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 성보박물관이 다음달 31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실에서 특별전 ‘출토유물로 되살린 강원지역 사찰의 역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월정사를 비롯해 영월 법흥사, 흥녕선원지, 영월 보덕사, 정선 정암사, 강릉 보현사 등 도내 남부지역 6개 사찰의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100여점이 공개된다.
전란과 화재 등으로 소실되고 잊힌 사찰의 역사를 밝혀주는 ‘명문기와’와 다양한 문양의 ‘막새기와’ 그리고 사찰에서 사용된 도자기와 석탑 등을 장식하는데 쓰인 ‘금동제 풍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유물들이 전시된다. 전시품 가운데 2017년 영월 법흥사 흥녕선원지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금동반가사유상’이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 중 하나다.
높이 15cm, 폭 5cm의 작은 크기로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올리고 오른손을 뺨에 살짝 댄 채 명상에 잠긴 모습을 한 삼국시대(7세기)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발굴조사를 통해 출처가 분명한 국내 최초 사례로 신라시대 모습을 잘 보여주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월정사에서 출토된 ‘양녕·효령대군’명 암막새는 1446년 월정사 중건 당시 세자인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이 참여했음을 알려주는 한편, 조선왕실과 오대산 월정사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이외에도 강릉 보현사에서 출토된 ‘금동제 풍탁’도 주목할 만 하다.
풍탁은 사찰 처마 끝에 매달린 작은 종, 풍경을 말하는데 삼국시대 불교의 수용과 함께 전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현사 풍탁의 경우, 10세기께 제작됐는데도 보존상태가 양호해 고려 초기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성보박물관 관계자는 “월정사와 강원 남부지역 사찰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중심으로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했다”며 “발굴조사로 새롭게 밝혀진 사찰의 유물을 통해 생생한 감동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