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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석가, 문화로 들어오다(뉴스천지)20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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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5-18 11:10 조회8,6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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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석가, 문화로 들어오다
2013년 05월 17일 (금) 09:21:12 김지윤 기자 jade@newscj.com
   
▲ 월정사 템플스테이에서 스님과 함께 요가명상 하는 참가자들 (사진제공: 월정사)

음력 4월 8일(양력 5월 17일), 석가탄신일 2557돌을 맞아 거리 곳곳에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다. 다종교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불교는 전통문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나의 종교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1세기 불교가 어떻게 대중과 호흡하는지 그 모습을 살펴보자.

이제 더는 템플스테이가 낯설지 않다. 푸른 눈의 서양인이 공양드리는 모습도 새롭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린 해에 생긴 템플스테이가 널리 알려지면서, 사찰 체험문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다른 종교에서 신앙하는 이들에게도 템플스테이만큼은 한번쯤 체험하고 싶은 코스이기도 하다. 불교 측도 이러한 관심에 긍정적이다. 한편으로는 우상을 숭배한다고 하여 불상과 사찰을 훼손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기도 하지만 불교가 문화의 장을 만들면서 더욱 대중과 가까워졌다.

스타 스님들의 선문답도 ‘불교 대중화’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정목스님, 혜민스님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 젊은이들의 고민을 명쾌하게 풀어주어 이 시대의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이만 하면 21세기 불교가 중흥을 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생 구제’와 같은 종교적인 면에서 생활문화로 대중에게 다가왔다. 그야말로 불교의 대중화다.

◆대중 코드를 읽다

불교는 100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귀족의 종교였다. 백성은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 싶어도 사찰에 출입할 수 없었다. 역사적으로 불교를 민중에게 공개한 스님이 있으니 원효스님이다. 그는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를 가던 중 해골에 담긴 시원한 물이 주는 깨달음으로 당나라 유학을 포기했다. 그리고 신라에 돌아와 민중불교에 힘썼다.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뜻깊은 스님들은 불교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경전 번역, 설법 등을 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억불정책을 편 조선시대에 들어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교는 국교였다.

조선시대엔 조정으로부터 배척받긴 했지만 민중의 삶 속에서 여전히 남아있었다. 귀족들 사이에서도 아녀자들은 절을 찾았다. 더욱이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를 중심으로 승려들이 나라를 지키는 데 힘쓰면서 호국불교로 빛을 발했다.

   
▲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사찰 주변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 월정사)


21세기에 들어서도 불교는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일례로 매년 열리는 불교박람회가 그렇다.

지난 3월에 열린 ‘2013 불교박람회’엔 5만 3천여 명이 다녀가면서 불교계 최대 문화축제가 됐다. 박람회엔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등 다양한 불교문화 콘텐츠가 선보여 외국인에게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는 문화상품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박람회 주최 측은 ‘쉬운 불교, 전통문화 속 불교’를 바탕으로 내년 박람회를 기약했다.

하지만 동전에 양면이 있듯, 문화로 제2의 전성기를 기약하고 있는 불교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바로 너무 세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조계사 거리에 불교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임정근(가명, 46) 사장은 “석가모니의 정신과 가르침이 퍼져야 할 조계사 거리에 그저 모양이 똑같고 저렴한 불교용품만 즐비해 있다”며 “장삿속에서 이익만 생각할 뿐 불교의 정신을 담아내고 더 나은 콘텐츠를 연구·개발하려는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박진환(가명) 사장은 “조계사 거리에 오면 정신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도 우리 상인과 콘텐츠 개발자의 몫이다. 활발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조계종 총무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임 사장은 “다양한 불교 콘텐츠를 확보하려면 일례로 국보로 지정된 사찰의 탑 이미지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불교용품 상점도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을 불교계에서 모르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손을 잡고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불교문화를 쉽게 체험할 기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도심에 있는 선원 역시 한자, 붓글씨, 민화, 경전 읽기 등을 교육하면서 불교의 향을 퍼뜨리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지금 상황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는 과도기이고, (불교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보고 있다.

2009년에 개원한 전통불교문화원(공주시 소재)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국문화의 세계화’ ‘불교문화의 대중화’ ‘전통문화의 현대화’ 등 3가지 기본 정신으로 출발한 문화원에는 대웅전, 요사, 종각 등 종교시설과 함께 교육시설, 공연시설, 문화체험실, 프로그램 및 문화상품 개발 연구실, 국제 간화선센터 등이 들어서 불교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현대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50여 명의 외국인을 수용하는 간화선센터는 선방, 지대방, 라커룸으로 구성돼 현대적 시설로 조계종 근본 수행인 간화선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을 지냈던 현고스님은 전 통불교문화원 건립과 관련해 “불교문화사업센터가 건립되면 전통과 불교가 함께 응축된 1700여 년의 불교유산을 국민이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신문화의 정점에 있는 불교문화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이 이번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불교는 끊임없이 중생과 함께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불교는 하나의 종교인 동시에 전통문화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1375만) 인구가 불교보다 300만 명 정도 많지만 많은 이들이 불교를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고 있다.

이제, 불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날개를 펼쳤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대중과 소통하며 더 나아가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까지 아우르는 불교로 진화하고 있다. 그 속에서도 본질인 석가의 가르침을 꾸준히 녹아내는 작업을 해내야 하는 것이 불교계의 숙제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불교, 그 미래가 궁금하다.

   
▲ 월정사 템플스테이 연꽃등을 만들고 있는 참가자 (사진제공: 월정사)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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