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민병희
도교육감 |
바쁘게 달려온 두 해입니다. 마른 논으로 흘러들어가 여러 생명을 키워내는 봇도랑, 뿌리로 스며들어 풀과 나무를 성큼 자라게 하는 여름의 빗물, 이마에 흐른 땀을 식혀주어 힘을 돋워주는 한 줄기 바람.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함께 일구어 온 노력들을 저는 이렇게 비유하고 싶습니다.
취임 초에는 새 생명이 태어나느라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상한 눈빛과 환한 웃음, 따뜻한 손길로 함께 해주신 도민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2년, 교사들이 학생에 보다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교무행정사 제도와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 ‘치유’와 ‘돌봄’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는 ‘나·우리 교육과정’ 등은 이제 전국에 손꼽히는 모범 사례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친환경 급식 지원과 고교평준화, 행복더하기학교 등은 학생들을 행복한 배움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교육기부와 방과후 학교, 교육복지사업과 함께 농산어촌의 미래가 달린 ‘작은학교 희망만들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공고히 하였습니다. 여러 교육주체들을 찾아가 그 분들의 말씀에도 귀 기울여 왔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참여’와 ‘소통’, ‘나눔’과 ‘배려’의 교육문화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농부를 옛날에는 ‘여름지기’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열매를 맺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열매는 소중한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귀한 씨앗이면서, 동시에 다른 목숨들이 먹고 살아가는 소중한 양식이 됩니다. 그리고 이 열매가 제대로 맺힐 수 있도록 가꾸고 지키는 사람이 바로 여름지기입니다. 이 여름지기의 모습, 바로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지금보다 더 힘을 내겠습니다. 도민들과 약속한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년은 ‘강원교육이 나아갈 공감대를 널리 넓히고 함께 길을 찾는 일’이었다면, 앞으로 2년은 ‘이 꿈을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학생의 삶에 힘과 기쁨이 되는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이며,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지 끝없이 탐구하는 가운데 학교 교실 현장에서 구체적 실천으로 옮겨 나가야 합니다. ‘혁신학교’를 넘어 ‘학교혁신’을 이루어내는 강원교육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반값 대학등록금 등 교육의 공공성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평생교육의 시대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기존의 학력관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들을 모아 우리는 학교 현장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오대산 월정사 아래 시원하게 펼쳐진 전나무 숲을 가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다른 나무들과 달리 하늘을 향해 곧게 자란 전나무들은 작은 바람에도 쉽게 휘청거려 제대로 크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대산의 이 전나무들은 센 바람에도 굳게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적당한 간격을 두고 무리를 이루어 어려움들을 함께 이겨 내왔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강직하게 곧은 모습으로 우뚝 서서,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전나무들. 시원하게 펼쳐진 오대산 전나무 숲을 보면, ‘함께 한다는 것’, ‘함께 하는 교육’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오랜 목마름을 해결하고 새로운 희망에 한껏 들떠있는 풀과 나무들을 보며,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가 아름답고 희망적이라는 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힘은 우리 마음으로부터 온다’는 말처럼 우리 아이들을 위하는 열정 어린 마음으로 참된 교육의 꿈을 이루어가겠습니다. 그것이 길이고 희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