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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파된 석조아미타삼존불의 반은 어디에 있을까 (8월16일-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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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8-16 13:44 조회7,6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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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견보살 황매선원 희견당에 모셔진 효산스님의 그림과 그 앞에 놓인 김원주 도공의 희견보살상
ⓒ 하주성

지난 주말 찾아갔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에 소재한 황매선원. 이곳에 통일신라시대의 석조아미타삼존불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발길을 재촉했다. 마침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김원주 도공이 이 절에 희견보살을 전해줘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행한 것이다. 

작업을 마친 희견보살을 전해주려고 찾아간 곳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 1114번지에 소재한 황매선원이라는 작은 암자다. 이 암자는 현재 주변이 모두 신도시가 들어온다고 해서 들썩거리고 있는 곳이다. 가곡리 도로변에서도 한참이나 좁은 소로를 따라 들어가야 황매선원이 나온다.

황매선원에 도착하니 주지스님이 출타 중이신지 아무도 없다. 집을 내려놓고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스님 한 분이 들어오신다. 황매선원 주지인 효산스님이다. 법당 한편에 붙어있는 희견당을 여니 안에는 모셔놓은 희견보살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180기 정도의 희견보살들은 그 앞에 보살을 모신 신도들의 이름을 써서 붙였다.

▲ 희견당 희견보살상을 모신 희견당. 중앙에 불화는 주지인 효산스님이 직접 그린 불화이다
ⓒ 하주성

친견만 해도 몸과 마음이 병고에서 벗어난다는 희견보살 

희견보살은 '약왕보살(藥王菩薩)'의 전신이다. 7만2000년 세월을 공양을 드리고 나서 마침내 약왕보살이 되어 모든 중생들의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능력을 얻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희견보살상을 볼 수 있는 곳은 법주사와 월정사, 그리고 강릉의 신복사지에서 만날 수 있다. 법주사 희견보살상은 머리에 큰 향로를 이고 있다.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 가면 국보인 팔각구층탑 앞에 우슬착지하고 웃음을 지으며 두 손을 마주잡고 있는 희견보살상이 있다. 한편 팔은 돌기둥에 받치고 맞잡은 두 손에는 연꽃을 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릉시 내곡동에 소재하고 있는 신복사지에서도 희견보살을 만날 수 있다. 이 희견보살은 바로 법화경 약왕보살 본사품에 나오는 희견보살이다. 


▲ 앞산 이 산에 올라가서 보면 황매선원이 자리한 곳이 명당이라고 한다
ⓒ 하주성

"강릉 신복사지에 가서 희견보살상을 친견하였을 때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아침에 해가 뜨는데 희견보살상 위로 해가 떠오르는 겁니다. 몇 번을 찾아가 여러 각도에서 해가 뜨는 것을 보았지만 그때마다 희견보살상 머리 위로 해가 뜨는 것을 보고 놀랐죠. 아마도 해가 그렇게 희견보살상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몸과 마음의 모든 병이 치유되는 듯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놀라운 작품을 조성하신 것 같습니다"

효산스님은 자신의 몸이 불편해 스스로 몸을 태워 향을 만들어 공양을 함으로써 중생의 병을 고쳤다는 희견보살을 만나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고 한다. 하기에 절에서는 보기 힘든 희견당을 마련하고 스스로 여러 곳에서 만난 희견보살을 그림으로 그리고 조각으로 조형했다. 그런 효산스님의 노력을 김원주 도공이 도자기로 희견보살을 조형한 것이다.

희견보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효산스님은 홍천이 고향으로 15년 전 쯤 황매선원이 있는 마을에서 기도 중이었다고 한다. 당시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곳 가곡리 일대에서 많은 유물들이 나와 도벌꾼들이 주민들에게 막걸리 등을 사주고 유물 등을 밀반출했다고 한다. 큰 지석묘 안에서는 청동검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 산령각 황매선원 바위면에 조성해 놓은 산령각
ⓒ 하주성

▲ 산령각 바위면에 붙여놓은 산신도와 같은 마애불을 바위에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 하주성

법당에 모셔놓은 석조아미타삼존마애불

워낙 더운 날이라 얼음 넣은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에 법당에 오래 묵은 석불이 있다고 한다. 볼 수 있느냐고 했더니 기꺼이 승낙을 하신다. 원래 밖에 모셔놓았는데 사람들이 하도 손을 타 법당 안으로 옮겼다고 한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니 반쪽이 난 마애삼존불 한 기가 한편에 놓여있다. 두 쪽으로 갈라졌던 것을 붙여놓았다고 한다.

"원래 제가 이곳에 와서 기도를 시작한 것도 이 삼존불 때문이었어요. 15년 전에 이곳으로 들어와 기도를 시작했는데 이 삼존불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죠. 원래 두 쪽이 나 있던 것을 붙인 것인데 마을주민들이 전하는 이야길 들으면 완전한 것을 누군가 이렇게 파손을 시켰다고 하네요"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아미타삼존마애불은 크지 않은 석판에 조형한 것으로 좌측의 협시보살은 완전하고 중앙 본존 아미타불은 반파가 되었으며 우측 협시보살은 연화대만 남아있다. 이 아미타삼존마애불은 특이하게 좌우 협시보살의 연화대가 중앙 본존불의 연화대 아래서 가지가 뻗어 나온 형태로 조각을 하였다.


▲ 석조아미타삼존불 작은 돌면에 부조로 조성한 석조아미타삼존마애불. 반만 남아있고 반은 사라졌다고 한다. 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한다
ⓒ 하주성

"예전에는 완전한 삼존불상이었는데 누군가 이렇게 깨트렸데요. 아랫부분 두 쪽을 찾아서 붙여 놓았는데 아마 남은 부분도 이곳 어디엔가 묻혀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절을 다 뒤집을 수가 없어서 찾지 못하고 있는데 원주시에 이 조각이라도 문화재로 지정을 해달라고 요구를 해도 소식이 없습니다."

황매선원의 석조아미타삼존불은 비록 반만 남았다고 하지만 그 조형방법이 지금까지 보던 석조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런 소중한 문화재를 제대로 조사도 해보지 않고 있는 관계당국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원주시 해당 부서에서는 하루 빨리 이 석조아미타삼존불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마치고 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소중한 문화재를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문화재의 훼파와 다름없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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