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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 holic] 山寺의 하룻밤, 기적을 빌어봅니다(MK뉴스) 201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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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4-19 09:01 조회8,5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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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제가 부름 받을 때는 아무리 강력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내가 들어가서 어린아이를 구하게 하소서/나를 일찍 거두어 가시더라도 헛되지는 않게 하소서/그리고 내가 그의 내민 손을 잡게 하소서 - 어느 소방관의 기도(스모키 린) -'

1958년 스모키 린이라는 소방관이 쓴 시(詩)입니다. 목숨 걸고 투입된 화재 진압 과정에서 3명의 아이를 미처 구하지 못했고, 그 죄책감에 쓴 글이라는군요. 스모키 린의 마음이나, 독자 여러분의 마음, 아마도 지금은 같을 겁니다. 마음 무거울 때, 여행글 써야 하는 저 역시 죄송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담담하게 마음 추스를 수 있는 곳으로 가 봅니다. 희망, 기적, 그곳에서 다 함께 빌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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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템플스테이
 
단식 템플스테이 육지장사

마음 무거울 때, 템플스테이만 한 게 있을까. 육지장사는 서울에서 지척이다. 불광동으로 빠져 차로 20분만 달리면 끝. 사찰은 담백하다. 3만3000㎡에 달하는 절터 한복판에 대웅전이 놓여 있을 뿐이다. 옥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양옆이 선재당과 수선당이다.

이곳은 단식 템플스테이의 메카다. 1박2일 체험형으로 간을 본 뒤, 마음에 든다면 본격적으로 살과의 전쟁을 펼치면 된다. 기자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께. 일정은 잔혹(?)했다. 공양이라는 이름이 붙은 저녁 만찬. 단식팀엔 사과ㆍ당근을 갈아만든 주스가 전부다. 게다가 옆에선 스님들, 쩝쩝대시며 연신 맛깔스러운 밥과 나물을 비벼 드신다. 그러면서 쿡 던지는 한마디. "공양, 정성을 들여 먹는 겁니다. 벌컥 한 번에 마시는 게 절대 아닙니다.  처사님. 한 숟가락에 자기 나이만큼씩, 아시겠지요?"

열이 머리 끝까지 오를 때쯤, 이어지는 순서가 차담이다. 글자 그대로 스님과 담소를 나누며 차를 마신다. 이게, 기가 막힌다. 힐링 템플스테이의 하이라이트 수준이다.

조곤조곤, 지원 큰스님(주지)의 말이 이어진다. "삶이 무겁다"고 하자, 지그시 웃으신다. `그저, 놓아라, 다 보내주라`는 의미일 터.

그러면서 묻는다. 팔만대장경, 그걸 딱 다섯 글자로 줄이면 뭔지 아냐고. 잠깐 뜸을 들이시더니 답을 준다. `일체유심조`라고. 참으로 맞는 말이다. 모든 종교의 교리라는 게 그런 거다. 결국 자신의 몫이요, 마음에 달린 거다.

108배ㆍ포행하며 마음 다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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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엔 쑥뜸 체험이 있다. 이게 명불허전이다. 단전(배꼽 아래 한 뼘 지점)에 쑥뜸 단지를 올려놓고 지지는 시간이다. 기혈 순환을 도와 오장육부와 내분비선의 기능을 강화해 준단다. 체온도 1도 정도 높아진다. 면역성이 가장 강해진다는, 아기들의 체온, 37도 그 마법의 온도다.

잔혹한 하루 일정을 끝내고 잠드는 시각은 오후 9시. 기상은 다음날 새벽 4시다.

4시 30분부터 고행이 시작된다. 새벽 108배. 옥계단을 올라 대웅전으로 향하는 길, 안개가 자욱하다. 마치 세상이 꾸는 꿈 같다.

텅 빈 대웅전. 함께 체험에 나선 처자들과 경쟁하듯 108배를 시작했다. 1배, 2배, 진행되는 동안 스피커에선 `잠언`들이 귓전을 때린다. 숨이 가빠왔다. 다리가 욱신거렸다. 순간 잡념이 솟는다. 왜, 죄 없는 그 많은 학생들이, 여행객들이 어처구니없는 진도 앞바다 여객선 사고로 그렇게 세상을 떠야 하는지.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오전 간단한 공양을 마치면 마지막 코스, 포행(布行)이다. 천천히 걸으면서 선(禪)을 행한다는 말이다. 포행 뒤엔 사찰 구석구석을 돌며, 하루를 정리한다.

3개의 지장보살 동상이 보인다. 그 표정이 포커페이스다. 마치 이런 투. `붙잡고 있어 봐야, 소용없다. 그렇게 집착하면 뭘하니. 모든 건 그저, 마음에 달린 거다. 이젠 다 놓아줘라.`

▶▶템플스테이 가려면
불교문화사업단에서 템플스테이(www.templestay.com)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곳 콕 찍으면 된다.


이곳이 힐링 템플스테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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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조 템플스테이 미황사
템플스테이가 처음 시작된 게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때다. 그때 처음으로 산문을 개방한 곳이 해남의 미황사다. 원조 템플스테이인 셈. 특히 연중 수시로 열리는 `참사람의 향기`는 힐링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 풍광도 끝내준다. 미황사가 자리 잡은 해남 달마산은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061)533-3521, www.mihwangsa.com

2. 숲길 힐링 월정사
오대산 자락에 위치한 월정사는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관광 포인트다. 하늘 끝 닿을 듯 솟구쳐 오른 전나무 숲길을 따라 한 걸음씩 천천히 걷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3주간 이어지는 이곳 단기출가학교는 경쟁률이 5대1에 달할 정도로 인기 있는 힐링 코스. (033)339-6606, www.woljeongsa.org

3. 최고의 몸값 나무 있는 양평 용문사
전국에 용문사 이름의 사찰은 3개다. 남해, 경상도, 그리고 이곳이다. 지형상 용의 머리에 해당하니 영험함 또한 으뜸일 터. 이곳 용문사는 913년(신라 신덕왕 2년) 대경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1조6000억원대의 대한민국 최고 몸값 은행나무도 있다. 천연기념물 제30호. 가을엔 이 열매로 휴대폰 줄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도 있으니 꼭 한번 가 보실 것. (031)775-5797, www.yongmunsa.org

4. 찜질방 있는 남양주 묘적사
묘적사는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특히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을 위해 지은 앙증맞은 찜질방은 인기 최고. (031)577-1761

5. 효의 본찰 화성 용주사
정조의 애달픈 효심이 담긴 절이다. 비운에 명을 달리한 친아버지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시고 애타는 사부곡을 불렀던 원찰이어서다. 그런 정조의 효심을 본받아 `부모님의 은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템플스테이를 운영 중이다. 말썽꾸러기 아이들에겐 딱인 코스. (031)235-6886, www.yongjoos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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