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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어색한 월정사 좌상의 새 친구, 반쪽 '동계올림픽특구안'(프라임경제-8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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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5-08-22 08:49 조회7,7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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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5.08.21 11:22:54

[프라임경제] 강원도 오대산의 명찰인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을 만나기 위해 머물며 기도했던 터에서 시작되므로 1300년을 웃도는 역사를 지닌 곳입니다. 한국전쟁 때 전각들은 모두 불탔으나, 돌로 된 두 고려시대 작품만은 화를 면했습니다. 8각9층석탑(국보 제48호)과 그 앞에 있는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이 바로 고찰의 흔적을 이어주고 있는데요.

석탑의 경우, 우리나라 8각석탑 가운데에서도 가장 큰 것으로 고려조의 대표적인 석탑으로 꼽힙니다. 무엇보다도 상륜부까지 온전하게 남은 흔치 않은 경우라 고고미술사학적 가치가 높은데요. 하지만 함께 쌍을 이루고 있는 좌상을 처음 보면 실망을 하는 관광객이 적지 않습니다.

백색 화강암의 좌상을 보면 역사 속에 취해 있던 감정은 이내 흐트러지고 만다는 반응,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생뚱맞다'는 것인데요. 새 것 같은 이 상이 탑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월정사 8각9층석탑을 마주하고 있는 보살좌상. 복제품이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 임혜현 기자

원래 있던 것은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손상이 커 박물관으로 옮겨졌고 지금 탑 앞에는 복제품이 공양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원작의 보호를 위해 복제품을 세우는 것은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이해 못할 바도 아닙니다만, 가뜩이나 화강암을 기계로 다듬어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문외한들의 소리가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다시 만들면서 크기도 커졌고, 연화대도 부쩍 높아져 왠지 모를 어색함을 더합니다. 사실 공양을 올리듯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자세였는데, 연화대 즉 좌대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탑을 쳐다보는 듯한 요상한 그림이 됐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이 좌상이 경내 분위기를 경직시키는 것만 같아 못내 아쉽다는 소리도 나옵니다.

문제는 이 생뚱한 석탑과 좌상의 만남처럼, 월정사 주변에 또 한차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사업 구도가 논의되고 있어 이 절을 좋아하고 아끼는 많은 이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는 점입니다. 월정사 일대를 평창동계올림픽특구로 만들겠다는 소리는 이미 전부터 나온 바 있는데요. 특구 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근래 결정한 특구안이 강원도 등이 처음 생각했던 제출 원안에서 크게 벗어나는 내용이라는 소리에 시끄럽습니다. 

이에 따라 사업 주체 중 하나인 월정사가 현 중도위 특구안으로는 사업 수행이 불가능하다며 조만간 아예 지정 취소를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다고 나서는 지경이 됐는데요. 현재 중도위 안에 따르면 이 특구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오대산 자연 명상·문화체험지구 조성은 사실상 완전히 틀어진다고 합니다.

이런 체험지구를 조성해, 월정사 그리고 그 위의 좀 더 작은 사찰인 상원사 등을 아우르는 명상과 힐링, 역사와 생태를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데에는 기반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 건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도위 안에 의하면 이것이 불가능해집니다. 중도위 안은 자연 명상타운에 들어서게 될 건물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만들어 사업 추진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월정사측에서는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새 복제품이 고려시대 석탑과 조화를 못 이루는 풍경 앞에서 이번 부조화스러운 중도위 안을 떠올려 봅니다. 물론 중도위의 고심과 나름의 판단 근거의 정당성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풍경에 어울리지 못하는 안건이라면 결국 월정사의 좌상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 눈엔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옮긴이 : 월정사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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