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은 원래 오대산 중대의 보궁만 지칭했다(불교저널) 201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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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8-23 09:07 조회9,741회 댓글0건본문
“적멸보궁은 원래 오대산 중대의 보궁만 지칭했다” | ||||||
19~20일 한국불교학회 2013 여름워크숍서 ‘오대산 적멸보궁과 사리신앙 재조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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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이후로 조선 전기 오대산 중대 ‘보궁’에 세조가 배례한 기록과 함께 ‘적멸보궁’의 현판이 걸렸고,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1918)에도 ‘적멸보궁’이란 용어는 이곳 전각만을 지칭하였다. 따라서 적멸보궁이란 본래 오대산 중대의 전각을 지칭한 고유명사였다.”
‘오대산적멸보궁과 사리신앙의 재조명’을 주제로 평창 월정사에서 19일 열린 한국불교학회·월정사 공동 2013 여름워크숍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문화적 역량강화를 위한 제1차 학술세미나에서 남무희 강사(국민대)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렇다면 4대 또는 5대 보궁이라는 말은 언제 쓰이기 시작한 걸까. 해방 후 1960년대 언론에서 사용하기 시작해 점차 일반명사화된 것이다.
‘자장과 한국불교의 보궁신앙’을 주제로 발표를 한 남무희 강사는 “‘보궁’의 뜻은 음양론적 관점에서 석존의 전법처가 아닌 수행처의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며 “이는 자장의 불사리봉안에 대한 일연의 관점과 부합되며, 이는 휴정에게도 일관되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현재 4대 또는 5대 적멸보궁으로 널리 알려진 통도사 금강계단을 비롯한 태백산의 정암사, 오대산 상원사의 중대적멸보궁, 사자산 법흥사 및 설악산 봉정암은 모두 자장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도사를 제외하고 모두 강원도에 몰려있는 것도 자장의 활동영역을 드러내는 것으로 봤다. 경주를 중심으로 자장의 행적을 기술한 기록에는 오대산 관련 서술이 없고, 오대산 관련 기록에서는 자장의 활동 영역이 강원도였음을 부각시킨다.
또한 남무희 강사는 적멸보궁이 역사적 맥락에서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주목한다. 우선 자장이 창건했다는 10여 곳의 사찰과 탑을 추적하는 일에서 출발했다. 《삼국유사》와 《오대산사적기》를 통해 남무희 강사는 통도사(통도사계단), 압유사, 황룡사탑, 태화사탑, 원녕사, 정암사(갈반지처), 월정사가 자장이 창건한 곳이라고 밝혀낸다.
“신라 중대 주목받지 못했던 자장은 통일이 이루어진 후 하대에 이르러 재평가됐다”고 지적한 남무희 강사는 “자장이 황룡사 구층목탑을 세운 배경으로, 말갈과 왜인 및 고구려와 백제의 침략으로부터 신라를 지키고자 하였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천지가 태평해진 것은 자장의 공이었다고 인정된 것이 하대의 자장에 대한 평가를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자장에 의한 적멸보궁 신앙이 확산될 수 있었다는 것.
남무희 강사는 “자장에 의해 적멸보궁신앙이 성립되었다는 이야기는 또 다른 시절인연을 만난다면, 앞으로 6대(또는 7대) 적멸보궁신앙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며 발표를 마쳤다.
‘자장의 오대산 개창과 중대 적멸보궁’을 발표한 자현스님(월정사 교무, 동국대 강의초빙교수)은 자장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측면을 ‘계율’과 ‘문수신앙’으로 정리한다. 이런 점에서 다시 문수를 친견해서 재기하려는 측면으로 자장의 명주행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현스님은 “이러한 과정에서 수다사(水多寺)와 정암사(淨岩寺) 그리고 오대산이 개창됐다”고 지적한다.
오대산 중대에 붓다의 사리를 모셨다는 기록은 《삼국유사》에는 보이지 않지만 민지의 《제1조사전기》와 《淨神太子孝明太子傳記》에는 드러난다.
자현스님은 민지의 기록에 의거해 자장이 오대산을 찾은 이유를 두 가지로 꼽는다. 하나는 문수를 친견하기 위해서 왔다가 실패한 것으로, 이곳이 후일 월정사가 된다. 다른 하나는 첫째와는 별도로 중대에 붓다의 사리를 모시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즉 자장에 의해서 ‘월정사’와 ‘중대 적멸보궁’의 두 곳이 개착되는 것이다.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장미란 강의초빙교수(동국대)가 ‘한국 사리신앙의 중국적 전래와 특징’을, 장성재 교수(동국대)가 ‘寂滅寶宮의 변천과 사상: 5대보궁에 대한 정합적 이해’를, 이원석 강의초빙교수(동국대)가 ‘中臺 寂滅寶宮의 歷史’를, 원혜영 박사후연구원(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가 ‘사리 정의와 사리 숭배를 난해한 고전에서 이해하기’를 각각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정념스님(월정사 주지)은 “2018 동계올림픽이 문화올림픽이 되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창립40주년을 맞은 한국불교학회와 더불어 제1차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며 “이번 세미나로 2018 동계올림픽이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는 하나의 건실한 초석이 다져지길 바라고, 불교 내적으로는 사리신앙이 정립되어, 한국불교가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환영했다.
한국불교학회장 김용표 교수(동국대)는 “이번 세미나는 그동안 피상적으로 이해했던 적멸보궁의 교학적, 역사적, 신앙적 의미를 학문적으로 재정립하고자 하는 의도”라며 “사리신앙의 본질과 보궁 순례의 종교적 의미를 다시 정립해보고자”고 이번 세미나의 의의를 밝혔다.
-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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