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책임제, 권력 이양 관점 탈피가 선결 과제”(법보신문) 201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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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9-13 08:27 조회9,197회 댓글0건본문
- “교구책임제, 권력 이양 관점 탈피가 선결 과제”
불교광장, 종책 좌담회
‘한국불교 과제․전망’ 주제
9월11일 3차 토론회 개최
불교광장(공동대표 성직·지홍·성문 스님)이 종단 발전을 위한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교구책임제’에 대해 “권력의 이양이 아닌 책임감의 확대로 접근해야 한다”며 “지역사회와의 유기적 관계 모색없이 권리와 책임의 교구 이양으로만 생각한다면 종단의 위상은 10년 전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종단의 예산을 1천억 원 규모로 확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불자들의 의식 재고를 통한 예산 확보가 손꼽혔다.
불교광장은 9월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 불교 과제와 전망, 세 번째 종책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불교과장이 제시하고 있는 ‘종단 발전을 위한 핵심 의제’ 7가지 가운데 지난 9월6일 진행했던 2차 좌담회에서 다루지 못했던 다섯 가지 의제에 관한 토론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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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에는 소종섭 시사저널 전 편집장의 사회로 중앙종회의원 초격 스님, 불교신문사 주간 일감 스님, 윤남진 NGO리서치 소장, 백승권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사무국장, 박재현 월정사 종무실장, 김형규 법보신문사 편집부장이 토론자에 참석했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교구책임제 대안 모색’과 ‘불교 성장 동력 준비-종단 예산 1천억 시대 준비’ ‘포교 혁신’ 등의 의제가 집중 토론됐다.
박재현 월정사 종무실장은 “개혁종단 출범 이후 총무원장에 집중돼 있던 권력을 분산시켰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한이 집중돼 있다 보니 교구본사와 중앙종회 등의 소임자들이 종단정치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의한 종무행정 대신 계파․종책 모임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앙종무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종무실장은 “1995년 지방자치단체 시행 이후 모든 행정정책이 각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입각해 종단 역시 지역 현장 중심의 포교활동과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히 수행풍토 조성, 포교정책 수립 등이 모두 현장에 기반을 두고 선택과 집중돼야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며 교구책임제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형규 법보신문 편집부장은 “교구책임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교구책임제를 재정․인사권의 교구 이양으로 보기 이전에 각 교구의 책임성에 대한 인식이 우선되지 않으면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규 편집부장은 또 “교구별로 재정․규모․행정력 등 편차가 큰 현실에서 일괄적인 교구책임제 시행은 오히려 일부 교구에게는 종단 차원의 방치가 될 수도 있다”며 “교구책임제의 점차적 시행을 위한 표준화를 마련해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행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은 종단 차원에서 일정부분 지원을 계속해 맞춰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남진 NGO리서치 소장 역시 “교구책임제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역사회와 통합성을 갖고 유기적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한다는 관점에서 교구책임제를 설계하지 않고 단순히 권한과 책임을 교구로 이양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면 종단의 행정은 10년 전으로 후퇴하는 결과를 불러 올 것”이라고 우려를 밝혔다.
이와 함께 종단 예산 1천억 시대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제시된 ‘불교성장 동력 준비’ 의제에 대해 불교신문 주간 일감 스님은 “교구본사의 수말사 두 곳을 지정해 각각 교구본사와 총무원이 직영함으로써 교구본사와 총무원의 예산을 충당하도록 하면 분담금 증가의 부담 없이 총무원의 집행 예산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백승권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사무국장은 “총무원이 지금과 같은 지출구조를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예산 1천억 증대의 명분을 찾을 수 없다”며 “종도에 대한 서비스 기능이 확대되고 본말사의 행정 활동에 대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통해 예산 확대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형규 편집부장은 “예산을 늘리기 위한 수익창출 방안은 종교단체 본연의 역할에서 찾아야 한다”며 “지금과 같이 재를 지내거나 등을 달고 관람료를 징수해 만들어지는 수입은 보시가 아닌 대가이며 이는 불자 본연의 실천행인 자발적 보시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스님들의 청정성에 대한 불신과 보시의 중요성에 대한 불자들의 인식 부족”으로 지적하며 “이는 잘못된 포교 활동과 정책 누적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제반 문제의 개선을 위한 출발점이 ‘포교 혁신’이라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토론자들은 포교원이 단순한 신도단체 관리 업무에서 벗어나 비불자 대상 포교종책 수립이라는 본연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총무원․교육원 등과도 대등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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