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집행부 등 동참·전국서 2천여 불자 운집
“우리의 순례는 첫째도 포교, 둘째도 포교, 셋째도 포교를 위한 걸음걸음이며, 순례 나선 개인개인에게는 걷기를 통한 수행의 길임을 직시해야 한다.”
지리산 순례에 나선 불자들을 일깨우는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의 한마디가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평화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10월2일 제19교구본사 지리산 화엄사에서 진행된 교구순례에 참가한 2000여 불자들은 마음을 내려놓는 걷기수행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얻고자 길을 나섰다. 영근 가을햇살을 받으며 화엄사를 출발해 천은사까지 6km의 길을 한걸음한걸음 내디뎠다.
이날 순례는 상월결사 회주 자승스님을 비롯해 화엄사 회주 종열스님을 선두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스님, 포교원장 범해스님, 동국대학교 이사장 성우스님과 건학위원회 위원장 돈관스님, 전 호계원장 무상스님, 총무부장 호산스님과 총무원 집행부, 교육원장 대행 서봉스님, 포교부장 선업스님 등 교역직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덕문스님(화엄사 주지)을 비롯한 법주사 정도스님, 고운사 등운스님, 선운사 경우스님 등 교구본사주지 스님들과 내년 2월 부처님 성지 인도 순례에 나서는 예비순례단 등이 동참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김순호 구례군수 등도 순례 일정을 함께 소화했다.
뒤를 이어 봉은사, 도선사, 수국사, 원적정사, 염불사, 안국선원, 대덕사, 백담사, 관촉사, 총명사, 광주 정광중고등학교 등 전국에서 모인 2000여 불자들이 1km에 달하는 행렬을 이루는 장관을 연출해 주목받았다.
앞서 순례 입재식에서 화엄사 주지 덕문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햇살 고운 가을날 지리산 화엄사에 모인 불자들이 걷는 이 길이 평화의 길, 자비의 길, 수행의 길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불교중흥과 평화의 염원이 지리산을 통해 세상으로 널리 퍼져 나가리라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화엄사를 출발한 순례단은 천은사까지 2시간여에 걸친 도보순례를 통해 ‘내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최상의 방생이며 세상의 평화로 나아가는 바탕이자 첫걸음’임을 되새겼다. 상월결사 순례단을 맞은 천은사 주지 대진스님은 “오늘 내딛은 걸음걸음이 한국불교에 새로운 길을 열고 희망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월결사 교구순례는 지난해 삼보사찰 천리순례를 이어 평화와 방생을 테마로 전국 교구를 돌며 진행 중이다. 올해 대흥사, 월정사, 백양사, 법주사, 은해사에서 진행됐으며, 화엄사로 바통이 이어졌다. 평화를 얻으려면 내 마음부터 평화로워야 하며, 내 마음이 평화롭고 자유로워야 생명의 존엄을 알고 세상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전하고 있다. 평화를 바깥에서 구하지 말고 나로부터 비롯하자는 것이 마음의 방생이며, 이를 실천하는 행동이 곧 평화방생순례이다.
한편 상월결사 화엄사 교구순례는 천은사에서 회향하지만, 인도순례단은 이날 오후 천은사를 출발해 지리산 시암재까지 걷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박봉영 홍다영 기자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