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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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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갑식이 간다] 스트레스 심하세요? 月精寺 전나무 숲으로 오세요(조선일보) 201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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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3-28 08:22 조회8,9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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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期出家학교 대박, 월정사 정념 스님]

유명인·소시민… 2000여명 다녀가
매년 5월 걷기대회도 2000여명 참가… 자연 속 사찰에서 힐링하려는 거죠

중생의 병은 왜곡된 세계관 때문… 그래서 비우는 것, '空' 필요합니다


	문갑식 선임기자
문갑식 선임기자
35년 전 경상남도 고성의 한 젊은이가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은 답답하다"고 느꼈다. 석가모니가 생로병사를 목격한 후 방황했듯 그 역시 끝 모를 허무에 시달렸다. 그 의문을 풀어준 게 경허(鏡虛) 스님 행장이었다.

그는 '자유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강원도 월정사(月精寺)에서 머리 깎은 지 올해로 35년째다. 월정사에서 출가해 상원사(上院寺) 주지 3연임에 월정사 주지 3연임이란 기록을 세웠으니 보통 인연이 아니다.

월정사는 강원도의 본사답게 비조(鼻祖)인 자장, 한암(漢岩), 탄허(呑虛) 같은 한국 불교의 큰 산맥을 배출했다. 문손(門孫)이 500여명이니 수행의 치열함을 알 수 있다. 주지 정념(正念) 스님은 월정사맥의 종손격이다.

절에는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전나무 숲길이 있다. 아침·점심·저녁 세 번 이 길을 돌며 그는 무슨 생각을 할까. "화중생련(火中生蓮), 연꽃은 불속에서 핍니다. 매일 마음을 비우고 또 비웁니다. 무심(無心)!"

주지론 이례적으로 하안거·동안거를 거르지 않는 그에게 승가(僧家)의 CEO 같은 답을 기대했으나 돌아온 것은 화두(話頭)다. "팔만대장경을 한자로 요약하면 뭔 줄 아세요? 심(心)입니다. 중생은 병을 앓고 있어요."

"우울증·스트레스·공황증이 그것이죠. 자기 아닌 남을 보는 왜곡된 세계관 때문인데 바른 이를 통해서만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게 비우는 겁니다. 공(空)! 바로 반야의 지혜요, 중도적 겸허입니다."

어디 병리가 개인뿐인가, 나라도 남북도 마찬가지 아닌가. "난 옳고 상대는 그르단 생각은 안 됩니다. 상대가 그르면 나도 잘못이죠. 개시개비(皆是皆非), 이게 개인과 지역 갈등·동북아 갈등을 풀 화쟁(和諍) 정신이죠."

월정사에는 전설이 많다. 자장율사가 중국 땅에서 "문수보살이 머무는 곳"이라는 깨우침을 받았다는 것부터 한반도에서 가장 신령한 곳이 지금 자리이며 심지어 여기서 보는 달이 천하에서 가장 곱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인지 6·25 때 인민군에 맞서 부처님 적멸보궁부터 상원사를 지켜낸 한암의 '기적'이며 자칭 '국보' 고(故) 양주동이 탄복했다는 탄허의 자취가 남아있다. 아마 그것은 정념 스님에게 자랑이자 부담이 될 것이다.


	‘법당 백 채보다 제대로 수양한 스님 한 명이 훨씬 낫다’고 탄허는 일갈했다. 매일 그 말씀을 새긴다는 정념 스님과 문손들은 지금도 숲길에서 능소능대(能小能大)한 대자유인(大自由人)이 되려 용맹정진하고 있을 것이다.
‘법당 백 채보다 제대로 수양한 스님 한 명이 훨씬 낫다’고 탄허는 일갈했다. 매일 그 말씀을 새긴다는 정념 스님과 문손들은 지금도 숲길에서 능소능대(能小能大)한 대자유인(大自由人)이 되려 용맹정진하고 있을 것이다. /사진작가 이서현
"온갖 불보(佛寶)에 삼국유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신라 호국불교의 기원도량이자 부처님과 인연 있는 불국토(佛國土)에 불사는 일부분일 것이고요, 제가 보일 수 있는 리더십이라면 불교의 변화가 아닐까 합니다."

정념 스님에 따르면, 농촌과 산중(山中)을 기반으로 한 불교는 도시 중심 사회가 되면서 유리됐다.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해야겠지요. 유리한 건 있어요. 맑은 공기와 숲과 물이 있는 곳, 사찰이 힐링의 중심입니다."

중생 치유를 위해 만든 게 한 달간 행자 생활을 하는 단기 출가학교다. 유명인부터 소시민까지 2000여 도반(道伴)이 배출됐다. 매년 5월 2000여명이 상원사까지 가는 걷기대회도 도시가 준 상처를 치료하려는 배려다.

7대 종교를 아우르는 종교평화협의회도 그가 만들었다. "종교 간 벽을 허물자"는 취지다. 청소년을 위해 각급 학교에 인성교육을 지원하며 콘크리트로 덮인 전나무 숲길을 살려 매년 150만명이 찾게 한 것도 그다.

"솔바람 날리고 푸름에 비우고 심성을 채우자는 거지요. 전 우리 불교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봐요. 무엇보다 민족과 정체성이 같잖아요. 그래서 종단 운영도 민주성, 대중성, 투명성을 더 강화해야 합니다."

'꽃미남' 같은 정념 스님은 선답을 어디서 얻었을까? "전나무 숲길을 돌며 항상 생각합니다. 장좌불와(長坐不臥)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용맹심의 발현이긴 하지만 몸 상할 수 있죠. 몸 상해 깨달을 수 있나요?"

스님은 대화가 끝나자 적광전(寂光殿)으로 향했다. 탄허가 남긴 현판 글씨는 '번뇌가 고요해져 가없는 광명이 비치는 비로자나불의 경지'를 말하고 있었다. 스님은 거기서 항상 인재불사론(人材佛事論)을 되새긴다.

* 기사원문보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27/20140327048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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