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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차세대 안보 모국방문 실시(7월5일-재외동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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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7-06 09:18 조회7,7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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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윤필원 학생, 김예원 학생, 이주현 학생, 설큰별 학생, 이경은 남가주한글학교 전 교사, 차은경 민주평통 오렌지샌디에고 모국방문위원장, 설증혁 민주평통 오렌지샌디에고지회장, 민성 인솔교사
 
재미동포 차세대들이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6박 7일 동안 한국을 방문해 모국을 체험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이번 모국체험은 해병대 병영캠프, DMZ방문 등 안보관련 체험과 월정사 템플스테이로 구성됐다. 샌디에고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학생들 12명과 부모, 인솔교사 5명, 총 17명이 참가했다.
 
민주평통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 설증혁 지회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연초부터 많은 준비를 했다.
“민주평통 지회장을 맡으면서 처음 구상한 것이 차세대를 위한 사업이었어요. 그런데 진행비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올해 1월 회원들 간의 골프시합을 주선했어요. 시합을 통해 일정 정도 후원자금이 모여지고 그걸 바탕으로 모국방문을 추진했습니다. 우선 제 아들부터 참여시키기로 하고 학생들을 모았죠.”
 
평통 회원인 차은경 씨를 모국방문위원장으로 임명하고 본격적으로 참가 학생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차은경 위원장은 처음에 20명을 목표로 참가 학생을 모집했으나 쉽지 않았다. 
 
“안보 모국방문이란 걸 생소하게 생각한 부모들도 있었고, 한국까지 왕복 비행기표가 부담스러운 분들도 있었던 거 같아요. 그렇지만 지회장님과 함께 열심히 뛴 결과 12명을 모을 수 있었어요. 첫날부터 만나자마자 아이들이 마치 하나가 된 것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어요.”
 
차 위원장 역시 대학생인 아들에게 모국방문을 권했다. 체험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자긍심을 갖기를 원해서였다. 차 위원장의 아들 이주혁 학생의 말을 직접 들어본다. 
 
“한 마디로 제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을 찾는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모국방문’이란 게 생소했어요. 난 미국에서 태어났는데 한국을 왜 모국이라고 할까? 하는 의문이었죠. 한국에 와서 나랑 닮은 사람들을 많이 보는 것도 이상했고요.
 
하지만 일주일 모국방문을 통해 내가 한국사람이란 사실을 자각하게 됐어요. 미국에 있을 때는 그저 소수민족이라고만 알았는데 모국체험을 통해 비로소 내가 한국인이란 걸 알 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설 지회장의 아들인 설큰별 학생 역시 본인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아빠가 모국방문을 제안했을 때는 그저 또 다른 여름캠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오자마자 생각이 바뀌었어요. 일반 여름캠프와는 달리 가슴을 움직이는 무엇이 있었어요. 특히 DMZ 방문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북한과 맞닿아 있는 곳을 직접 보니까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현실이 매우 심각하게 다가왔고 고국의 현실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해병대 캠프도 기대 이상으로 즐겁고 흥미진진했어요. 전에는 그냥 부모가 한국사람이니까 나도 한국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체험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가는 거 같아요.”
 
   
 
 
윤필원 학생은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고3이다. 어렸을 때부터 한국인과 한국적인 것들과 연관되는 걸 싫어하고 어메리칸이라고만 생각하고 살아온 윤필원 학생에게 이번 모국방문은 생각을 바꾸는 특별한 계기가 됐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어요. 이후 탈북자들을 도와주는 단체에 들어가면서 남북 분단 현실의 심각성을 알게 됐어요. 이번에 모국방문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북한과 남한의 관계,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알고 싶어서였어요.
 
일주일 간의 체험을 통해 한국의 분단 현실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게 됐어요. 과학을 전공하려고 했는데 이번 체험을 통해 정치나 사회, 커뮤니케이션 쪽으로 진로를 바꿀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만큼 나도 책임의식을 느끼고 싶고, 우리의 현실을 사람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참가자 중 홍일점인 김예원 학생은 해병대 캠프에서 남학생들도 어려워하는 외줄타기를 멋지게 성공시켜 박수갈채를 받았다. 병영 체험을 통해 이 방면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ROTC를 해 볼까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고 한다. 
 
“내 재능도 알게 됐고 많은 친구들도 사귀고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마지막 날에 우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왜 우는지 몰랐어요. 헤어지고 집으로 가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죠. 아마도 모이기 전에 우리들은 뭔가 허전함과 외로움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러다 함께 모여 외줄도 타고 라펠도 하고 매일 붙어다니다 보니까 그 허전한 부분이 채워진 건 아닐까. 그래서 눈물이 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예원 학생은 한국어를 잘 구사해서 한국어를 잘 못하는 학생들의 통역까지 담당하기도 했다. 어떻게 한국어를 잘 구사할 수 있었는지 함께 캠프에 참가했던 어머니인 이경은 씨의 말을 들어본다.
 
“2006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2007년부터 LA남가주한국학교에서 한글학교 교사를 했어요. 미국에서 살지만 한국어를 잃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꾸준히 한국어를 가르쳤어요. 한글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보조교사로 일하면서 한국어를 가까이 한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번 캠프에는 우연히 참가했는데 소수민족으로 살던 아이들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자각할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인솔교사로 학생들과 함께 일주일을 보낸 민성 씨는 이번 일주일이 살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시기였다고 말한다. 
 
“처음 만났을 때는 영어로 깔깔거리는 아이들을 보고 이 아이들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참가학생 모두 다 즐겁고 진지하게 프로그램을 따라오면서 생각의 변화를 겪더라고요. 처음에는 한국을 그저 멀리 있는 부모들 나라로만 알던 아이들이었는데 ‘우리나라’라는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게 된 거죠. 저에겐 큰 감동이었습니다.
 
한 가지 바라는 점은 이런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면 좋겠어요. 국가에서도 아이들의 미래 뿐만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도 해 주면 좋겠어요.”
 
민성 교사의 말에 설 지회장을 비롯한 참가자 모두는 박수를 치며 동의했다. 설 지회장은 “앞으로 이런 모국방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 지역에 있는 재외동포 및 정부 관계자들도 차세대들의 모국방문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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