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이 탄허스님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9일 전주박물관은 10일부터 내달 3일까지 문화체험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한국의 큰스님 글씨 월정사의 한암漢岩과 탄허呑虛’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탄허(1913~1983)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된 것으로 국립전주박물관은 탄허의 고향인 전라북도에 탄허의 삶과 학문을 소개하기 위해 본 순회전시를 개최하게 된 것.
이번 전시에서는 평창 월정사, 대전 자광사,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대여한 서예작품, 편지, 유품 등 80여 점이 소개된다.
한암은 한국 불교의 선풍(禪風)을 지키고 법맥을 계승해 근대 한국 불교를 중흥한 대표적 인물이다. 한암은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학문을 닦던 중 불교에 귀의다. 당대의 유학과 불교학의 권위자였던 한암은 그 학문과 인품을 존경해 가르침을 받고자 했던 승려뿐만 아니라 수많은 지식인들이 찾고 따랐는데 그 수제자 중 한 명이 탄허다.
한암의 수제자인 탄허는 근현대 우리나라의 불교계를 이끈 최고의 학승으로 평가받는다. 전북 김제군 만경면 대동리에서 독립운동가 김홍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탄허는 기호학파학통을 이은 스승 이극종(최익현의 제자)을 통해 한학 연구를 계속했고, 10대 후반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학문적 경지에 도달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해결되지 않는 도의 근원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당시 최고의 선승이었던 한암과 3년 동안 학문에 대한 서신 문답을 했으며, 22세 때 한암의 제자가 됐다. 탄허는 스승 한암의 법통을 계승했고, 이를 불교학 연구와 불교의 중흥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이번 전시는 오대산 월정사의 두 큰스님인 한암(1876~1951)과 탄허의 글씨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스님의 글씨는 한국 서예 전통에서 선필의 범주에 속한다”며 “선필은 품격과 개성의 표현 방식으로 깨달음을 표출하는 글씨이지만, 넓게는 스님의 글씨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의 글씨는 불교의 경전과 깨달음, 고전의 경구, 삶의 자세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유연하게 쓴 한문 글씨뿐만 아니라 잔잔한 한글 글씨가 갖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며, 특히 편지글에서는 글씨를 통해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윤가빈기자(badanabi@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