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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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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오는 미국·독일 선수들, 마음 훈련 장소로 타진해와” (9월2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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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09-02 08:55 조회7,8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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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월정사는 불교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 성지(聖地)다.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 선각자 탄허 스님 등 시대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온 사찰 전통이 현 주지 정념 스님에게까지 이어진다. 스님은 주지로 부임한 2004년 일반인도 삭발해야 하는 한 달짜리 승려 체험 프로그램인 단기출가학교를 개설해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3000명이 참가해 그중 150명이 실제 출가했다.

월정사 앞 명상마을 건립 앞두고
소설가 조정래 - 정념 스님 대화

그런 월정사의 불교 대중화 노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2월 9∼25일)을 앞두고 내년 10월께 문 여는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을 통해서다. 국비·지방비를 합쳐 295억원이 투입되는 마을의 콘셉트는 불교라는 울타리마저 뛰어넘겠다는 것. 불교 참선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명상 방법을 입소자에게 소개하고 인문학 교육도 한다. 이 마을을 소설가 조정래(73)씨가 이끈다. 촌장을 맡아 마을에 머물며 직접 인문학 강연을 하고 소설도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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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장 맡은 소설가 조정래(左),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右)

뜨거운 현대사를 다룬 조씨의 소설이 불이라면 명상은 물이다. 역사와 종교, 현실과 피안. 대립되는 영역의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이유는 뭘까. 지난달 29일 월정사를 찾았다.
 
질의 :두 분의 인연이 궁금하다. 어떻게 촌장직을 맡기고, 맡게 됐나.
응답 :정념(이하 정)=조 선생님은 『태백산맥』 『아리랑』 등 대작을 쓰셨다. 한국 사회의 지성 역할을 하신다. 산속에서 사람들을 감화하면 뜻깊겠다고 생각했다. 3년 전 제안했다.

조정래(이하 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절로 갈 뻔했다. 승려였던 아버지가 권하셨다. 그래서 승적 번호(서울 조계사 168번)도 있다. 하지만 문학을 하고 싶어 끝내 거부했다. 문학의 궁극적 단계, 정점은 ‘무(無)’의 개념을 깨달아 죽음에 맞서는 것이다. 그게 뭔가. 불교의 세계고 윤회의 영역이다. 헤르만 헤세, 가브리엘 마르케스 같은 세계적인 작가도 불교에 주목했다. 작가 인생 최후의 목표로 죽음을 제2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종교소설을 쓰고 싶다. 명상마을에서 그걸 쓸 생각이다.
질의 :마을은 어떻게 짓고 운영하나.
응답 :정=월정사 입구의 3만5000평 대지에 60명이 사용 가능한 명상 공간인 동림선원, 객실(98실), 300∼500명 규모의 강당이 들어선다. 짧게는 3∼4일, 길게는 6개월까지 입소자들의 나이·계층·선호도를 고려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불교 참선이 중심이 되겠지만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백화제방식으로 갖출 생각이다. 조 선생님 이외에 혜민·미산 등 인문학 역량을 갖춘 스님들도 강사로 모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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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마을 조감도. 오대산의 1000년 전나무 숲 안에 자리 잡는다. 왼쪽 다리 건너편이 동림선원이다.

질의 :월정사는 대중 교화 전통이 뿌리 깊다. 명상마을의 역할은.
응답 :정=다양성을 수용해 세상을 끌어안는 게 월정사의 가풍이다. 승속을 크게 구분하지 않았던 탄허 스님의 영향이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불교색만 강조하기보다 경쟁과 반복에 지친 현대인의 치유 공간을 마련하려 한다. 세상과 인연을 끊어야만 출가가 아니다. 삶 자체를 도량 삼아 의미 있고 자유로운 인생을 살 수 있으면 그게 출가다. 그런 ‘출가 정신’을 심어주고 싶다.

조=사람들은 휴식을 낭비라고 여긴다. 욕망의 노예가 된 탓이다. 그래 봤자 자연의 나이에 비하면 너무나 짧은 삶을 산다. 그래서 마음을 바로잡는 게 중요하다. 욕망의 마차에서 내려 한 걸음씩 타박타박 내디디면 자연만큼 길게 살 수 있다. 명상마을은 그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여기서 깨달은 걸 금방 잊더라도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다시 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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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완공 얼마 후 평창 올림픽이 열린다.
응답 :조=올림픽은 국제적 약속이다. 한국이 또 한 번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과거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쳐 한국의 국제 위상이 100배 올라갔다. 올림픽 참가자들은 각자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다. 돌아가 보고 겪은 한국 얘기를 할 것이다. 그들에게 명상마을과 월정사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한국 사찰의 풍경과 목탁 소리는 영혼과 영혼이 통하는 최고의 음악이다. 문화 올림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정=독일과 미국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마음 훈련 장소로 명상마을을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벌써 전해 왔다. 독일은 양해각서(MOU)까지 보냈다. 구글 엔지니어이자 명상 전문가인 차드 멍 탄이 한국 불교TV와 손잡고 올림픽 기간 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을 상대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역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명상마을은 현재 토목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내년 예산 84억원을 차질 없이 확보하면 공정을 맞추는 데 큰 문제는 없는 상태다. 정념 스님은 “마지막까지 정부의 집중력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정래=1943년 전남 승주군 선암사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국문과를 나와 월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48년 여순반란 사건을 다룬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연재 6년 만인 89년 10권으로 완간해 큰 반향을 불렀다. 『아리랑』 『한강』 등 대하소설 3부작이 1500만 부 팔렸다.

◆퇴우(退宇) 정념(正念)=탄허 스님의 맏상좌인 희찬 스님을 은사로 1980년 출가했다. 2004년 월정사 주지에 부임해 4연임하고 있다. 지구촌공생회 이사, 동국대 이사 등 종단 행정에 깊숙이 관여하면서도 동·하안거 결제에 빠짐없이 참가해 왔다. 현재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이다.

월정사=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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