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국방문행사’ 참가자들 (8월23일-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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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8-23 08:50 조회8,313회 댓글0건본문
지난 6월 27일 부터 7월3일까지 평통SD지회의 모국방문을 행사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해병대 병영체험과 월정사 체험을 하는 모습들. |
평생 간직할 만한 소중한 추억을 쌓으면서 삶의 이정표가 될만한 특별한 여름을 보낸 12명의 참가자 중 김연주양과 이주현, 설큰별, 윤필원 군이 설증혁 회장과 인솔 책임을 맡은 유니스 리 위원과 함께 본사를 찾았다.
[기대없이 따라갔던 캠프]
“그냥 방학이면 의례히 가는 캠프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은 다른 캠프를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성화로 어쩔 수 없이 갔어요”, “17년 동안 한번도 가보질 않아서 대학진학 전에 휴식차 갔습니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기대감이 없었다. 그들에게 한국이라는 곳은 어쩌면 역사를 훤히 꿰둟고 있는 유럽보다도 더 생소한 곳이었다. 특히 막내격인 필원 군은 그동안 본인이 친구들과는 다른 한국인이라는 것이 늘 불만이었다. 뿌리 같은것은 찾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첫날 부터 끈끈한 정]
하지만 결국은 뼈속까지 한국인이었던 이들은 자라온 배경이 다르고 나이도 차이나고 관심사도 제각각이지만 첫날부터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렸다.
설증혁 회장에게는 이 부분이 정말 다행이었다. “정말 걱정했습니다. 민감한 나이의 아이들이 따로 놀면 어떡하나 싶었죠. 그런데 만나자마자 너무나 잘 지내는 겁니다. 마치 이 행사를 위해 한 3개월은 팀웍을 쌓아 온 친구들 같았죠.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나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동질감을 갖는 것처럼 보였어요.”
[DMZ,직접 본 분단의 현실]
서울시내 관광을 마친 다음날은 임진강,도라산역, 제3땅굴을 견학했다. 설 회장은 “분단의 현실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던 아이들이 맞나 싶었어요. 얼마나 진지하고 집요하게 질문을 해대는지 현지 견학 담당자들이 혀를 내두르더군요”라고 묘사했다. 바다가 가로막혀 못가는 곳도 아니고 이렇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60년 넘게 분단이라니. 유니스 리 위원은 “아무리 설명을 잘 해줘도 직접 보지 않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요”라며 “와서 보고 듣고 보니 이것이 현실이구나 오감으로 느낀거죠”라고 말했다. 설 회장은 “바로 이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고 취지입니다. 차세대에게 해줘야 할 우리의 진정한 의무이고요”라고 덧붙였다.
[해병대 병영체험, 지옥과 천국을 맛보다]
하일라이트는 단연 해병대 병영체험이었다. 해병대 출신이었던 설 회장의 “열외는 없습니다”는 단호한 한마디에 학생들은 물론 인솔 위원들과 동반 학부모도 모두 함께 메달리고 오르고 구르며 땀나는 훈련을 끝까지 견뎌냈다. 유니스 리 위원은 “아이들은 며칠만에 눈의 띄게 변했습니다. 뒤처지는 친구가 있으면 기다려주고, 잡아주고 이끌어 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라며 “땀내나고 살떨리는 지옥과 함께 서로를 아껴주고 걱정하고 사랑하는 천국도 맛본셈입니다”고 말했다.
줄리 양의 소감은 이렇다. “제게 해병대 체험은 정말 큰 문화적인 충격이었던 것이 사실이예요. 하지만 같이해야 했고 그러다보니 뜨거운 동료애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우린 정말 애국자 형제자매가 됐죠”
[강원도 월정사,평창 겨울올림픽 개최지]
주현 군의 표현에 의하면 이번 한국 방문은 대조의 극치였다. “DMZ에 갔을땐 너무나 고요했어요.그런데 서울에 도착하니 완전히 딴판이더군요. 빌딩숲과 차들, 세련된 길거리과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다시 병영체험의 극한을 체험한 후 월정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했죠. 개인적으로 이 모든 것들의 특징을 즐기는 것이 너무 즐거웠어요. 제겐 정과 동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 발전하는 곳이 한국의 이미지입니다.” 제법 그럴듯한 관찰이다. “다음에 다시 오면 이런 경험을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마치 17년 만에 처음 방문한 것이 억울하다는 듯, 내년에라도 당장 다시 오겠다는 기세다.
[많은 것을 얻고 배웠다]
참가자들은 이번 방문에 대해 만장일치를 보는 의견은 바로 “나는 한국사람”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게 됐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한국에 대해 더 알고싶고, 또 가고 싶다”는 애착을 갖게된 것. 주현 군은 이렇게 표현했다. “그동안 내게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이번 방문을 통해 그 어떤것이 채워진 느낌입니다. 나는 미국에서 교육받고 미국에서 살아가는 미국사람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분명한 한국사람입니다. 이것을 지금처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때는 없었습니다”
[영속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설 회장은 최근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다. “소식을 들은 정부 관계자가 연락이 왔습니다. 미국에서 온 청소년들이 해병대 체험까지 잘 마치고 훌륭한 모습으로 돌아갔다는 전언을 듣고 너무 기특하다면서요. 이 프로그램을 정부가 지원하는 청소년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함께 추진해 보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더 많은 차세대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더욱 큰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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