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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聖地)’ 오대산 월정사 I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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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2-03-08 14:29 조회8,8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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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전법의 중심 ‘교구’ : 4교구 월정사
지역 불교와 포교를 책임지는 교구본사와 말사들. 사찰과 스님들이 고군분투로 오늘날 한국불교는 유지 계승 발전하고 있다. 각 교구의 활약과 미래를 살펴본다.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옴뷔는 2018년 문을 열었다. 자연친화적인 건축양식에 현대적인 내부 인테리어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사진 왼편 위쪽에 정기적인 명상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림선원이 보인다.
➲ 성지로서의 충분조건 : 옴뷔 그리고 청소년명상축제

최근 오대산 그리고 월정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바로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의 환지본처를 골자로 하는 결의안이 지난 2월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이었다. 왕조실록과 의궤 오대산 사고본은 마땅히 제자리를 찾아가야 한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20년 숙원이었던 환지본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왕조실록과 의궤가 오대산 품으로 다시 돌아오면 역사의 성지로서 오대산과 월정사가 빛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월정사와 오대산이 지닌 가치의 전부라고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저 일부분일 뿐이다.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聖地)’, 이 슬로건이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수식어다. 당장 오대산 국립공원 초입에 당도하면 느낄 수 있다. 너른 대지 왼편에는 마을과 같은 규모로 자연친화적인 감성의 공간이 늘어서 있고, 오른편에는 현대적인 감각의 건축물들이 전나무 숲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왼편에는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옴뷔’가, 오른편에는 ‘왕조실록의궤박물관’ ‘월정사성보박물관’ ‘한강시원지체험관’이 들어서 있다. 이른바 ‘명상마을’과 ‘박물관마을’이 공존하는 역사문화의 성역(聖域)이 오대산에 펼쳐진 것이다.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세계 최고 수준 하드웨어
전나무숲 등 천혜의 환경
현대적인 자연친화 공간

월정사가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명상마을에 있다.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옴뷔(OMV, Odaesan Meditation Village)는 2018년 건립됐다. 명상을 하는 수행공간으로서 옴뷔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1인실부터 가족단위 숙박도 가능하다. 각 방마다 명상실이 별도로 있어 개인수행도 가능하다.

각 방사가 자연감성 속 현대감각의 세련된 공간이라면, 정기적인 명상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림선원(東林禪院)’은 전통사찰 양식을 따랐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천혜의 자연이 어우러져 오롯이 힐링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옴뷔다. 숙박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저녁과 아침 식사도 훌륭하다. 채식으로 구성된 메뉴는 다양한데다 맛까지 보장한다.

혹시 다른 볼거리가 필요하다면 길만 건너면 된다. ‘박물관 마을’이 기다리고 있다. 월정사의 문화유산을 관람할 수 있는 월정사성보박물관,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21세기 사고(史庫) 역할을 할 ‘왕조실록의궤박물관’, 한강의 발원지인 우통수의 역사와 가치를 보여주는 한강시원지체험관을 둘러보면 역사 문화적인 소양까지 가득 채워짐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외형적인 인프라만으로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가 될 순 없다. 훌륭한 하드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잘 만든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장할 수 있는 법. ‘강원도 세계청소년명상주간’은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중 하나다. 월정사가 주도해 2020년 시작한 세계청소년명상주간은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마음의 고통을 명상을 통해 치유하고, 자신감 넘치는 미래의 주인공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방점을 찍는 국제적인 행사다.

미래세대가 함께 하고 세계인이 모인다는 점에서 오대산과 월정사가 세계적인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로 정착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계적인 행사로서의 가능성을 본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게 되면서 청소년명상주간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명상축제’로 발돋움하게 된다.

세계청소년명상주간
미래선도하는 소프트웨어
올해부터 정부 지원받는
명실상부 미래세대 축제

특히 청소년명상축제는 2024년 열리는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과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명상마을이라는 훌륭한 인프라, 그리고 청소년명상축제라는 소프트웨어까지 갖춘 오대산 월정사는 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와 함께 명상의 성지로서의 위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정사 기획국장 월엄스님은 “마음의 고통으로 꿈조차 꾸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자리가 명상축제”라며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명상마을에서 명상축제 프로그램으로 꿈과 희망을 회복한 청소년들이 미래 주인공으로 자라나 우리를 기억하고 추천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 오대산 월정사는 자연스레 세계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로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라는 슬로건은 그저 꿈이나 희망이 아니다. 오대산 월정사는 그만큼 뛰었고 노력했고 결과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자장율사가 창건한 후 나옹스님, 한암스님, 탄허스님, 만화스님 등 역대 선지식들을 배출하며 1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월정사는 현대 들어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라는 타이틀로 미래 천년을 지속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 인터뷰 /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10년 안에 오대산은 명상 중심지 된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시대를 앞서는 선도적인 불교
보편성과 대중성 차별성 갖춘
사회적 명상의 세계적 성지로…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라는 월정사의 구상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니다. 이같은 미래지향적 구상은 벌써 20년 전 기획됐다. 정념스님이 월정사 주지로 취임한 2004년부터다. 3월1일 월정사에서 주지 정념스님을 만났다. 거대한 프로젝트는 왜 그리고 어떻게 기획됐을까?

정념스님은 일찍부터 세상의 변화에 주목했다. “세상의 변화속도는 빠른데 산중사찰의 속도는 더디기만 했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고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그 변화를 선도하는 사찰과 불교가 돼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할까요?” 한국불교를 바라보는 시선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산속, 소극, 은둔, 전통 등이라고 판단한 정념스님은 현대의 문화와 융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불교 고유의 정신적인 가치를 현재와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명상’에 주목했다. “불교는 고래로 수행종교로서 수승한 경지에 있지만 일반대중들에게 수행은 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이에 비해 명상은 보다 가깝습니다. 지금은 명상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대를 만들어가는 불교가 되기 위해선 대중성과 보편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명상’은 불교의 정체성이기도 하면서 보편성을 갖춘 최상의 선택지다.

하지만 정념스님의 명상은 일반적인 명상이 아니다. 이른바 ‘사회적 명상’이라는 차별성이 있다. 일반적인 명상이 개인 수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사회적 명상은 보살행 실천행이 함께 한다. ‘상구보리 하화중생’ 불교의 핵심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 중심지로 오대산이 최적지다. “현대문명으로 인한 기후 위기와 인간소외 문제가 전세계 화두가 된 현실에서 ‘사회적 명상’은 유용한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명상을 통해 ‘시민보살’로 거듭난 사람들이 보살행을 실천한다면 세상은 분명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 목표를 위해 정념스님은 차분하게 꾸준히 준비해왔다. 언제쯤이면 세계 명상의 성지가 될까? “앞으로 5년간은 아직 남은 인프라를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10년 후 오대산 월정사는 명상 치유 문화의 성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될 것입니다.” 정념스님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불자들을 위한 당부 말씀도 잊지 않았다. “기후 위기와 인간소외라는 전 지구적인 문제의 해결에 불교만한 것이 없습니다. 불자들이 조금 더 불교에 애정을 갖고 함께 노력한다면 불교는 구세대비의 실천종교로서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 가지 병통의 원인은 마음작용 때문이므로 항상 마음이 깨어있도록 진력하십시오. 어디나 걸림없는 자유인의 삶과 어디서나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사는 불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월정사=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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