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향 가득한 불교성지 '오대산'(경인일보) 2013.1.10. > 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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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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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향 가득한 불교성지 '오대산'(경인일보) 201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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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1-11 09:23 조회10,2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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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향 가득한 불교성지 '오대산'
여보시오 부처님들 갈곳이나 알려주오
  경인일보 webmaster@kyeongin.com
   

적멸보궁 '용이 여의주를 문 형상'
아이젠 없는 신도자 하산길 끙끙
비로봉 눈꽃향연에 '그저 웃지요'


연꽃은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 이제염오(離諸染汚)의 특성을 지니고 피어난다.
은은한 향기와 아름다운 색으로 피어나지만 잎과 꽃에는 단 한 방울의 더러움이 있을 수 없다. 그 연꽃이 오대산에 피어났다. 적멸보궁이라는 꽃심을 두고 각각 다섯 군데의 꽃잎으로 피어난 것이다.

비로봉, 동대산, 두로봉, 상왕봉, 호령봉이 그것들이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에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는 적멸보궁을 풍수지리에선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는 형상'이라 한다. 오대산의 품안에는 다섯 '대(臺)'가 있다.

'대'는 불상을 받치고 있는 좌대(座臺)와 같다. 동대 관음암에는 일만 관세음보살, 서대 수정암에는 일만의 대세지보살, 남대 지장암에는 일만의 지장보살, 북대 상두암에는 미륵불이 머무른다. 중대 사자암은 일만의 문수보살이 있는 곳이며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원사와 월정사를 잇는 '선재길'

해발 660m에 자리한 월정사를 스쳐간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강원산간에 들어서자 흐릿한 하늘에서 자그마한 눈알갱이들이 바람을 탄 채 날고 있다. 버스는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상원사(900m)로 가는 길에 쌓인 눈길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다.

그 길에 '선재길'이 있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계곡길을 지칭하는데, 약 9㎞로 도보로는 약 3시간이 걸린다. '선재'는 불교 화엄경에 나오는 선재동자(善財童子)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온 세상을 떠돌며 53명의 현인을 만나 깨달음을 얻었다 한다.

그렇기에 선재길은 '지혜의 길'이기도 한 것이다. 그 길은 고려 말 나옹선사도 방한암스님도 탄허스님도 걸었던 길이다. 수많은 선승들이 걸었을 그 길을 화전민 또한 궁극적인 삶의 지향점을 찾아 걸었을 것이다. 상원사 주차장에서 중대 사자암까지의 거리는 약 20분이 소요되는 구간이다.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나서 얻은 피부병이 심했던 세조를 문수보살이 목욕시키기 위해 옷을 벗어 걸어 두었다는 관상걸이를 지나간다.

가파른 경사면에 4단으로 지어진 중대암에서 적멸보궁까지는 다시 10여분을 가면 되는 거리이므로 불교신자들은 비교적 가벼운 복장으로 산길을 등산객들과 함께 오간다.

쓸고 닦아낸 흔적이 역력한 산길임에도 눈은 쌓였고 얼어붙은 길이다. 등산용품으로 중무장한 등산객들 사이에서 난간을 붙들고 안간힘을 쓰는 이들 대부분이 신도들인데 아이젠 없이 올랐다가 하산길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천상설원 비로봉은 천하의 명품 조망터

서정이(56·여)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에어로빅을 했고 이후 산행에 참여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건강을 챙겨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녀는 현재 마라톤 완주뿐만이 아니라 울트라마라톤도 참가할 정도의 지구력과 근력을 자랑한다. 수원산바라기 산악회를 창설해 운영하는 이유도 단지 건강 때문이란다.

"한때 형편없는 저질체력으로 인해 동네 뒷산조차도 힘들어 하던 때가 있었는데 건강해야겠다고 결심한 이후로 꾸준히 등산도 하면서 정신도 맑아지고 성격도 긍정적으로 변하게 되었답니다"라고 한다.

흐릿한 하늘에선 여전히 눈꽃이 날리고 힘든 걸음 쉴 즈음이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박새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사람에게로 날아든다. 익숙한 날갯짓으로 다가오더니 과자부스러기를 탐한다.

아직도 올라야 할 길이 남았음에도 발걸음을 잡아두는 귀여움에 흠뻑 빠지는 순간이다. 잔잔히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나뭇가지에 단단하게 붙어 있던 눈조각들도 산산히 부서지고 햇살이 닿지 않는 곳으로 떨어지는 모습도 구경거리다.

적멸보궁에서 1.1㎞ 거리의 비로봉에 오르자 너른 평원과도 같은 정상이 나타났다. 가파른 길이었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눈꽃의 향연 때문이어선가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이었다.

맑은 날이었다면 사방이 훤한 조망이 압권이었을 곳인데 흐린 날씨 탓에 안타까움이 남는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과는 달리 가족과 함께 오른 사람과 회사에서 단체로 온 사람들 모두 날씨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저 산이 좋고 겨울의 운치가 그만인 이곳에선 욕심을 거두고 미련을 버렸다. 웃음이 만발할 뿐이었다.

#전설만큼 다양한 보물로 가득한 상원사

하산길에 들른 상원사에서 첫눈에 들어오는 것은 하늘 사람이 악기를 연주하는 비천상(飛天像)이다.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그 옆으로 진짜와 가짜가 구별되어 있는 동종이 놓여 있다. 산하(山河)를 울리며 불음(佛音)을 전했을 소리가 갇혔다.

겨울바람을 맞고 있는 가짜는 소리를 내는 것인가 흉내를 내는 것인가. 조용한 가운데 들려오는 불경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무엇이 진짜인 것인가. 구름처럼 떴다가 사라지는 인생에서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겨울에 묻힌 요란한 물소리처럼 떠들썩한 마음의 궁금증은 언제 사라질 수 있을까. 상원사 앞마당이 소리없이 들썩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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