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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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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호방… 묵향으로 만나는 '사제 명필'(전북일보) 20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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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9-10 09:02 조회8,7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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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호방… 묵향으로 만나는 '사제 명필'
김제 출신 탄허 탄신 100주년·스승 한암 글씨전 / 다음달 3일까지 전주박물관…유품·편지도 선봬
이세명 dalsupia@jjan.kr
   
 
스승의 글씨는 엄숙했고, 제자의 글씨는 호방했다. 드러나는 형태는 달랐으나 구도(求道)를 향한 불심은 같은 곳을 향했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서 사제지간으로 학문을 닦으며, 구도자의 삶을 함께 걸었던 한암(漢岩, 1876~ 1951)과 탄허(呑虛, 1913~1983)가 그 주인공이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1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문화체험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한국의 큰스님 글씨 월정사의 한암漢岩과 탄허呑虛'전시회를 연다. 이 전시는 김제 만경면 출신인 탄허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획됐다. 국립전주박물관은 탄허의 고향에서 그의 삶과 학문을 소개하기 위해 순회전시를 개최했다.

평창 월정사, 대전 자광사,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대여한 병풍과 현판 등 서예 작품, 편지, 유품 등 80여점을 전시회에서 만날 수 있다.

전통 유학과 고전을 수학한 두 스님의 글씨는 한국 서예 전통에서 선필(禪筆)의 범주에 속한다. 이번 전시물에는 불교의 경전과 깨달음, 고전 경구, 삶의 자세는 물론 안부를 묻는 일상적인 내용이 담겨 구도자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다.

탄허는 독립운동가 김홍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유학을 공부하다 필답으로 3년간 한암과 교감했다. 그 뒤 22세 때 한암과의 첫 만남에서 출가를 단행했다. 당시 한암은 유학과 불교학의 권위자로 많은 제자들이 따랐고 탄허는 그의 수제자가 됐다.

한암의 글씨는 주로 해서(楷書)·초서(草書)와 국한문 행서(行書)가 전해지며, 격조있고 단정한 선승(禪僧)의 풍모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필획은 날카롭지만 부담스럽지 않으며 자간의 흐름이 가늘게 이어져 부드러움을 품고 있다. 편지를 읽는 이의 눈높이에 따라 한문 또는 한글, 국한문 혼용 등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역시 학승이었던 탄허는 유불도(儒佛道)에 능통하고 비문, 현판, 서간, 집필원고 등 다양한 글씨를 남겼다. 초기에는 스승의 글씨처럼 행초서(行草書)를 썼지만 후기로 갈수록 고유한 서풍이 두드러졌다. 휘몰아치는 듯한 선의 속도와 필선의 변화가 눈에 띄며, 일필휘지(一筆揮之)라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한 글자씩 떼어 볼 때는 다소 불안정하지만 전체적로는 글자들이 자연스럽게 결합하며 통일성을 이룬다는 평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는 14일과 28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갤러리 토크를 진행해 글씨의 행간에 숨겨진 두 스님의 사연을 풀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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