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불교의 미래 생존전략 …수행, 문화, 복지의 조화(현대불교)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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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9-20 08:11 조회8,420회 댓글0건본문
산중불교의 미래 생존전략 …수행, 문화, 복지의 조화 | ||||||||||||||||||||||||
정념스님 오대산 월정사 주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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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주지 맡으며 월정사 탈바꿈
문화축전, 걷기대회 등 기획 호응 지역 열린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단기출가학교 대박… 2천여 도반 배출
지원자 대거 몰리고 경쟁률 높아져 ‘자기성찰’ ‘진리추구’ 등 동기 부여 수행·문화·복지 등 3대 비전 제시
‘만불선원’ ‘문수선원’ 등 잇달아 개원 문화올림픽 중심될 ‘탑돌이’ 재현 오대산은 1,400여년 전 자장율사가 개산한 후 불교성지로 추앙받고 있다. 이곳에 자리 잡은 월정사는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 스님, 도제 양성에 힘쓴 탄허 스님, 가람 복원에 앞장선 희찬 스님이 주석하며 올곧은 수행가풍을 잇고 있다.
이 유서깊은 천년 도량은 해마다 ‘오대산불교문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전통은 계승하고, 현대의 새로운 가치들을 수용하는 통섭의 공간, 열린 공간으로 발전중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찾아가는 포교, 지역사회로의 회향’을 강조하며, 지난 2003년부터 조계종 제 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말사의 종무행정을 진두지휘하는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 스님이 있다.
문화포교 새 모델 제시…오대산 문화축전 등
스님은 단기출가학교와 같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불교계에서 흔치 않는 대박을 터트리는가하면, 때로는 조선왕실의궤환수위 공동의장 등을 맡으며 사회적으로 표출되는 갈등에 대해 올바른 방안을 제시하며,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다양한 불교문화 행사를 통해 오대산으로 많은 이들을 불러 모은다. 문화 포교의 새로운 모델을 계속 제시중이다.
정념 스님은 “10월 11일부터 약 1주일간 시작되는 오대산불교문화축전은 벌써 올해로 11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다문화시대를 맞아 ‘생명·명상·치유’등을 주제로 잡고 많은 이들이 힐링할 수 있는 불교문화 축제의 장으로 펼칠 것입니다. 오대산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월정사라는 전통 수행공간의 가치를 십분 활용해 자연과 소통하는 생태문화축제, 다양한 계층이 함께 하는 테마축제, 지역을 활성화 하는 지역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강시원제를 비롯해 오대샘물 합수식, 산사음악회, 승가학인 법고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월정사를 지역의 열린 문화공간으로 인식시키고 불교문화자원을 관광문화자원으로 활용해 국가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생명과 나눔, 평화의 한마당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탠다는 것이 올해 오대산불교문화축전의 가장 큰 목표라고 하겠습니다.”
월정사의 많은 행사중에 많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 또 있다. 매년 5월에 열리는 ‘오대산 천년의 숲 옛길 따라 걷기 대회’다. 이 역시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다. 2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상원사까지 걷는다.
정념 스님은 걷기대회에 대중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위기에 직면한 현대 문명에 숲은 희망을 던져줍니다. 걷기 대회는 천년 숲길을 걸으며 우리 사회의 희망인 숲이 주는 지혜를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자리이지요. 부처님께서도 숲길에서 나시고 숲길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불교에서의 길은 수행의 시작이자 완성을 의미하며, 숲은 생명이자 정신적 쉼터역할을 합니다. 특히 오대산 천년 숲길은 가장 한국적인 숲길로서 인공적인 포장을 거부한 생명의 길입니다. 자연으로 돌아간 전나무 숲길과 복원된 옛길을 걸으면서 가장 한국적인 숲의 향기를 맡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어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민들이 마음의 평안함을 얻고갈 수 있기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 같습니다.”
11년 넘은 단기출가학교 히트…블루오션 적중
월정사는 조계종 25개 교구 중에서도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사찰로 꼽힌다. 단기출가학교 수련법회 템플스테이 불교교양대학 문화대학 등 불자들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운영된다. 그중 가장 히트를 친 대박상품은 역시 11년전 처음 시행한 단기출가학교다. 월정사가 전국에 가장 많이 알려지게 한 일등공신이다. 유명인부터 소시민까지 2000여 도반(道伴)이 배출됐다.
저마다 크고 작은 고민과 사연을 가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이들이 스님과 똑같이 한달간 행자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 단기출가학교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행을 통한 마음 치유와 더불어 사찰음식을 통한 몸 치유 프로그램 때문이어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신청한다는 후문도 들린다. 누구도 이 어려운 체험을 하라고 등 떠밀지 않았건만 무엇이 이들을 단기출가학교로 이끌었을까.
이들에게 출가수행 체험의 기회를 마련한 정념 스님은 “도시에서의 생활과 변화를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이 삶에 대한 무상감을 느끼는 게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각 사찰의 수련법회나 템플스테이 등에 몰리는 사람들이 이를 말해주지요. 나이 드신 분에게는 오욕락(五欲樂)을 추구하며 살아온 자신의 지금 모습을 보면서 ‘나는 행복한가,나는 무엇인가’라고 되묻는 자기성찰이 있을 것입니다. 또 젊은 사람은 자기를 확립하고 삶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겠지요.수행자적 삶이란 진리를 추구하고 이상적 인격을 실현하는 것인데, 그런 기본을 갖춰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시간이 바로 단기출가학교입니다.”
월정사가 단기출가학교를 열자마자 실제로 머리 깎고 한 달 동안 출가생활을 체험하게 하는 이 프로그램은 무려 2천여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릴만큼 폭발적 인기를 모으며 화제를 뿌려왔다.
“단기출가학교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추진은 하면서도 솔직히 이 힘든 과정에 과연 얼마나 올까 걱정도 했지요.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갖가지 사연을 간직한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고 회가 거듭될수록 경쟁률도 높아져 지금 이 시대가 이 같은 수행에 얼마나 목말라하고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태국 미얀마 등 남방불교 국가에서는 단기출가체험이 우리가 군복무하듯 일생에 한 번은 하는 것이 불문율로 돼있지만 한국 불교에선 없었거든요.”
출가수행을 체험하고 싶어하는 사회일반의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그에 맞춰 만든 것이 단기출가학교라는 설명이다. 정념 스님은 ‘블루오션 전략’을 절집에 도입해 성공시킨 셈이다.
산중사찰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된다.
실제로 정념 스님은 산중 사찰도 사회의 변화에 맞춰 변신해야 한다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그동안 쏟아냈다.
지난 2003년 11월 주지 부임 이후 월정사가 벌여온 산사영화제, 천년의 숲길 걷기대회, 월정사 주지배 평창군 족구대회와 축구대회, 평창군민 노래자랑대회, 오대산 불교문화축전, 한·중 오대산 수행 교류,미얀마 마하시수도원과 자매결연 및 수행 교류,한암대종사 수행학림, 전나무 숲길 도로포장 제거 추진 등의 행사 등 손에 꼽기 버거울 정도다.
“지금까지 한국불교는 너무 산중(山中) 중심이어서 승속(僧俗)이 분리되는 결과를 낳았어요.
멀리 있는 물로는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듯이 아무리 좋은 묘법(妙法)도 멀리 있으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안 됩니다.사람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정념 스님은 출가 직후부터 은사인 만화 스님을 모시고 참선수행의 길로 나섰고 1992년부터 12년간 상원사 주지를 맡으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행대중과 함께 안거에 들었던 수좌 출신이다. 이러한 수행 정진은 월정사 주지를 맡은 10여년 동안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산중의 정적인 수행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寺’는 ‘社’가 아니지만 경영마인드 분명 필요
“사찰의 경영도 변화된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에 불교도 크게 변하지 않으면 화석화되고 말 겁니다.”
정념 스님은 “절집에도 경영 마인드를 도입해야 합니다. 예컨대 월정사의 수입은 국립공원 입장료와 함께 걷는 문화재관람료가 절반가량입니다. 나머지는 기도비·불전 보시금· 인등수입 등이지만 사찰의 전통적인 수입기반은 갈수록 줄어드는게 현실이지요.”
새로운 경영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그래서 정념 스님은 일찌감치 10여년전부터 월정사의 비전을 수행·문화·복지 등 3대 영역의 조화로 잡았다.
오대산 일원에 강원 지역을 대표하는 친환경적 수행·문화·건강 타운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월정사 경내는 선원과 노인복지시설, 단기출가학교를 포함한 시민선방, 템플스테이 체험시설 등을 갖춘 종합 수행·신행·문화 도량으로 가꾸게 되지요.”
2012년 불교수행관 문수선원 개원
2012년 5월 불교수행관 문수선원을 개원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향후 월정사가 지향하는 목표도 밝혔다. 정념 스님은 “사람이 가장 살기 좋다는 해발 700m 고지의 월정사는 전나무 숲길 등 풍성한 자연환경과 적멸보궁 및 다수의 산내 암자 등 수많은 불교문화를 간직한 곳입니다. 그래서 이 곳 오대산은 템플스테이뿐 아니라 명상, 수행, 치유를 위한 최적의 요건을 두루 갖춘 최고의 명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월정사 불교수행관 문수선원은 2009년 12월 착공, 2년 6개월 공사 끝에 지상 1층 지하 1층 연면적 2464.04㎡(745.37평)로 건립됐다. 지상은 요사채와 사무실 등 5개동 474.48㎡(143.53평)이며 지하는 1개동으로 1989.56㎡(601.84평) 면적에 수행관을 비롯해 관리실과 기계실로 구성됐다. 최대 150~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상설 수행관이다. 문수선원은 재가불자들을 위한 수행공간이다.
월정사는 지난 2008년 스님들 수행처인 ‘만월선원’ 개원에 이은 문수선원 개원으로 명실상부 강원도 최고 불교수행 도량으로 거듭나게 됐다. 정념 스님은 “문수선원은 자연과 불교문화를 함께 체험하는 재충전 장소이자 수행처로서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문수성지 오대산서 피어나는 수행 열기는 한국불교에 큰 희망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웰빙 명상수행단지 조성이 큰 숙원불사
앞으로 정념 스님의 가장 큰 숙원 사업은 월정사 사하촌에 ‘웰빙 명상수행단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자연 속에서 평온하게 지내면서 사색과 명상을 통해 마음을 정리하고자 하는 현대인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위해 명상수행 공간과 약초 산채 등 산촌의 건강음식, 한방 의료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웰빙 명상수행단지’를 건립할 계획입니다. 친환경적인 생태 공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또한 정념 스님은 오대산만의 특화된 산중 스토리를 현대에 맞게 콘텐츠화해 대중 앞에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오대산에 있는 국보 48호인 월정사 8각9층 석탑은 한국 석탑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문화재입니다. 탑돌이 문화를 잘 복원해 현대적으로 변용시킨다면 특화된 문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월정사 탑돌이’가 문화올림픽의 중심이 되려면 전통을 살려 보존하는 것과 새로운 콘텐츠를 접목해 현대화하는 이원화 작업이 있어야 합니다. 탑돌이 원형은 보존하면서 한편으론 뮤지컬이나 전통공연과 접목해 극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월정사 앞마당을 무대와 관객석으로 활용하고 각종 의식과 공연을 대중들과 함께하는 형태로 만든다면 평창을 찾은 외국인도 충분히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정념 스님은 “현재 힐링 문화들이 서구에서 들어오는데 우리 불교는 힐링에 대한 좋은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는 종교입니다. 힐링문화를 불교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끔 불교적 수행법을 모델로 해서 현대인들에게 어필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것입니다. 이것이 산중불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전에 완공해 세계인들이 한국적 불교 힐링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우리불교 문화가 세계 속으로 전파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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