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도난당한 성철 스님 친필 유시 18년만에 회수(뉴시즈)2013.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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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5-02 17:33 조회8,993회 댓글0건본문
【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성철 스님이 생전에 조계종 종도들에게 내린 친필 유시(諭示·타일러 가르치는 글)를 몰래 훔친 사진작가가 공소시효가 끝난 뒤 유시를 팔아넘기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시를 훔친 이모(57)씨 절도 혐의로, 이씨로부터 유시를 사들인 공모(65)씨를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서울 종로구의 한 스튜디오의 보조 사진작가로 근무하던 지난 1995년 1월 성철 스님의 일대기에 들어갈 사진 자료 촬영 작업을 진행하던 중 유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범행 17년여 만인 지난해 1월20일 공씨에게 유시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구 관훈동에서 미술품 경매업체를 운영하는 공씨는 장물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1000만원을 주고 유시를 사들였다. 유시는 지난해 3월 경매에서 2100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씨의 절도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당시 5년·현재 7년)가 만료돼 형사처벌은 받기 어렵다.
성철 스님은 지난 1981년 8월 불국사와 월정사 주지 임명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일자 67.2㎝, 세로 68.7㎝의 종이에 ▲지계청정(持戒淸淨·계율을 지키되 맑고 깨끗하라) ▲화합애경(和合愛敬·서로 화목하게 어울리고 공경하고 사랑하라) ▲이익중생(利益衆生·부처님 가르침대로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라)이라는 문구가 담긴 친필 유시를 통해 화합을 강조했다.
성철스님을 모시던 원택스님은 당시 성철스님에 관한 책자를 발행하기 위해 평소 알고 지낸 유명 사진작가에게 유품 촬영을 맡겼다. 촬영이 끝난 뒤 촬영 장소에 남기고 간 유시를 이씨가 챙겼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시를 훔치려던 것은 아니고 촬영 장소에 남기고 간 것을 보관해 오다 돈이 될 것 같아 돌려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 유시는 당시 두 점이 작성됐지만 현재 한 점만 남아있어 조계종 종단의 귀중한 기록 유산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원택 스님은 "유품을 잘 관리하지 못해 송구스럽고, 성철 스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물품에 대한 절도·장물 유통 사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고 피해품은 반드시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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