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시론]도덕과 예로 다스리는 성인군자의 정치(강원일보)201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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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08-08 09:53 조회10,232회 댓글0건본문
[수요 시론]도덕과 예로 다스리는 성인군자의 정치
대통령 선거가 4개월 정도 남았다. 옛날 오대산 월정사 조실 탄허 큰스님께서 지도자를 선출할 때 늘상 하던 말씀이 기억난다. 자고로 현명한 지도자는 만민의 총명을 모아 자기의 총명으로 만들어 국정에 반영하는 법이다. 아무리 한 사람이 밝다 해도 만민의 총명을 모은 것보다 더 밝지는 못한 법이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도(道)가 없으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도는 시공이 끊어져 욕심이 없는 상태다. 이러한 이치를 알아 각 분야에서 도(道)를 실천할 때 올바른 정치가 나온다. 금번 대권의 지도자가 다음과 같이 하였으면 생각해본다. 첫 번째,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 점검이다. 옛날 중국에 송조 육군자 중의 하나인 사마온공은 어린 시절에 그의 친구 한 사람이 실족하여 장독간에 빠져 죽게 되자 모든 친구가 울부짖으면서 살려 달라고 부모님을 찾아 흩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사마온공만은 장독 옆에 있던 장돌을 들어 장독을 깨고 친구를 구했다는 옛날 고사를 들어 국가를 관리, 운영하는 지도자는 위트, 기지와 지혜로 그 나라가 처한 위기관리 능력을 항상 점검해야 된다고 강조하였다. 두 번째는 국가의 분배와 나눔경제이다. 옛날 노나라 정승이 공자에게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먹을 게 적어 걱정입니다.”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답했다. “적은 것은 걱정 말고 먼저 공평하게 분배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십시오.” 이 말은 곧 한 사람만 소득이 높아서는 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게 춥고 배고픈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한 사람이 1백만 명의 먹을 것을 지니고 있다면 이것은 정치 부재의 사회임에 틀림없다. 세 번째, 국가 지도자의 결심과 결단력이다. 국가 지도자의 마음과 결심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의 반복 속에서 성취되는 것이다. 그 시대 그 상황 속에서 국가 지도자의 결심과 결단의 판단력이 중요한 것이다. 네 번째, 제5경제인 종교의 발전이다. 정부는 언제인가 사회 정화를 제2경제라고 일컬었다. 제1경제는 돈벌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제3경제는 인간이 돈으로만 살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필요한 윤리다. 윤리가 바로 서려면 철학이 필요하다. 철학은 제4경제고, 철학 위에 종교가 있다. 이런 까닭에 종교는 제5경제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제1경제가 발전한다고 해도 제2, 3, 4, 5경제가 발전하지 못한다면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치가 국민의 의사를 묵살하고 권력 쟁취에 휘말려 싸우는 것은 귀신 혓바닥 장난보다 못한 짓이다. 정치의 본질은 그렇게 더러운 곳에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는 정치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종교의 본질은 이론도 아니요, 조직도 아니요, 권력도 아니다. 다만 실천이 수반된 인격 완성에 있다. 다섯 번째, 성인군자의 정치를 원한다. 무릇 고기는 강호 속에 있으면서 서로 존재를 잊고, 사람은 도술에 있으면서 서로간의 존재를 잊는다. 고기를 잡아다 놓고 물을 조금씩 부어 주면 목마른 것을 적셔 주는 고마움을 알지만, 강이나 호수에 놓아두면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 완전히 잊어버린다. 산소가 부족하면 숨쉬기 힘들어 공기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러나 맑은 공기 속에서는 공기의 소중함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백성은 도덕 정치 안에서는 평안하여 감사하는 마음조차 잊게 된다. 진정한 정치란 감사의 정마저 완전히 잊어버리게 하는 경지인 것이다. 정치는 세속을 다스리는 것이고, 법(法)과 정(情)으로 사는 사람을 다스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공자는 `논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법과 형벌로 다스린다면 백성이 죄짓는 것은 근근이 면할 수 있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러나 도덕과 예로 다스린다면 백성이 잘못했을 때 양심의 가책을 받아 스스로 개과천선하게 된다.” 이는 세속 정치와 성인군자의 정치를 견주어 말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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