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 한국불교 최고 지도자 석전·한암의 가르침 재조명(경향신문) 201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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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4-18 11:20 조회8,592회 댓글0건본문
개화기 한국불교 최고 지도자 석전·한암의 가르침 재조명
한암은 1925년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추는 학이 되겠다”며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로 들어갔다. 이후 입적할 때까지 27년간 두문불출하며 선 수행에 전념했다. 한국전쟁 때는 법당을 불태우려는 군인들 손에서 상원사를 지켜냈다. 대표적인 제자로 탄허 스님이 있다.
선운사는 남곡-태허를 거쳐 주지 법만 스님이 중심이 돼 석전의 불교사상을 잇고 있다. 월정사는 탄허-만화에 이어 주지 정념 스님이 한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이 손을 잡고 선·교 양종에서 가장 출중한 인물이었던 두 스님의 사상과 업적을 집중 조명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선운사와 월정사는 18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불교학회와 공동으로 ‘석전과 한암, 한국불교의 시대정신을 말하다’란 주제의 대규모 학술대회를 연다. 불교계에서 문중이 다른 사찰이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만 스님과 정념 스님은 계율을 중시했던 석전과 한암의 가르침을 통해 날로 혼탁해지는 불교의 기강과 문화를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석전은 일제에 의해 불교 수행 전통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서 ‘계학약전’이라는 교재를 펴내는 등 승려교육을 통한 청정성 회복 운동을 펼쳤다. 한암은 입적할 때까지 계율정신을 강조한 ‘승가오칙’을 몸소 실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조성택 고려대 교수와 윤창화 민족사 대표 등 전문가 10명이 석전과 한암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미를 재조명해 이 시대 종교윤리와 계율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맡은 월정사 교무국장 자현 스님은 “석전과 한암 스님의 사상은 갈수록 윤리의식이 희박해지는 한국불교와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종 선임기자 sjkim@kyunghyang.com>
ㆍ문중 다른 선운사·월정사 공동 학술대회 이례적
석전 스님(1870~1948)과 한암 스님(1876~1951)은 개화기 한국불교 최고의 지도자였다. 석전은 경전과 교리를 중시하는 교학을 대표했다. 한암은 선정(禪定)을 통한 깨달음에 집중한 선종의 대표 주자였다. 석전은 두 차례, 한암은 네 차례 조선불교와 한국불교 종정을 지냈다. 이들은 대처승과 육식 관행을 보급하려는 일제의 정책에 강력히 저항했다. 오늘날 조계종이 비구종단으로 남게 된 데는 석전과 한암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 이들이 키워낸 제자들은 1962년 출범한 조계종의 주역으로 활동했고 한국 전통불교의 정체성을 세우는 데 앞장섰다.
석전은 전북 고창 선운사를 중심으로 청담·운허·남곡 등 뛰어난 제자를 배출했다. ‘박한영’이란 속명으로 더 유명했던 석전은 당대 최고의 석학이기도 했다. 최남선·정인보·이광수·서정주·신석정 등도 그의 제자다.
석전 스님(1870~1948)과 한암 스님(1876~1951)은 개화기 한국불교 최고의 지도자였다. 석전은 경전과 교리를 중시하는 교학을 대표했다. 한암은 선정(禪定)을 통한 깨달음에 집중한 선종의 대표 주자였다. 석전은 두 차례, 한암은 네 차례 조선불교와 한국불교 종정을 지냈다. 이들은 대처승과 육식 관행을 보급하려는 일제의 정책에 강력히 저항했다. 오늘날 조계종이 비구종단으로 남게 된 데는 석전과 한암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 이들이 키워낸 제자들은 1962년 출범한 조계종의 주역으로 활동했고 한국 전통불교의 정체성을 세우는 데 앞장섰다.
석전은 전북 고창 선운사를 중심으로 청담·운허·남곡 등 뛰어난 제자를 배출했다. ‘박한영’이란 속명으로 더 유명했던 석전은 당대 최고의 석학이기도 했다. 최남선·정인보·이광수·서정주·신석정 등도 그의 제자다.
개화기 선·교 양종에서 가장 출중한 지도자였던 한암과 석전의 맥을 이은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왼쪽)과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이 범종 앞에 나란히 서 있다. | 월정사 제공
한암은 1925년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추는 학이 되겠다”며 강원 평창 오대산 월정사로 들어갔다. 이후 입적할 때까지 27년간 두문불출하며 선 수행에 전념했다. 한국전쟁 때는 법당을 불태우려는 군인들 손에서 상원사를 지켜냈다. 대표적인 제자로 탄허 스님이 있다.
선운사는 남곡-태허를 거쳐 주지 법만 스님이 중심이 돼 석전의 불교사상을 잇고 있다. 월정사는 탄허-만화에 이어 주지 정념 스님이 한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이 손을 잡고 선·교 양종에서 가장 출중한 인물이었던 두 스님의 사상과 업적을 집중 조명하는 행사를 마련했다.
선운사와 월정사는 18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불교학회와 공동으로 ‘석전과 한암, 한국불교의 시대정신을 말하다’란 주제의 대규모 학술대회를 연다. 불교계에서 문중이 다른 사찰이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법만 스님과 정념 스님은 계율을 중시했던 석전과 한암의 가르침을 통해 날로 혼탁해지는 불교의 기강과 문화를 바로잡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석전은 일제에 의해 불교 수행 전통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서 ‘계학약전’이라는 교재를 펴내는 등 승려교육을 통한 청정성 회복 운동을 펼쳤다. 한암은 입적할 때까지 계율정신을 강조한 ‘승가오칙’을 몸소 실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조성택 고려대 교수와 윤창화 민족사 대표 등 전문가 10명이 석전과 한암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미를 재조명해 이 시대 종교윤리와 계율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맡은 월정사 교무국장 자현 스님은 “석전과 한암 스님의 사상은 갈수록 윤리의식이 희박해지는 한국불교와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종 선임기자 s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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