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숲과 물, 관객마저 현악기 선율에 매료(불교닷컴) 201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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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4-06-08 08:58 조회8,758회 댓글0건본문
오대산 숲과 물, 관객마저 현악기 선율에 매료 | ||||||||||||||||||||||||||||||
우예주와 뉴욕친구들 6일 월정사서 ‘코리안 랩소디’ ‘정중동’ 세계 선보인 백승민 승무에 1천 대중 갈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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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촉망받는 음악가들인 ‘우예주와 뉴욕친구들’이 오대산을 클래식의 매력에 흠뻑 젖게 했다. ‘우예주와 뉴욕친구들’은 6월 6일 오대산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바이올린(퍼스트, 세컨)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현악 5중주와 피아노 5중주 등 수준 높은 연주로 불자 등 1,000여명의 관객을 매료시켰다. 우예주와 뉴욕친구들은 ‘2014 NewYork in Chun Cheon Festival’ 순회공연 일환으로 이날 오대산 월정사를 찾아 불자들과 늦봄 산사의 정취를 만끽하던 방문객들의 발길을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로 붙잡았다. 오대산의 나무와 숲, 바람과 시냇물 소리처럼 맑고 꾸밈없는, 전기를 쓰지 않는 언플러그드의 순수한 현악기 소리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L. 보케리니의 현악 5중주 C장조, Op.30, No.6 마드리드 거리의 음악(바이올린 케이티 현, 바이올린 사미 머르디니엔, 비올라 실리아 하튼, 첼로 미하이 마리카, 베이스 다니엘 토스키), F.슈베르트의 피아노 5중주 A장조, D. 667 ‘숭어’, A. 드보르작의 피아노 5중주 A장조, Op.81, B, 155(바이올린 우예주·케이티 현, 바이올린 사미 머르디니엔, 비올라 실리아 하튼, 첼로 미하이 마리카, 피아노 조준영), A. 마르코프의 코리안랩소디 6번(2013.5.7 뉴욕 카네기홀 세계 초연) 등의 명곡들이 연주됐다.
‘코리안 랩소디’는 2013년 5월 7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처음 연주된 곡으로 춘천이 고향인 김유정의 수필 <5월의 산골작이>를 테마로 강원도의 정서로 작곡된 현악 5중주이다. 이 곡의 작곡가 알버트 마르코프 교수(맨하탄음대)는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를 20여 년 동안 지도한 스승이다. 알버트 마르코프 교수는 지난해 봄에 우예주가 자란 추천을 방문해, 김유정의 고향인 실레마을을 돌아보고 뉴욕으로 돌아가 김유정의 수필 <5월의 산골작이>를 오선지에 옮겼다. 이 연주곡이 ‘코리안 랩소디’이다. 뉴욕에서 음악을 공부한 우예주는 스승의 곡이자 자신이 자란 강원도 춘천을 노래한 ‘코리안 랩소디’를 뉴욕친구들과 함께하는 ‘쉐터드글래스(Shattered Glass)앙상블’의 카네기 홀 연주를 통해 세계 초연했다. 우예주는 지난해에 이어 뉴욕친구들과 한국에 오면서 ‘코리안 랩소디’를 들고 왔다. ‘우예주와 뉴욕친구들’은 월정사 대법륜전에서 열린 공연 마지막 곡으로 ‘코리안 랩소디’를 선택했다. 자연스럽게 변주되는 정선아리랑의 곡절은 강원도의 생명과 힘을 그렸고, 바이올린이 이끌면서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가 뒤를 받치며 흐르는 현악기의 아름다운 선율에는 강원도의 정겨운 풍경과 순박한 사람들의 생활이 그려졌다. 정선아리랑이 ‘한오백년’으로 물처럼 흐르면서 변주되고, 다시 아리랑 변주로 이어지는 곡조는, 장중한 레퀴엠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환희의 송가’처럼 웅장한 곡과는 달리 나무와 새가 어우러진, 한복의 선처럼 자연스런 오대산 봄의 정취와 한 몸이 되었다.
이날 공연 중간에는 조선 춤쟁이 백형민(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직무대행)이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로 ‘정중동(靜中動)·동중정(動中靜)’의 세계를 관객에 선사했다. 백승민은 대법륜전의 주불에 합장 반배하며 흰 고깔에 얼굴을 감추고 흰 저고리에는 몸을 감추고, 흰 장삼에 북채를 든 손을 감추고 흰 버선발로 법당 무대를 고요하게 채워갔다. 백승민의 양팔은 서서히 무겁게 오르고 내리며 유연한 선을 만들고, 가늘고 긴 장삼을 이리저리 뒤섞어 텅빈 공간에 뿌리치는 사위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텅빈 공간 위로 치솟는 장삼 자락은 길게 솟구쳤다가 다시 가벼이 내렸다. 좌우로 흩어지고, 장삼이 지나간 자리에는 흰 파도가 천천히 밀려들었다가 끌려 나가는 듯 한 잔영을 남겼다. 흰 버선발로 비스듬히 내 딛는 보법(步法)에, 거추장스런 긴 장삼은 미끄러지듯이 내딛다가 날 듯이 춤추고, 관객들은 장삼 자락이 머무르는 곳에 눈을 집중했다. 장삼 자락에 숨겨진 채는 북을 연타해 관객들의 심장을 두근거렸다. 두둥대는 북소리는 높다가 낮았고 낮았다가 높았다. 북의 중심을 두드린 채는 다시 북의 가장자리를 돌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와 쇠가죽을 두드렸다. 채가 쇠가죽과 두정(頭釘), 고리(圓環)를 오가며 소리가 높아지고 북을 향해 움직이는 장삼 자락이 유연히 흐를 때 관객들은 박수쳤다.
우예주(26. 줄리어드음대)는 춘천에서 자란 바이올리니스트이다. 아홉 살에 뉴욕에 건너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인 알버트 마르코프 교수의 제자가 되었다. 열여섯 살에 뉴욕 카네기홀 아이작스턴 오디토리움에서 파가니니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스’를 완주해 뉴욕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3년부터 뉴욕에서 쉐터드글라스 앙상블을 창단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지난해 처음 열린 뉴욕인 추천 페스티벌의 음악감독으로 뉴욕과 추천을 오가며 새로운 음악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우예주와 뉴욕친구들의 ‘뉴욕인춘천페스티벌’ 일환으로 열린 ‘천년고찰 월정사, 코리안 랩소디를 만나다’ 공연을 그동안 대중음악과 불교음악 중심의 산사음악회와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순수 클래식만으로도 관객을 매료시키고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사찰과 어울리는 음악적 정서의 코드를 읽을 수 있는 단면도 제공했다. 또 고즈넉한 오대산 자락에 자리잡은 사찰이 강원도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의 단면도 엿볼 수 있었다.
주지 정념 스님은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우예주와 뉴욕친구들이 들려준 ‘코리안 랩소디’는 우리 민족의 디엔에이(DNA)에 잠재된 듯한 멜로디를 들려줘 크게 감동했다.”면서 “강원도 출신의 우예주 씨를 비롯해 오늘 연주해 준 음악가들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더 큰 예술가로 성장해 이곳을 다시 찾아 달라.”고 인사했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기사제보 mytrea70@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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