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조계사청년회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미래세대 포교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도 유튜브 포교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미 5년 전 온라인 포교를 시작한 대관음사는 현재 6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할 정도로 비대면 포교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도 온라인 법회로 신도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있다. 경전을 함께 독송하고 법문을 하며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고 있다.
각자 공간에서 수행하는 불자들을 위해 온라인 비대면으로 지도점검해 주는 활동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재가불자 교육을 이끌어 온 불교인재원은 온라인 생활참선 지도에 나섰다. ‘생활참선 공부’ 네이버 카페를 통해 각자 공간에서 불교와 참선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하며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과정을 알려줬다. 라이브 방송으로 즉석에서 질문도 받고, 복습용 영상도 게재해 공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는 등 사람들의 생활공간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함에 따라 한국불교도 사회 변화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새로운 신행과 전법 활동을 위한 교육과 로드맵의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시대코드에 맞는 진리와 프로그램 개발도 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불교신문3642호/2021년1월1일자]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