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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중생은 어머니 자궁처럼 따뜻한 불교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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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9-11-12 11:48 조회4,8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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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문화창달위원회, 한국불교에 제언

월정사 적멸보궁 등 순례한 뒤
휴먼라이브러리·좌담회서 토론
“보편적 가치 대중화 노력 필요”
신임 위원장에 원명 스님 호선



조계종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핵심종책인 불교문화창달에 있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애정 어린 제언을 내놨다. 백년대계본부(본부장 정념 스님) 문화창달위원회(위원장 원명 스님)가 11월8~9일 1박2일 일정으로 평창 오대산 월정사에서 진행한 휴먼라이브러리와 좌담회에서다.
 

“정신적으로 황폐화된 세상의 중생들은 아늑한 자궁 같은 불교를 원한다.”(조현 기자)
“불교문화유산이 가진 보편타당한 가치를 대중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변영섭 전 문화재청장)
“산사가 보존해온 불교문화유산이 오늘날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정념 스님)

조계종 36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핵심종책인 불교문화창달에 있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애정 어린 제언을 내놨다. 백년대계본부(본부장 정념 스님) 문화창달위원회(위원장 원명 스님)가 11월8~9일 1박2일 일정으로 평창 오대산 월정사에서 진행한 휴먼라이브러리와 좌담회에서다.

공식적인 첫 행보에 나선 문화창달위원회 위원들은 2개 팀으로 나눠 월정사가 간직한 불교문화유산을 탐방했다. 1팀은 전나무숲길과 적광전, 팔각구층석탑, 탄허 스님의 방산굴을 탐방하면서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을 만나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2팀은 상원사 주지 해량 스님과 함께 청풍루, 문수전, 청량선원, 상원사 동종을 둘러본 뒤 중대사자암을 거쳐 부처님 정골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을 참배했다.


성보박물관에서 진행된 휴먼라이브러리.
 

문화창달위원들은 팀별로 오대산 불교문화유산을 탐방한 뒤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마련된 원탁 테이블에 둥글게 마주 앉았다. tvN ‘알쓸신잡’ 프로그램처럼 사찰순례를 통해 얻은 문화적 가치에 대한 느낌과 영감을 공유하고 담소를 나누는 휴먼라이브러리였다. 천년 숲길인 전나무숲길, 단기출가학교, 적멸보궁, 팔각구층석탑과 석조공양보살상, 탱화, 실록과 의궤가 보관됐던 오대산사고, 한국전쟁 당시 상원사 불법승을 지킨 한암 스님, 탄허 스님의 화엄사상, 만화 스님의 월정사 중창불사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무조건 부처님 말씀대로 살라는 말은 공허하다. 중생의 고통을 함께 감내하겠다는 원력으로 출가한 스님들의 정신이 단기출가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줬을까 되새겨야 한다. 박물관 역시 과거 유물이 아닌 현재와 호흡할 수 있는 고리가 필요하다.”(김호석 화백)

“부처님은 지금도 끊임없이 가르침을 주고 계신다. 혼란스럽고 급변하는 시대 우리는 혼돈에 휩싸여 있다. 과거 남성적이고 영웅 이미지로서 부처님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다르다. 적멸보궁 자리가 어머니 자궁 같았다. 자본주의에 정신적으로 황폐화된 중생들에게 이제는 불교가 따뜻하고 자애로운 느낌을 줘야 한다. 아늑하고 자궁처럼 감싸주고 새로운 생명이 움트게 하는 부처님, 앞으로의 불교 모습이다.”(조현 기자)


문화창달위원회 좌담회 겸 전체회의.

 


문화창달위원회 위원들은 월정사 주지이자 백년대계본부장 정념 스님과 차담, 자연명상마을 내 성적당서 가진 좌담회와 전체회의에서도 불교문화를 위한 제언을 이어갔다. 특히 문화창달위원회의 역할에 깊은 논의가 오갔다.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이 “그동안 각분야에서 쌓아 오신 각자의 역량을 현장에서 쏟아내달라. 애정 어린 비판도 요청드린다”고 말머리를 열었다. 그러자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불자가 보면 신앙과 예배의 대상이지만 타종교인과 비불자가 볼 땐 문화재다. 넓게는 한국불교 좁게는 조계종의 이해관계만 고민해서는 안 된다. 불교문화창달 사업들이 비불자와 국민들에게 어떻게 현실성과 설득력을 담보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이선민 기자)

“불교에는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방대하게 보존돼 있다. 인류가 필요로 하는 가치 있는 문화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그 저력을 발휘하면 좋겠다. 영화 ‘신과 함께’가 윤회를 대중에게 알렸듯, 모든 사람들이 불교문화유산을 보편타당한 가치로 누리도록 대중화가 필요하다.”(변영섭 전 문화재청장)

“국민들과 신도들 니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교가 기독교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왔을 때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베이비박스)을 제일 먼저 만들었다. 20년 안에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생길지 모른다. 불교는 존재들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공존과 상생으로 설명한다. 반려인 1000만명 시대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출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조현 기자)

앞서 문화창달위원회는 위원장 진우 스님이 교육원장에 선출됨에 따라 봉은사 주지이자 삼화사수륙재보존위원인 원명 스님을 신임 위원장으로 호선했다.

백년대계본부장 정념 스님은 “오대산이 지닌 우리 불교문화를 살펴보면서 한국불교가 어떻게 문화창달을 해야할 것인가 고민하고 토론했다”며 “우리 자산이기도 하지만 이 시대에 불교문화유산이 시대와 호흡하면서 살아있는 문화로 거듭나야 한다는 과제를 확인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불교문화가 산사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날 우리 삶 속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어떤 문화로 연결될 수 있는지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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