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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반복할 수 있는 일을 반드시 하나 정하라.(불교신문)201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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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2-01 09:22 조회8,9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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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반복할 수 있는 일을 반드시 하나 정하라.
'신년대법회-지상중계' 혜거스님(금강선원장)
[0호] 2013년 01월 30일 (수) 11:48:39 정리=김종찬 기자 사진=신재호기자


불교신문과 대한불교진흥원이 공동진행하는 신년대법회에서 혜거스님(금강선원장)은 <금강경>을 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현실에 적합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며 야보스님의 주석에서 다양한 사례를 법문으로 제시했다. 스님의 법문은 지난 1월28일 진흥원 3충대법당에서 진행돼 500여 사부대중이 함께했다.

 

   
불교신문과 불교진흥원이 공동주최한 신년대법회에서 금강선원장 혜거스님이 ‘<금강경>의 현대적 조명’을 주제로 지난 1월28일 서울 다보빌딩 3층 대법당에서 법문하고 있다.

내 마음, 마음대로 쓰려면 극복부터 해야

‘세상 살며 마음 쓰는 법’에 금강경 답해

자기업처 관찰하고 극복해야 운명 바뀐다

계사년 신년 새 각오를 여는 법회에서 <금강경>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금강경>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월정사 행자 때 불공 시식 등 수게받기 전에 외울 것이 많았어도 <금강경>은 자주 외우고 다녀 ‘수보리 행자’라 불렸고, 외울 때 시끄럽다고 해서 ‘하이고 행자’ 등으로 불렸었다.

20대 때부터 수많은 <금강경> 강의를 해오면서 잘 알고 있다던 <금강경>이지만 조계종 교육원에서 스님들에게 특별 강의하려 얼마전 다시 들췄을 때 다시 보니 아는 것이 없더라. 여기에 송나라 때 야보 도천(冶父道川)스님의 <금강경 야보송 강설>을 갖고 왔다. 스님의 게송은 일상 속어와 격언으로 착어(着語)하면서 게송과 4언 구절의 장단구를 다양하게 구가(謳歌)하고 있다. 경문을 직해하기 보다는 주석을 통해 <금강경>이 그 시대에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다. 이는 <금강경>이 현대적 현실에서 어떻게 이해하면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금강경>은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수보리(須菩提) 존자가 오만에서 깨친 내용을 담고 있다. <금강경>을 설하시게 된 연유를 밝힌 ‘법회인유분(法會因由) 제일’은 전반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사위국지수급고독원(祗樹給孤獨園)’으로 시작되는 경의 의미는 중인도의 사위성 인근 파사익왕의 태자 기타(祺陀)의 소유로, 수보리의 삼촌인 ‘급고독장자’가 그 땅을 사서 부처님께 바치고 법문이 이뤄진 것이다.

출가해서 모든 제자를 능가할 정도로 수행에서 가장 뛰어났던 수보리 존자는 자신 이외 수행자는 수행자로 보이질 않을 정도의 오만에 빠져 있었으나, 그 수보리 존자가 돌이켜 볼 기회가 생겨 오만함을 알게 된다. 세상의 공부가 끝나 수행을 달성하고 부족함이 없을 때 오만을 버리는 것이란, 자신을 절실하게 간절한 마음으로 돌이켜 봄으로써 자신의 근본에서 자기 업처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자기 업처란 탐욕 돈 명예 질투 등으로, 내 업처가 이것이라는 것을 알면 고칠 수 있다. 

   
 

수보리는 자기업처가 오만이란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없애려면 어떻게 할까. 오만을 다스리려고 수보리는 자비심을 수행했다. 자비관 수행을 하면서 수보리는 상상도 못할 일이 생기게 된다. 탁발을 나가기만 하면 수보리 앞에 탁발이 제일 많이 쌓였다. 오만이 자비심으로 변하면서 환희심도 나타났다.

여러분도 업처를 관찰해서 극복해야 운명이 바꿔진다. 자비관을 세우는 것은 제9분에 ‘일상무상분(一相無相분)’에서 ‘무쟁삼매(無諍三昧’로서 다툼이 없는 삼매에 드는 것을 말했다.

2분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에서 ‘응운하주(應云何住)’라고 어떻게 거주해야 하는 가를 말한 ‘운하강복기심(云何降伏基心)’이란 말은 내 마음을 갖고서 마음대로 쓰려면 극복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강복’은 극복하고 같은 말로서, 마음을 어떻게 극복을 해라는 말씀을 수보리의 ‘세상 사는 법’과 ‘마음 쓰는 법’의 물음에 답한 내용이다.

자비관법으로 무쟁삼매라고 하더라도 성공하지 못하면 돌아볼 것이 없다.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살아온 것 그것이 성공이다. 살아온 나이를 놓고 정말로 고칠 것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야보스님은 이를 어떻게 현실에서 설명했다. 제5분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에서 몸으로는 부처님을 볼 수 없다는 의미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 부처님은 어느 곳에 계시는가’는 게송을 말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실제 현재 있는 산을 근본자리로 가보면 산이 아니고, 모든 형상이 곧 근본 형상이 아님을 말한다. 그래서 전생을 궁금해 필요가 없고, 내세도 궁금할 이유가 없어 지금 내가 바로 전생이고 내세이니 잇는 그 모습을 보라는 가르침이다.

야보스님은 제7분 ‘무득무설분(無得無說分)’에 나온 최상의 지혜인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주석에서 ‘강북의 탱자가 강남의 귤이여/ 봄이 오면 모두 똑같은 꽃인 것을’이라 말했다. 춘추시대 제나라 안자(晏子)가 초 나라 사신으로 가서 초 나라 왕과 나눈 고사에서 유래한 이 말은, ‘귤을 북쪽에 심으면 탱자’에서 ‘삿된 사람이 바른 법을 설하면 정법이 모두 삿된 법으로 돌아간다’는 비유이고, ‘탱자를 남쪽에 심으면 귤’이란 비유에서 ‘바른 사람이 삿된 법을 설하면 삿된 법이 모두 정법(正法)이 된다’는 내용이다.

같은 본질도 어디에 갖다 놓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본질을 고쳐야 한다. 수보리 존자가경전에서 하심하는 법을 말한 대목도, 베풀어 줬는데 누구에게 도움을 받았는지 모르게 베풀어라는 말이, 무자상 무중생상 무아상의 공덕 성취로 나타난다. 잘한 것만 기억하고 잘못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면 잘못한 일을 다시 되풀이하게 되고, 모자란 것을 봐야 부족한 것을 볼 수 있다. <금강경>은 그런 자기 잘못한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구경무아의 도리를 3 단계로 밝힌 제17분 ‘구경무아분(究竟無我分)’에서 ‘일체 중생을 모두 제도하고는 한 중생도 제도함이 없이 하라’고 말씀한 대목을 야보스님은 게송에서 ‘대나무 그림자 뜰을 쓸어도 티끌 움직이지 않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은 흔적이 없다’고 표현했다. 빗자루로 뜰을 쓸면 대나무빗자루가 쓴 것이고, 그림자로 쓸면 안 쓸어 진다. ‘월천담저수무흔(月穿潭底水無痕)’은 하늘의 달이 연못에 뜨니 물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달이 연못에 떠도 흔적이 안 남게 뜬다는 말로 작은 잘못은 버리고 청정한 마음으로 수행하란 의미이다.

야보스님은 <금강경>을 현실화시켰다. 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적용하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금강경>을 바르게 이해한 것이다. 현재의 마음, 미래의 마음, 과거마음에 대한 주석은 ‘강에서 칼을 잃고 배에다 새겨놓고 찾지 말지니/ 눈 위의 달, 바람결의 꽃, 의례 본래면목을 본다’는 게송이 있다. 역시 17분 ‘구경무아분(究竟無我分)’에서 ‘삼세에 마음을 구해도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경문에 대해 ‘세 가지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을 들어 말한 대목이다. 세 가지 마음이 일체 시, 일체 처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음을 말하므로 세 가지 마음이 존재하는 곳을 가르킨다.

마지막으로 제19분 ‘법계통화분(法界通化分)’에서 ‘삼천대천세계에 칠보를 보시를 한다고 하면 이 인연으로 얻어지는 것이 복이 많은가’란 물음에 대해 수보리가 ‘아주 많다’고 대답한 뜻을 야보스님이 주석으로 말한 대목을 보자. 이는 보시의 인연으로 얻은 또한 상이 있다면 복덕이 아니다는 말이다.

   
 

주석에서 ‘망상은 뜻이 없었기에 얻었을 뿐이요/ 이루의 잃음은 유심에 있었다’고 썼다. <장자>에 나오는 내용에서, 중국의 황제가 천지가 호수로 놀러가 여의주를 빠뜨리고 이를 각기 다른 호위 신하 3명(눈 밝은 자, 말을 잘 듣는 자, 망상에 젖은 자) 중 백치에 가까운 ‘망상’이 여의주를 곧장 찾아온 사례를 들었다. 진짜 복덕은 유심(有心)으론 안되고, 무심코 자산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욕심을 버리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본 가르침이다.

계사년 새해 한 단계 올라가고 싶다면, 무조건 반복할 수 있는 일을 반드시 하나 정하라.<금강경> 독송이나, 참선 염불 중 사람마다 업이 다르기에 이 중 하나를 정해놓고 매일매일 반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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