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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강송 추모제...“못 다 핀 꽃 피우라고 노래할거예요”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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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2-12-21 12:17 조회2,0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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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강송 추모제’가 11월5일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불교박물관 보광명전에서 열렸다. 사진은 조계사 염불팀이 ‘나무아미타불’을 외며 희생영가들을 추모하는 모습.
금강선원, 제10회 금강경 강송대회 맞아
축제 준비했지만 이태원 희생영가 위해
참사 ‘애도’ ‘위로’ 표하는 추모제로 전환

코로나로 중단했다 2년 만에 다시 열어
400여 명, 한마음으로 ‘극락왕생’ 발원

“진흙 속에서도 예쁜 연꽃이 피어나잖아요. 이태원 희생영가들이 좋은 곳으로 가서 꽃을 피우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노래할 거예요.”

마냥 즐거울 수 없는 순간이었다. 앳된 목소리로 이태원 희생영가의 극락왕생을 노래하는 어린 학생들의 공연에 미소 짓던 관객들은 일순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함께 무대를 준비한 출연팀도 진심 어린 애도 목소리에 따뜻한 응원을 보냈다. 모두가 단 하나의 마음, 못다 핀 꽃잎처럼 떠난 젊은이들의 행복과 평화를 바라는 진심을 한순간도 놓지 않았다.

금강선원(선원장 혜거스님)과 불교신문(사장 현법스님) 등이 공동주최하는 ‘금강경강송 추모제’가 11월5일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불교박물관 보광명전에서 봉행됐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행사는 강송대회 역대 수상 단체를 초청한 흥겨운 축제 속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뜻밖의 사고로 아픔을 겪은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들을 애도하기 위해 추모제로 전환했다.

금강선원장 혜거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불영 자광대종사(동국대 불교학술원장),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이태원 희생영가를 애도하며 꽃을 올렸다. 정념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금강경은 한국불교를 뒷받침하는 정신”이라며 “합송을 통해 전 국민이 함께 슬퍼하고 있는 이태원 참사 희생영가들이 극락세계에 가길 기원하고 모든 일체중생이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구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목소리가 보광명전을 가득 채웠다. 자광스님의 기도, 낮게 읊조리는 혜거스님의 거량-착어-반야심경.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금강경 합송’이라는 각별한 인연으로 모인 400여 명의 사부대중이 한 목소리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위로했다.


동대부중 불교학생회 밴드 ‘니르바나’.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희생영가들의 넋을 기린 ‘은석초등학교 성악팀’.

‘금강선원 목요반’은 이날 금강경 제13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을 거꾸로 합송하며 박수를 자아냈다.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한 공연을 선보인 ‘진관사 아버지팀’.
첫 공연으로 불교학생회 밴드 ‘니르바나(동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 중학교)’ 학생들이 무대에 올랐다. 기타리스트 임지훈(동대부중 2학년) 학생은 ‘연꽃 피어 오르리’를 꼭 들어달라고 말했다. 청아한 리듬과 아름다운 가사가 자아내는 묵직함이 연습마다 자신의 마음을 울려서다. 임지훈 학생은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꽃처럼 희생영가들이 좋은 세상으로 가서 편안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슬 방울 굴러가는 목소리로 야무지게 금강경을 외운 ‘은석초등학교 독송팀’도, 금강경 ‘제5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을 주제로 인상적인 연극 무대를 꾸린 ‘동국의 빛(동국대학교 산하 중고등학교팀)’ 학생들도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이 맑은 목소리로 노래했다면, 어른들은 연륜이 담긴 목소리로 희생영가들을 위로했다. 금강경 제13 ‘이상적멸분(離相寂滅分)’을 거꾸로 외운 공연을 선보였던 금강선원 목요반 대표 전정화(68세) 씨는 “영가들에게 부처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금강경을 외웠다”며 “갑작스레 목숨을 잃은 영가들은 혼돈상태일 테지만 진심으로 금강경을 외면 영가들과 뜻이 통한다고 한다. 오늘 합송이 그들에게 꼭 닿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76명이란 최다 인원이 참석한 조계사 염불팀은 모두 목탁을 손에 쥐고 ‘나무아미타불’을 반복했다. 평소 조문을 다니며 염불 봉사를 해왔다는 정혜영(59세) 씨는 “우리는 한번은 태어나고 한번은 죽지 않나”며 “이 짧은 인생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모든 사람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공연팀의 진심이 닿은 듯 관객들은 따뜻한 미소로 화답했다. 엄지, 박수, 하트 등 손과 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심어린 응원을 전하던 박경희(74세) 씨는 “온 국민이 아픔을 겪고 있는 와중에 추모 공연을 준비해 영가들의 마음을 달래준 모든 팀에게 고맙다”며 “특히 어린 학생들이 잘 자라서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혜거스님은 공연팀이 남기고 간 여운서린 무대에 올라 격려 인사를 전했다. 혜거스님은 “오늘은 금강경을 정말 많이 읽은 분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이태원 희생영가들을 위해 노래한 날”이라며 “이 마음들이 고통 속에 있는 많은 분에게 닿아 앞으로 근심 걱정 없는 세상을 살아가길 간곡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개회사, 귀빈소개, 헌화, 정념스님 추모사, 자광스님 법어, 혜거스님 집전 추모제, 채수정 교수 및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육법공양에 이어 총 10개 팀의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공연은 니르바나(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중학교), 은석초등학교 독송팀, 동국의 빛(동국대학교 산하 중ㆍ고등학교팀), 은석초등학교 성악팀, 금강선원 목요반, 진관사 아버지팀, 모녀팀인 반야의 봉금가족, 금강선원 만수결 독송팀, 조계사 염불팀, 금강선원 가가합창단이 출연했다.

금강선원과 제4교구본사 월정사, 불교신문사, BTN 불교TV가 공동주최하고, 조계종 총무원과 포교원, 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한 금강경강송추모제는 탄허기념불교박물관이 금강선원과 함께 준비했다.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사회를 맡은 이익선 씨는 그 어느 대회보다도 출연자와 청중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며 추모제로 긴급 전환된 이날 행사의 취지를 잘 살려내 호평을 받았다.


올해의 불교음악신인상 서근영 작곡가의 지휘로 ‘어머나’ ‘독도는 우리땅’ 멜로디에 가사를 새롭게 붙인 공연을 선보인 ‘금강선원 가가합창단’.

정념스님은 “한국불교의 정신인 금강경 합송을 통해 모든 일체중생이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구현하길 바란다”고 추모사를 전했다.

자광스님이 법어를 통해 이태원 희생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있다.

혜거스님이 추모제를 집전하고 있는 모습.

이태원 희생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있다.

합장하고 있는 학생들.

관객들이 공연팀에 박수을 보내고 있다.

공연을 감상하는 스님과 불자들.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육법공양을 올렸다.
☞ ‘빈자일등’ 특별기획전 개막…‘화엄경소론찬요’ 봉정식도

추모제에 앞서 탄허기념불교박물관(관장 혜거스님)은 오는 12월30일까지 ‘빈자일등(貧者一燈)’을 주제로 열리는 특별기획전 개막식과 최근 혜거스님이 출간한 <화엄경소론찬요> 10~12권 봉정식을 진행했다. 탄허기념불교박물관은 탄허대종사의 가르침을 선양하기 위해 금강선원이 중심이 되어 건립한 시설이다.

탄허불교문화재단 이사장 난승스님(포항 운흥사 주지) 작품으로 기획된 빈자일등 특별기획전에는 행복한 부처님, 사슴, 평창 월정사팔각구층석탑, 용, 개구리 등 ‘불교관련 연등 작품’을 비롯해 법고춤, 바라춤, 나비춤 등 ‘수륙재 불교의식과 함께 하는 연등 작품’, 뽀로로와 친구들, 농악, 연오랑과 세오녀 등 ‘기타 연등작품’ 등 세 영역으로 다양한 모습의 등이 전시돼 있으며, 금강경을 읽는 개구리 모습이 특히 주목을 받았다. 

<화엄경소론찬요>는 중국 명말청초 때 도패대사(1615~1702)가 편찬한 책으로, 중국 당나라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와 불교학자 이통현의 <화엄경론>에서 정수만을 선별해 묶은 것이다. ‘청량소초’와 ‘통현론’ 두 개의 명저를 보다 쉽고 간명하게 축약한 것이어서 <화엄경>의 묘체(妙諦)를 밝혀주는 최고의 주석서로 꼽힌다. 혜거스님은 이 주석서를 총20권으로 완간할 계획이다.


금강경강송 추모제 앞서 보광명전 앞에서 열린 ‘2022 탄허기념불교박물관 특별기획전’ 개막식 테이프 커팅 모습. 왼쪽부터 조계종 원로의원 자광스님, 탄허기념불교박물관장 혜거스님,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전보삼 만해기념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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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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