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서는 평창 오대산을 성산(聖山)이라고 부른다.
산 전체가 불교 성지인 오대산은 상원사로 향하던 세조가 개울에서 목욕을 즐기던 동자승(문수동자) 등을 밀어준 덕분에 피부병이 완치됐다는 전설, 세조의 목숨을 살린 고양이 이야기, 신라 신문왕의 아들 보천·효명태자가 5만 불보살 진신에게 일일이 차를 달여 바치며 예배하고 수행한 곳이라는 전설을 품고 있는 곳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세조(1417~1468년)의 원찰 ‘상원사’를 품고 있는 곳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천변만화(千變萬化·끝없이 변화함)하는 단풍의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오대산 문화축전’이 열리는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특히 월정사 초입에 자리한 전나무 숲길이 일품이다.
2013년에 나온 ‘오대산 연가’는 이러한 오대산을 찾은 어떤 사람이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은 가요다. 트로트의 구슬픈 목소리를 예상했지만 앳된 아이들(임예진·조승민)의 목소리가 등장하며 청량함을 더 해 준다.
노래는 “월정사 전나무 숲 길을 걸으면 날 보고 서 있는 그대가 보인다. 수줍게 잡았던 그대 하얀 손이 뭐가 그리 좋은지 난 웃기만 했다” 로 시작된다. 살짝 장난스러운 듯한 아이들의 목소리는 새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멜로디와 그야말로 찰떡이다.
하지만 가사 내용은 조금 어른스럽다. 그래서인지 이 노래는 2019년에 어른(?) 버전으로 다시 재발매된다.
아무튼 연인의 흔적을 찾아 오대산 전나무 숲길에 선 그 사람은 길 한가운데서 단풍비를 맞으며 추억을 떠올린다. 오대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에 마음을 전하며 노래는 매조지 된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