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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열어 밝은 달을 띄워라(조선일보)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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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5-04-17 08:36 조회8,6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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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 '…행복한 불교 이야기' 출간]

법문 중 '지혜' '수행' '행복'… 오대산과 修行 소재로 삼아
우직한 생각, 정리해 담은 책


	"가슴 열어 밝은 달을 띄워라"
오대산 월정사 주지 정념(59·사진) 스님은 '구식(舊式)'이다. 입만 열면 불교 경전뿐 아니라 사서삼경(四書三經)까지 한문이 줄줄 나온다. 상원사 주지로 12년 있으면서 사라졌던 선원(禪院)을 복원했고, 2004년 조계종 제4교구 본사(本寺)인 월정사 주지를 맡은 후에도 선원을 세웠다. 1년의 절반은 주지실을 비운다. 동안거, 하안거 석 달씩 선승들과 똑같이 선방에서 보낸다. 한국 불교의 뿌리는 참선 수행이라는 생각에서다.

정념 스님은 또한 '신식(新式)'이다. 그동안 전통 사찰에선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을 연달아 펼쳤다. 주지로 취임한 그해에 상원사로 이어지는 도로의 포장을 걷어내고, 천년의 전나무 숲길 걷기 대회를 열었다. 일반인이 1개월간 삭발하고 행자 체험을 하는 '단기출가학교'를 통해 세상의 수행 열기를 흡수했고, 지금은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을 만들고 있다. "과거 농경사회 때에는 10년 면벽(面壁)하고 나와도 세상이 똑같았다. 그러나 지금 그랬다간 바보 된다. 불교적 전통과 아름다운 자연을 도시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각오다.

그가 생애 첫 책을 냈다. '오대산 정념 스님이 들려주는 행복한 불교 이야기'(담앤북스)다. 그동안 법문 가운데 '지혜' '보시' '수행' '행복' 등 주제와 오대산과 월정사·상원사를 소재로 한 것 그리고 '말[言]'에 대한 생각을 담은 것을 정리했다. 법문은 여전히 한문 구절이 툭툭 튀어나온다. 스스로도 '재미'는 없는 줄 알고 "문재(文才)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재미가 전부는 아니다. 1980년 출가해 35년간 오대산을 지키며 느껴온 오대산 사랑이 담겨 있고, 잔재미는 없어도 조사(祖師)들의 가르침을 이 시점에 전하려는 우직한 진심이 느껴진다. 그는 "불교의 가르침은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서 명월흉금(明月胸襟), 즉 가슴을 열어서 밝은 달을 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맨발로 걷고 있는 단기출가학교 수행자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맨발로 걷고 있는 단기출가학교 수행자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신간‘행복한 불교 이야기’를 통해 오대산과 불교의 매력을 보여준다. /담앤북스 제공
사진가 하지권씨가 오대산과 월정사의 사계를 담아낸 300여장 사진 덕택에 책장 사이에서 한 줄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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