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과 관방제림
담양에서 순창으로 이어지는 24번 국도의 숲길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높이 늘어선 전국 최고의 가로수길이다. 과거 이 숲길에는 차들이 쌩쌩 달렸지만 지금은 차들이 못 들어오게 막아 오직 '관람객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500m 남짓한 짧은 길이지만 휠체어와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말끔히 정돈해 놓은 길이 인상적이다. 아이와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청량해 질 것이다.
메타세콰이어 길과 이웃해 또 다른 멋진 산책로가 있으니 바로 관방제림이다. 관방제림은 담양읍을 흐르는 관방천 옆 제방에 수해를 방지하기 위해 나무를 빼곡히 심은 곳이다. 제방을 따라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아름드리 펼쳐져 있으며 이 곳의 나무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세월의 무게를 고히 담고 있다.
관방제림 역시 길 사이사이의 산책로가 잘 다듬어져 있어 유모차를 끌고 여유를 부리기 충분하다. 이 곳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를 들으며 울창한 숲길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의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월정사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 중 첫 번째 문인 일주문 안쪽으로 조성돼 있다.
이 숲은 일주문부터 금강교까지 1km 남짓한 길 양쪽으로 이어졌다. 숲 사이에 놓인 길은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평탄하다. 때문에 아직 걷지 못하는 아이와 산책하기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숲에는 평균 수령 80년이 넘는 거대한 전나무가 자그마치 1700그루가 넘는다. 전나무의 바늘잎에서는 상큼한 향이 뿜어져 나오고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숲길을 가득 채우고 있다.
숲길 옆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시원한 물소리를 감상하며 거닐 수 있고 따뜻한 날에는 숲길 곳곳에서 닭, 족제비, 수달 등 야생동물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진주 경남수목원
경남 진주시 아반성면의 진주수문원은 국내외의 다양한 수종을 전시해 자연학습, 학술연구, 유전자 보존 및 건전한 산림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름다고 평화로운 산책로가 10km 가까이 이어져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다.
이 곳 산책로는 다른 수목원에 비해 경사가 급하지 않고 관람로의 대부분이 차가 다녀도 될 정도로 넓고 평탄하게 조성돼 있다. 유모차를 끌고 한가롭게 거닐기에 안성맞춤.
수목원에는 총 1500여 종 10만 여 본의 식물이 식재돼 있으며 침엽수원, 낙엽활엽수원, 상록활엽수원, 화목원, 수생식물원 등 16개 원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와 보다 자세히 자연을 체험하고 숲을 배우고 싶다면 이곳에서 운영하는 숲속의 교실, 명상의 숲, 이야기 숲 등에 참가해도 좋다.
또한 수목원과 '진주수목원역' 사이에는 제법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어 아이와 색다른 유모차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석촌호수 산책로
서울 지하철 2, 8호선 잠실역 2, 3번 출구나 롯데월드로 통하는 출구로 나와 5~7분 정도 걸으면 석촌호수 산책로가 있는 송파나루 공원에 닿는다. 이 공원은 1980년대 초 지어진 곳으로 꽤 울울창창한 풍경을 뽐내고 있다.
호수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2.5km의 산책로는 길이 잘 정돈돼 있어 유모차를 끄는 많은 엄마들의 산책로로 애용되고 있다.
호수 주변 곳곳에는 쉬어갈 만한 벤치가 설치돼 있으며 녹색 물을 머금은 나뭇잎을 비롯해 나뭇잎을 간지럽히는 바람, 바람에 이는 잔잔한 호수까지 모두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롯데월드 매직 아일랜드를 품고 있는 방향의 산책로에서는 차분한 느낌대신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들의 즐거운 목소리로 활발하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산책로는 밤에 가도 좋다. 호수에 비친 달빛이 운치있는데다 밤바람도 상쾌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 심야를 즐기는 낭만파 사람들이 많이 비어있는 벤치가 없을 정도다.
◇사려니 숲길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인 '사려니숲길'은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남원읍 지경의 사려니오름까지 하날산 동쪽 원시림을 관통하며 이어지는 숲길이다.
이곳에는 유전자원 보전과 전시를 위해 이용되고 있는 80년이 넘은 수령의 삼나무가 빽빽하게 차있다. 하지만 삼나무 이외에도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편백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 숲길은 물찻오름과 사려니오름 구간외에는 오르내림이 거의 없어 어린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좋다. 실제로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하는 부모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성인 4~5명이 나란히 걸어도 어깨가 맞닿지 않을 정도로 길이 넓다.
광할하고 짙은 이 숲은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모두 남김없이 풀고 오기 적당하다. 주변을 의식치 않고 유유자적 길을 걷다보면 푸르고 푸른 향이 온 몸에 가득 배일 것이다.
한편 국내 최대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대표이사 이종승)와 국내 최초 육아신문 베이비뉴스(대표이사 최규삼)는 영유아 보행권 확보를 위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푸르니보육지원재단 등의 후원으로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 캠페인(http://safe.ibabynews.com)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15일 오후 2시 30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는 이번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는 부모 서포터즈들과 그 가족 등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유모차는 가고 싶다' 연중캠페인 서포터즈 소망식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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