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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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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보문사 산책로(한국보험신문)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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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12-17 11:12 조회10,1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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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보문사 산책로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보험연수원이 있다. 그리고 거기서 5분거리에 보문사가 있다. 지하철 6호선 보문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불과 3분거리이다.

이 절은 고려 예종 10년(1115년)에 담진국사에 의하여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보문사는 세계 유일의 비구니 종단인 보문종의 본산이라 한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석굴암이다. 경주 토암산 석굴암을 본떠 제작한 것이다. 또 월정사 구층탑을 본떠 만든 팔각 구층 사리석탑도 있다. 여기에는 1978년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되어 있다고 한다.

보문사가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서울 도심에 있으면서도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다. 경내 뒤 쪽에 스님들이 걷기수행을 하는 산책길이 잘 가꾸어져 있다.

그런데 산책길을 조금 걷다 보면 갑자기 길 한가운데 장애물이 나타난다. 비향천(飛香泉)이다. 비향천은 옛날에 산에서 물이 나와 우물로 사용된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물이 말라서 우물로 사용치는 못하지만 옛날을 기억하고자 그대로 남겨놓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우물 지하는 물론 지상의 원통 부분까지 흙으로 메워지고 그 위로 풀들이 자라고 있다.

지난 가을 어느날 나는 이 산책길을 걸어 올라가다가 갑자기 한가운데 길을 가로막고 있는 비향천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나아갈 것인가, 돌아설 것인가.



보문사 산책로

하늘로 가는 길에
살랑 살랑~
가을바람 분다
바람에 실려 온 그리움
오라 오라~
미소로 손짓한다
그리움 따라 피어난 사랑
가라 가라~
가슴으로 등 떠민다.
가을바람 스쳐 지나가듯
그리움도 사랑도 스러질 것을
길 끄트머리 하늘 닿지 못함을
한가운데 갑자기 나타난 비향천(飛香泉)
돌아가라 돌아가라~
길 가로 막는다.


사랑을,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눈이 멀어야 한다고 한다. ‘오라 오라~’ 하는 곳이 천국이 아니라 지옥일지라도, 한발 더 내딛으면 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불에 뛰어들 무모함이 없이는 사랑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마음 속에선 늘 천사의 음성을 들으며 이미 쓸쓸한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내 그리움은 애완동물 한 마리조차 사랑하지 못한 채 항상 가을을 넘어서지 못한다.

대학시절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고 ‘사랑은 수동적인 감정이 아니라 결단하고 참여하고 그리고 책임지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신봉하였다. 여기에는 사실상 경제학의 한계원리가 숨어져 있다. 한계편익과 한계비용을 계산한 후 한계편익이 더 클 때 한계적 변화로서 사랑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그런데 실은 이것이 경제학을 공부한 내가 사랑을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번은 보험연수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강사 직권으로 쉬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점심시간을 ‘확’ 늘려서 수강생들과 함께 보문사에 들렀다.

경내를 둘러보고 산책길도 함께 걸었다. 수강생들 반응도 매우 좋았다. 그래서 ‘이경재교수와 함께 하는 워킹 힐링 프로그램’이라 명명하고 앞으로도 계속 해 볼 참이다.

지하철역에서 3분거리이니 언제든 찾아가 혼자서 명상하며 걷기에도 딱 좋은 곳이다. 보험연수원에 강의들으러가는 보험인들께도 기왕에 시간을 내서 꼭 한번 들러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사진 설명>보문사 산책로와 산책로 중간쯤에 있는 비향천(飛香泉). 옛날 산에서 물이 나와 우물로 사용된 곳이라고 한다.



이경재
시(詩)경영연구소장
보험연수원 객원교수
econo@econo.co.kr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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