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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기여할 자연명상마을 만듭니다”(4월7일-신동아)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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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4-07 10:12 조회7,3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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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상센터 만들기

“평창올림픽 기여할 자연명상마을 만듭니다”

월정사가 준비 중인 자연명상마을 조감도. 월정사가 준비 중인 자연명상마을 조감도. 사진제공 · 월정사

이곳엔 여러 가지 명상·치유 프로그램도 마련될 계획이다. 참선, 템플스테이, 걷기명상 등을 통한 ‘명상치유’, 오대산 산림과 문화자원을 활용한 ‘자연치유’, 사찰음식과 오대산 약초 등을 통한 ‘음식치유’, 불교음악·미술 등을 통한 ‘예술치유’ 등이 운영된다. 미얀마 마하시수도원이나 세계적 명상센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염두에 두고 있다.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월정사는 불교·역사·문화 체험코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월정사와 말사인 상원사는 팔각구층석탑, 동종, 문수동자좌상, 상원사 중창권선문 등 국보 4점과 보물 3점 등 2111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보관했던 오대산 사고도 복원됐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월정사 탑돌이, 문수동자를 만난 세조 이야기, 6·25 때 군인들이 상원사를 불태우려 하자 자신과 같이 불태우라며 버틴 한암선사 일화, 진신사리가 묻힌 중대 적멸보궁(寂滅寶宮,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궁전이란 뜻) 등 스토리텔링 소재도 풍부하다.

월정사는 명상마을을 2018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할 생각이다. 강원도에선 동계올림픽을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한민족의 정체성, 문화적 역량을 총체적으로 펼쳐내는 문화 올림픽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명상센터는 주요 종목이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와 차로 15분 거리에 있어 올림픽 기간에 선수들의 숙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월정사는 올림픽이 끝나면 명상센터가 국제적 스포츠명상센터로 자리매김해 틱낫한 스님의 프랑스 수행공동체 플럼빌리지처럼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명상치유 문화가 뚜렷한 흐름을 만들고 있어 국내에서도 반응이 좋을 듯합니다. 도량을 건립하고 현대인에게 맞게끔 프로그램화해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닌 힐링 문화, 마음 수행의 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것이 한국 불교와 한류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동계올림픽 참가 선수들도 명상마을을 찾아온다면 평정심 유지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그렇게 우리도 문화 올림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 명상마을 부지를 둘러보니 현재는 터만 닦아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법적 제약이 있었습니다. 토지의 용도 전환 등 법적 절차를 거치느라 시간이 걸렸는데, 4, 5월 정도면 건물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예산이 충분하지 못한 것도 시공이 늦어진 하나의 원인입니다.”

▼ 정부가 오대산 월정사 일대를 동계올림픽특구(자연명상·문화체험지구)로 지정하겠다고 했는데, 그 안을 받지 않았더군요.

“월정사는 강원도와 함께 지구단위사업으로 자연명상마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월정사도 특구 지정을 원했지만,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건폐율을 15% 이하로 규정하다 보니 올림픽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적 수준의 특구 조성이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오대산 자연명상·문화체험지구의 기반시설이랄 수 있는 대형 주차장 건설도 불가능해졌지요. 원안에는 월정사에서 상원사로 올라가는 구간(9km)의 차량통행을 금하고, 친환경적 운송수단을 활용하게 해 오대산 일원을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생명의 공원으로 바꾸려고 했었지요. 그러면 산중 전체가 더 성스러운 공간으로 바뀔 수 있거든요.”

선재길과 전나무숲길

“평창올림픽 기여할 자연명상마을 만듭니다”

월정사로 가는 전나무숲길. 정현상 기자

“평창올림픽 기여할 자연명상마을 만듭니다”

선재길 초입. 정현상 기자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가는 9km 도로는 비포장 흙길이다. 이 도로 옆으로 난 오대천을 따라 완만한 경사의 둘레길이 이어지는데, 이곳을 선재길이라 한다. 화엄경에 나오는 선재는 선지식을 찾아 나선 동자의 이름다. 이 아늑한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절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 비포장 도로에는 곳곳에 야생동물 출몰 표지판이 있고, 하늘 향해 쭉쭉 뻗은 전나무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철마다 산의 색깔이 눈부시다.

정념 스님은 이 공간을 자동차 매연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었다. 기시감이 있었다. 월정사 아래쪽 전나무숲길에 있던 시멘트 포장도 스님이 월정사 주지로 부임한 뒤 걷어냈다. 전나무는 소나무, 잣나무와 달리 잎이 하나이고, 곧게 쭉 뻗어오르는 나무 모양이 아름다워 도시 정원수나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공해와 아황산가스 등에 약해 도시에서 점점 사라지는 수종이다. 그래서 스님은 흙길을 만들고 자동차길도 우회하게 했다. 그 결과 자동차 매연으로 찌들어가던 전나무들이 제 모습을 찾아갔고, 사람들이 명상하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평탄하게 뻗은 전나무숲길의 매력이 입소문으로 퍼져나갔다. 지금은 해마다 수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인위적 구조물에 갇혀 있는 도시인은 마음도 시멘트처럼 굳고 삭막해져갑니다. 누구라도 친환경적인 자연 공간에 오면 마음이 아주 편안해집니다. 그 안에서 생명 존중의 생각,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더 넓게 낼 수 있습니다. 자연이 우리를 일깨우고, 우리에게 생명의 기운을 주는 겁니다.”

자연의 변화, 생명의 위기에 대한 스님의 걱정이 깊다. 기후 변화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종교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번 겨울에 눈이 너무 안 왔어요. 출가 이후 이렇게 눈이 오지 않은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우리 사회가 가뭄이나 기후 변화에 대한 절박성이 아직은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막화나 생물다양성 감소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자연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주 삼라만상이 무수한 원인과 결과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는 연기적(緣起的) 세계관에서 생명이나 환경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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