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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 월정사는 25일 월정사 적광전에서 근현대 한국 불교의 거목인 한암 스님의 입적 62주기 다례재를 봉행한다. 사진은 지난해 한암 대종사 추모 다례재 모습. 본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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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삼춘(三春)에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노라.”
근현대 한국불교의 거목 한암(漢岩·1876∼1951·사진) 스님이 1925년 오대산에 입산하며 남겼던 말이다.
1876년 화천에서 태어난 한암은 22살이 되던 해 금강산에 유람을 갔다가 발심해 장안사 행름 노사를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한지 몇해 뒤 신계사 보운강화에 갔다가 보조국사의 수심결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30살 되던 1905년에는 양산 통도사 내원선실의 조실로 있다가 1910년 봄 평안도 맹산 우두암에 들어갔다. 한암은 이때부터 중생이 서로 의탁해 사는 이 세상에 들지도 않고 나지도 않으면서 수시수처에서 선풍을 크게 떨쳤다.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에도 모든 사람들이 피난을 떠났으나, 한암은 그대로 상원사에 남았다. 일사후퇴 때 국군이 월정사와 상원사가 적의 소굴이 된다 하여 불태우려 했을 때에도 한암은 법당에 들어가 불상 앞에 정좌한 뒤 ‘불을 지르라’고 외치며 상원사를 지켰다.
한암 스님은 1925년 오대산에 들어온 뒤 입적한 1951년까지 27년 동안 오대산문을 나서지 않아 수행자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41년에는 조계종이 출범하자 초대종정으로 추대돼 4년간 종단을 이끌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오대산 월정사(주지 퇴우 정념)는 올해 한암 대종사 추모 62주년을 맞아 오는 25일 오전 10시 30분 경내 적광전에서 다례재를 봉행한다.
이날 추모 다례재는 종사영반을 시작으로 헌화 및 헌다, 입정, 한암 스님 법어 낭독, 파산게 후 대중삼배, 주지 스님 인사말 등으로 진행된다.
월정사 관계자는 “한암 스님은 우리 모두에게 그리운 스승의 이름”이라며 “경허, 만공, 수월과 함께 근세에 선풍을 중흥시킨 한암 스님의 업적과 사상은 오대산에 크나 큰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