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으로 떠나는 오감여행. 가을 끝자락, 겨울의 초입 11월은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특히 평창의 11월은 특별하다. 만산홍엽으로 변한 산꼭대기에 하얗게 서리가 내리고 운이 좋으면 낙엽 위에 쌓인 눈도 밟을 수 있다. 태백산 끝자락 해발 1,440m 발왕산은 겨울이면 늘 눈이 쌓이는 곳이다. 월정사 입구 오대산 전나무숲길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청옥산은 또 어떤가? 11월의 청아한 기운과 함께 맑은 하늘이 늘 펼쳐져 평창 미탄의 청옥산 육백마지기에는 별이 쏟아진다.
태곳적부터 신선들이 지냈다던 대화면 광천선굴이 지난 1일부터 상설 개장해 마침내 그 속살을 살포시 드러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평창고랭지김장축제, 대한민국의 대표 가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2022 K-뮤직 평창’도 열려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이벤트로 가득하다. 11월, 여행하기 참 좋은 평창으로 오감여행을 시작해 보자.
■별빛이 쏟아지는 미탄면 청옥산 육백마지기=국내 별보기 명소로 손꼽힌 차박의 성지 청옥산 육백마지기는 평창군 남쪽에 자리한 해발 1,250m의 고지대다. 이곳은 봄에는 산나물이 많이 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가을에는 단풍이 장관이다. 특히 11월부터 맑은 날이 많아지면서 자연과 전설 그리고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뒤섞여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다 보면 파란 하늘 아래 일렬로 늘어선 풍력발전기가 정상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포토 스폿의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피해 조용한 시간을 누리고 싶다면 청옥산의 숲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을 걷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하늘이 어두워지면 별이 밤하늘을 하나둘 수놓기 시작한다. 희미한 별빛에 시선을 빼앗겨 즐기고 있노라면 어느새 무수히 많은 별과 은하수가 장엄하게 하늘을 메우고 있다. 인공 광원으로 인한 빛 공해도 거의 없고 하늘을 가리는 먼지, 구름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기에 자연이 빚은 예술이 주는 감동은 그 깊이를 한층 더한다.
■11월1일 상설 개장에 들어간 ‘광천선굴’ 동굴체험=육백마지기에서 평창의 하늘이 그리는 예술을 즐겼다면 이번엔 땅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차례다. 대화면의 광천선굴로 떠나보자. 옛날 신선들이 지내던 동굴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은 광천선굴은 석회동굴로서 종유석, 석순을 비롯한 동굴 생성물들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내부에서 동굴류가 활발하게 발달하고 있어 계단모양의 석회화단구, 폭포가 흐르는 모양의 석회화폭포를 비롯한 진기한 모양과 색상의 석회암석, 석순 등 동굴 그 자체만으로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아울러 7종 박쥐의 서식지로서 탐방형 학습장으로서의 가치도 높다.
동굴의 특성상 언제나 기온이 일정하며 10~15도 안팎을 유지하기에 피서지로서 인기가 높아 평창의 대표적인 여름축제 ‘더위사냥축제’ 기간에 한정하여 제한적으로 그 문을 열었으나, 최근에 내부 정비를 마치고 지난 1일 테마파크로서의 개장을 시작했다. 목재 데크길, 계단, 난간 등 입장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설이 갖춰져 안전모 외에 별다른 장비 없이도 간단하게 자연 동굴을 탐방할 수 있게 정비됐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에서 몸과 마음의 회복을=태백산맥 끝자락 대관령의 지붕이 되는 발왕산은 해발 1,450m라는 높이와 다르게 산세가 완만하고 다양한 휴양시설이 있어 즐기기 좋다. 특히 가문비나무 숲길은 명소 중의 명소다. 진부면 월정사 입구에 있는 오대산 전나무숲길은 한국불교의 성지로 유명한 월정사로 향하는 길인데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로 손꼽힐 정도의 관광명소다. 1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어 가볍게 여행하기 안성맞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