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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心의 방아쇠 뒤엔 어머니의 기도가”(불교닷컴)20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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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07-31 09:41 조회11,1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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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心의 방아쇠 뒤엔 어머니의 기도가”
[인터뷰]한국에 첫 금메달 안겨준 불자 진종오 선수 가족
2012년 07월 30일 (월) 15:45:33 조현성 기자 cetana@gmail.com

2012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 10발 가운데 한 발이 남았다. 런던왕립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 침묵이 흘렀다.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도 숨죽였다.

20여 초가 지나고 1사로에 선 진종오가 방아쇠를 당겼다. 경기장 관중이 환호했다. 대한민국이 환호했다. 불자 진종오가 28일 오후 11시 50분 대한민국에 2012 런던올림픽의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올림픽 역사상 사격에서 10번째, 진종오 선수 개인으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은 두 번째 금메달이다.

춘천 남산면 진종오 선수의 집에서는 이날 밤늦게까지 환호성이 끊이지 않았다. 진 선수의 아버지 진재호(64) 씨와 박숙자(61) 씨는 아들의 금메달 소식에 바로 전화를 들었다. 아들의 전화는 꺼져있었다.

새벽 2시께 집으로 전화가 왔다. 진종오 선수였다.
“엄마? 집이야? 난 엄마가 절에 있을 줄 알았는데.”
“아들. 엄마가 오늘도 절에 있겠니. 아들 경기 봐야지. 절에는 어제, 그제 다녀왔지.”

   
▲ 아들의 금메달 소식에 환하게 웃고 있는 진종오 선수의 부모님.

진 선수의 어머니는 아들이 경기할 때면 늘 절을 찾았다. 1남 2녀 가운데 막내인 진 선수를 절에서 기도해 낳았기에, 으레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면 부처님을 찾았다. 어머니는 집 춘천에서도 가깝지 않은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에서 주로 기도를 했다.

10여 년 전부터는 가까운 천태종 춘천 삼운사에 등공양을 올렸다. 이 같은 인연으로 29일 춘천 삼운사에서는 진종오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는 특별법회를 봉행했다.

어머니는 “부처님 전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우리 종오 좋은 점수 나오게 해 달라. 실력발휘를 제대로 해 달라. 건강하게 해 달라. 런던올림픽 기간 건강하고 태극기 1등으로 올라가게 해 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별한) 영험은 없었다”는 것이 어머니의 설명이다.

   
▲ 춘천 남산면 진종오 선수 본가에는 진 선수가 그동안 따온 메달과 상장들이 가득 걸려있다.

어머니는 “기도를 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그냥 부처님께 의지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운이 있다고 하잖아요? 박태환 선수는 완벽하고 훌륭한 선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본인의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해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어요. 없는 실력을 있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진 선수의 어머니는 아들의 결승전을 보며 누구보다도 크게 마음을 졸였다.
진종오 선수는 결승전에서 처음 다섯 발은 10점대를 쏘며 선전했다. 그러나 이후 네 발 연속 9점대에 그쳤기 때문에 자칫하면 역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어머니는 누구보다 간절하게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어머니의 간곡한 바람 때문이었을까. 아들이 마지막 당긴 방아쇠는 10.8점을 얻었다. 만점(10.9점)에 단 0.1점 모자란 만점이었다. 금메달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진종오 선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격은 ‘한 발’이다. 지금 쏘는 한 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것이 사격이다”라고 말했다. 진 선수의 스마트폰의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에는 ‘진공묘유(眞空妙有; 텅 비우면 오묘한 일이 일어난다)’라고 쓰여 있다.

마음을 비우고 매 순간, 지금 최선을 다하라는 선사의 가르침을 진 선수는 사격장에서 실천하고 있던 것이다.

이는 남다른 신심을 갖고 늘 아들을 위해 기도하던 어머니의 가르침이었다. 어머니 박 씨는 항상 진 선수에게 “마음을 비워라.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가르쳤다. 런던올림픽에 아들을 보내면서도 어머니는 손목에 단주를 채워주며 이 당부를 잊지 않았다.

어머니는 “힘들 때는 마음이 도무지 비워지지 않고 스스로 힘들다. 그럴 때면 부처님을 찾는다. 기도를 가면 마음이 텅 비어져 편해진다”면서 “아들에게도 이 같은 경험을 전했다. 종오가 욕심 없이 마음을 비운 것이 금메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춘천 남산면 진종오 선수 집에는 태극기가 걸려있다.

진종오 선수는 중학교 3학년 때 사격을 시작했다. 선수들이 보통 중학교 1학년 때 사격을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늦은 출발이다.

아버지는 하나뿐인 아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 마음과 다르게 공부를 싫어했다. 그런 아들이 고등학교에 진학을 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공부는 안되겠다 싶어 다른 것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장난감 총을 많이 갖고 놀던 아들에게 “사격을 하겠냐”고 물었다. 아들은 흔쾌히 “좋다”고 답했다.

남들보다 시작이 늦었던 진종오 선수는 남보다 몇 배 더 연습했다.

아버지 진 씨는 “종오가 기본기를 닦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선배들이 하는 것을 보고 남 몰래 연습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며 “겨울에는 얼음물을 깨고 들어가는 고된 훈련도 꾹 참아냈다. 양쪽 쇄골뼈를 심하게 다친 적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종오는 참을성이 많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집념이 강한 아들이었다”며 대견스러워했다.

진종오 선수의 아버지ㆍ어머니는 “아들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는 출전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기뻤다. 은메달 딴 것만으로도 한없이 기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니 금메달 욕심이 생기더라”며 “5일 있을 50m 권총 경기는 마음 편하게 볼 수 있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춘천=조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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