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의궤 오대산 사고본(이하 오대산 사고본)을 월정사로 환지본처하기 위한 국회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대산 사고본의 환지본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2월 14일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제안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위궤 제자리 찾기를 위한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 설립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해당 결의안은 여야 의원들이 발의했던 ‘오대산 사고본 제자리찾기 촉구 결의안(이광재 의원 등 63인)’·‘오대산 사고본 환지본처를 위한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 설립 촉구 결의안(이채익 의원 등 31인)’을 병합한 것으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 2월 10일 전체 회의에서 두 결의안을 병합해 본회의에 상정키로 결의한 바 있다.
본회의를 통과한 결의안은 오대산 사고본의 환지본처의 당위성과 이를 위한 방안으로 국립조선왕조실록전시관 설립 촉구를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국회는 결의안에서 “오대산 사고본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무단 반출되는 고난을 겪다가 어렵게 국내에 환수됐으나, 원봉안처인 오대산이 아닌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고 있어 불교계와 강원도민들을 중심으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의 오대산 봉안’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면서 “국회는 ‘문화재는 본래 자리에 있을 때 제 기능을 발휘하고 그 가치를 지닌다’는 근원적인 대명제 아래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 중인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원봉안처인 오대산에 즉각 봉안되도록 우리 정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유문화재의 국가관리 원칙’을 고수하는 문화재청과 ‘오대산사고본의 환지본처’를 염원하는 불교계와 강원도민의 입장이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국립기관인 조선왕조실록전시관의 설립·운영을 통해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가 본래 자리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 같은 국회 결의에 따라 오대산 사고본 환지본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정사 일주문 인근에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이 설립된 상태로 월정사가 해당 박물관을 국가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환지본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월정사 역시 해당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부처인 문화재청도 국립전시관 설립에 긍정적이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지난 2월 10일 국회 답변에서 “오대산 사고본이 월정사로 갔을 때 잘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조건이 충족되기 때문에 입장 변화가 있었다”며 “국회 결의가 이뤄지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월정사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준 여야 의원들과 뜻을 함께 해준 조정래 선생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국회 결의안은 민의(民意)를 모으는 과정이었고, 환지본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행정부처가 이 민의를 수렴해서 실제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