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표 정관계 인사 총출동
개산재 위령제 산사음악회…
전통문화와 현대감각 어우러져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한 정선 정암사의 개산문화제가 불과 2년 만에 지역주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선 정암사(주지 천웅스님)는 10월8일 ‘2022 개산문화제’를 개막했다.
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축제는 전통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면서도 현대적인 감각도 함께 어우러지는 지역대표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정선지역의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철규 국회의원을 비롯해 최승준 정선군수, 전영기 정선군의회 의장, 이삼걸 강원랜드 대표이사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제4교구본사 주지 정념스님과 교구 본·말사 스님들도 대거 참석해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정암사의 뜻에 지지를 표현했다.
지역에서 사랑받는 축제라는 사실은 참석한 인사들의 발언에서 드러난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최근 들어 관광 문화가 소수 인원이 자연환경이 청정한 곳을 찾아 힐링하고 명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서 정암사 개산문화제는 현대인이 요구하는 정신문화를 이끌 수 있는 모범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암사의 개산문화제는 전통문화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른 축제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정암사를 건립한 자장율사의 창건 정신을 기리기 위한 개산문화제는 올해 창건 1377주년을 맞아 더욱 전통을 강조했다. 한국불교 의례의식의 최고권위자인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이 개산재 의식을 주관한 것. 개산재는 정암사 자장각에서 자장율사 진영을 이운하는 의식을 시작으로 육법공양, 개산조 영반 고유재 등으로 이어지며 장엄하고 여법하게 거행됐다.
정암사 개산문화제의 또 다른 특징인 위령제도 인묵스님이 주관했다. 위령제는 순국선열을 비롯해 정선과 태백 등 석탄산업 탄광 희생자, 강원랜드 등지에서 지역경제를 위해 활약하다 산화한 산업역군, 코로나 팬데믹으로 희생당한 국민 등을 추모하는 천도의식이다.
정암사 개산문화제는 전통문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무장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첫날인 10월8일 위령제를 마치고 현대무용 퍼포먼스 ‘정암사에서의 도롱이 연못’을 무대에 올렸다. 현대무용으로 표현하지만 천도 의식과 주제가 맞닿아 특별한 작품이었다.
10월9일에는 산사음악회가 오후2시부터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산사음악회의 대부분을 장식하는 노래가 아닌 ‘소리’로서 가을하늘을 휘감는다. 빅바이올린 플레이어 임이환 씨, 타악솔리스트 고명진 씨, 클래식 현악 4중주 앙상블 공감, 국악밴드 고스트윈드, 탱고재즈프로젝트 음악그룹 라벤타나 등이 출연해 대중에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소리의 세계를 들려줄 예정이다.
정암사 주지 천웅스님은 이번 행사에서 사찰의 미래를 선포했다. 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수마노탑의 국보 승격을 계기로 자장율사의 업적을 선양하기 위한 노력의 첫 걸음이 개산문화제”라며 “자장율사 기념관 건립과 자장율사 열반지인 적조암에 힐링문화센터를 조성하는 불사에 개산문화제가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사부대중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선=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