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열의 힐링여행> (1) 오대산 국립공원 - 고즈넉한 산사에서 평온한 하룻밤(금강일보)20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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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08-08 09:22 조회9,139회 댓글0건본문
<정승열의 힐링여행> (1) 오대산 국립공원 - 고즈넉한 산사에서 평온한 하룻밤 | ||||||||||||||||||
월정사~상원사까지 전나무 숲길 일품 오대산 단풍·눈꽃 ··· 사계절 멋 자랑 천년고찰 월정사 곳곳 역사향기 그윽 상원사엔 세조와 얽힌 이야기 전해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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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울창한 전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Phytoncide)를 흠뻑 들이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찬란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피서장소로 강원도 오대산(五臺山)만한 곳이 없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강릉시에 걸쳐 있는 오대산은 태백산맥에서 차령산맥이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한데, 신라시대에 당에 유학을 갔던 자장(慈藏) 율사가 산서성 청량산의 별칭인 오대산 문수사에서 기도하던 중 노승으로부터 “너의 나라 동북방 명주 땅에 1만의 문수보살이 거주하니, 찾아가서 뵙도록 하라.”는 말과 함께 가사와 발우 한 벌, 부처님 정골 사리 등을 받아서 선덕여왕 12년(643년)에 귀국하여 강원도지방을 순례하던 중 산세가 중국의 오대산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였다 하고, 이곳에 초가를 지은 것이 월정사(月精寺)의 기원이라고 한다.
오대산은 비로봉(1563m)을 정점으로 남쪽에 호령봉(1561m), 북동으로 상왕봉(1493m), 두로봉(1422m), 동대산(1434m)의 다섯 봉우리가 마치 연꽃모양으로 둘러싸고 있어서 오대산이라 하는데, 불가에서는 문수보살은 석가모니의 왼쪽에서 협시하며,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인데, 문수보살이 있는 상원사 적멸보궁을 중심으로 오류성중(五類聖衆), 즉 다섯 부류의 성인들이 머무는 신성한 곳에 각각 동대(관음암), 서대(수정암), 남대(지장암), 북대(미륵암), 중대(사자암)를 짓고 성지로 삼고 있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대산은 동쪽 노인봉(1338m)을 중심으로 하는 강릉의 소금강지구와 진고개를 지나는 국도를 사이로 비로봉,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의 다섯 봉우리 사이의 사찰들로 구성된 오대산지구(월정사 지구)로 나뉘는데, 매년 80만 명이상의 탐방객이 찾는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9㎞에 이르는 오대산 계곡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높게 자란 전나무 숲길이 일품인데, 이 길은 1466년 세조가 효령대군, 신숙주, 한명회 등과 함께 걸으면서 너무 빨리 걷기 아깝다며 천천히 걸었다고 전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약2㎞가량 울창한 전나무 숲은 2008년 전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길을 넓히려고 할 때 반대여론이 너무 많아서 숲길을 그대로 보존하고 그 옆에 따로 길을 만들었을 정도인데, 이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세주가 걸었다고 하는 상원사까지의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 병풍처럼 둘러선 봉우리를 잇는 오대산의 완만한 능선은 한국의 미를 완벽하게 보여주는데, 매년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 겨울에는 주봉인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잇는 능선의 싸리나무와 고사목 군락에 핀 눈꽃 등 오대산은 사계절 언제든지 찾아가도 좋은 최고의 여행지이다. 오대산을 올라가는 등산코스도 여럿이어서 월정사의 아름다운 계곡 길과 전나무숲길을 지나 비로봉으로 갈 수 있고, 상원사주차장에서 전나무숲길과 나무계단을 지나서 곧장 중대암으로 갈 수 있다. 소금강~동대산~동대산 입구 코스(17.5㎞. 9시간)는 대개 1박2일 코스로 삼고, 상원사~비로봉~상왕봉~북대사~관대거리 코스(13.2㎞. 5시간)와 소금강~노인봉~진고개 코스(13.6㎞. 6시간10분)는 1일 코스로 많이 이용한다. 또, 반나절 코스로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비로봉 코스(6.4㎞. 3시간), 동대산 입구에서 동대산을 거쳐 진고개로 넘어가는 동대산 코스(4.1㎞. 2시간30분),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올라갔다가 진고개로 내려오는 노인봉 코스(8.6㎞. 3시간20분) 등이 있다.
사실 오대산에서는 천년고찰 월정사와 상원사 탐방을 빼놓을 수 없다. 월정사는 선덕여왕 14년(645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서 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데, 이곳을 거치지 않고 오대산의 절경과 유적들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오대산의 관문이라고도 한다. 현재의 가람은 1·4후퇴 때 영산각, 칠불보전, 진영각 등 건물 17개 동이 전소된 것을 1964년 탄허(呑虛)스님이 본전인 적광전을 중건한 이후 만화(萬和), 현해(玄海) 스님 등이 중건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절집마다 탄허 스님이 직접 쓴 초서체 편액이 탐방객의 눈길을 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금강문이 다른 사찰과 달리 2층으로 지어진 것도 색다르고, 적광전 앞에는 고려 중기 이후 원의 영향을 받은 8각9층탑(국보 제47호)이 우뚝 서있다. 이 탑은 자장율사가 월정사를 창건할 때 사리 37과를 봉안했던 원래의 탑이 깨지자 범종각과 요사채 사이의 공터에 당간지주와 나란히 쌓아두고, 고려 때 새로 쌓은 탑으로서 석가여래의 사리를 봉안하였다 하여 일명 사리탑이라고도 하는데, 월정사가 전소될 때 약15도가량 기울어졌던 것을 1970년 11월 26일 해체 복원하면서 바로잡았다. 그밖에 적광전 뒤편에 산신각과 한암, 탄허, 보문, 지암, 만화 스님 등 월정사에 주석한 스님들을 모신 진영각이 있고, 특히 1464년(세조 10) 상원사를 중수할 때 세조가 시주물과 함께 보낸 상원사 중창권선문이 있다. 이것은 상원사로 올라가는 길가에 조선시대 실록을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史庫)가 있어서 특별히 하사한 것인데, 요즘 사찰과 지역주민들은 일본에서 반환된 오대산 실록을 규장각에서 보관하는 것에 반대하고 오대산사고로 환원해달라고 하는 청원이 활발하다. 월정사 스님들이 입적후 만든 부도탑들은 상원사로 올라가는 도로변에 있다.
오대산 정상부근에는 신라 성덕왕 4년(705) 보천과 효명 두 왕자가 창건한 상원사가 있는데, 상원사는 처음에는 진여원(眞如院)이라고 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문왕의 아들 보천태자가 아우 효명과 함께 오대산에 들어갔는데, 왕이 죽자 신하들이 보천 태자를 찾아와서 왕위에 오를 것을 권했지만 한사코 거부하자 결국 효명태자가 왕위에 올랐으며, 그가 바로 성덕왕이라고 하지만, 상원사 승당기에 따르면 ‘고려 말 나옹 선사의 제자인 영로암이 오대산을 유람하다가 터만 남은 상원사를 중창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아무튼 불가의 성지인 월정사와 상원사에는 조선 세조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은데, 세조는 재위기간동안 한양에서 달포나 걸리는 상원사까지 3차례나 찾았으며, 특히 상원사 입구에는 세조가 월정사에 왔다가 견딜 수 없는 피부병을 견디지 못하고 계곡물에 목욕을 할 때 의관을 걸어두었다고 하는 관대(冠帶)걸이 비석이 있다. 상원사는 6·25때 모두 소실되어 1968년 목조 문수동자좌상을 모신 문수전 등을 세웠는데, 특히 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신종보다 45년이나 앞선 725년에 주조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상원사동종이 유명하다. 상원사에서 약1.5㎞ 올라가면 오대산의 중심인 적멸보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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