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산하 단체를 중심으로 불법(佛法) 초심으로 돌아가는 강좌와 단기출가학교 등이 잇따라 개설되고 있다.

조계종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과 불교인재원(이사장 엄상호)은 원로의원으로 대표적인 선지식(善知識·수행자들의 스승)으로 꼽히는 고우 스님을 처음으로 강사로 초빙, ‘고우 스님 초청 백일법문 대강좌’를 열기로 했다. ‘백일법문’은 성철 스님(1912∼1993)이 1967년 해인총림 대중에게 100일 연속 설법한 것으로, 당시 불교계가 승단 정화의 여파로 불교 공부를 등한시하던 풍토를 쇄신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입교자들이 행자 차림으로 산길을 걷고 있다.

원택 스님은 “평소 고우 스님은 성철 스님의 ‘백일법문’을 우리나라 불교 교리서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으로 보고, 불교의 핵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백일법문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도박 파문 등으로 어수선한 종단과 관심 있는 분들에게 불교 본질로 돌아가는 공부가 필요할 것 같아 강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입교자들이 스님들의 도움을 받아 삭발하고 있다.

강좌는 다음달 11일부터 매월 둘째, 넷째 주 월요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10월 29일까지 모두 10차례 진행되며 2시간 강의 후 30분 즉문즉답 시간도 갖는다.

도박 파문으로 출가 승려 감소 추세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는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은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단기출가학교를 열기로 했다. 7월 1일부터 8박9일간 전남 해남 미황사에서 시작하는 단기출가학교에는 도법 스님(실상사), 용타 스님(행복마을 이사장), 금강 스님(미황사), 혜민 스님(미국 햄프셔대 교수), 자현 스님(월정사), 조성택 고려대 교수, 고전평론가 고미숙씨 등이 강사로 나선다. 교육원은 “출가수행의 길을 바르게 안내하고자 단기 출가학교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도법사 강의와 함께 새벽예불, 108배, 참선·염불·사경수행, 산행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단기출가학교에서 많은 출가자를 배출한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에서는 다음달 4일까지 33회 단기출가학교 지원자를 모집한다. 대학생 등 성인 남녀 50명을 모집하는 이번 단기출가학교는 7월 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